[기자수첩] 물잔을 바라보는 관점
[기자수첩] 물잔을 바라보는 관점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2.01.19 1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도는 결코 따듯한 곳이 아니에요. 바람이 심해 담뱃불 부치기도 힘들다니까...”

장정환 재외동포재단 홍보팀장이 말을 잇는다. 그는 올해부터 동포재단 홍보팀을 이끌고 있다. 장소는 서울 명동에 있는 ‘제주味항’ 식당. 1월 19일, 김경근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이 동포언론 기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박상석 재외동포신문 편집국장, 강성철·성혜미 연합뉴스 기자, 이민호 통일일보 기자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이날의 화제는 묘하게도 재외동포재단 제주도 이전문제로 흘렀다. 제주도 이전 문제가 '제주'미항이라는 식당에서 우연찮게 나오게 된 것이다.

“동포재단이 제주도로 올해 이전하는 게 맞나요? 직원들의 반대도 있지 않을까요” 김경근 이사장에게 질문을 던진 사람은 재외동포신문 박상석 국장이었다. 동포들이 재외동포재단을 더 많이 찾기 위해서는 서울이 적합하지 않겠냐는 것이 박 국장의 주장.

“반만 차인 물을 보고 어떤 사람은 반 밖에 남지 않았다고, 어떤 사람은 반이나 차였다고 말하지요” 선문답 같은 김경근 이사장의 설명.

장 팀장을 비롯해 동포재단 직원들 입장에서는 제주도 이전이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여직원들에게는  특히 부담일 것이다. 남자야 주말부부로 견딘다고 하지만, 자녀들을 챙기고 교육시켜야 하는 입장에서 일터를 제주도로 옮기는 일이 만만하겠냐는 말이다.

동포들 입장에서도 제주도 방문이 쉽지 않을 것이다. 비행기로 서울에서 한 시간이면 간다고 하지만 해외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온 동포가 한번 더 비행기를 타는 게 쉬울 리 없다. 더구나 서귀포는 제주시에서 택시를 타고 막히지 않게 가야 40분 걸려 도착한다. 늦으면 1시간도 넘게 걸리는 곳이다.   

오죽했으면 야심차게 본사를 제주도로 옮긴 인터넷 ‘다음’이 본사를 다시 서울로 옮기는 고육책을 썼겠는가 말이다. 직원들이 대놓고 김경근 이사장에게 불만을 털어놓지는 않았겠지만, 김 이사장의 귀가 어찌 간지럽지 않았을까?  이날 장정환 팀장이 제주도 날씨가 따듯하지 못하다는 말도 직원들의 불만을 간접적으로 얘기한 게 아닐까?

그렇다고 김경근 이사장 입장에서 정부의 방침을 거스를 수도 없는 일. “나를 비롯해 임원들이 서울을 오가며 동포들과 자주 접촉해야지. 요즘 같이 이메일, 팩스로 정보를 공유하는 시대에 안 될 것도 없겠지”

김경근 이사장은 30년 동안 외교부에서 근무한 정통 외교관이다. 흐트러진 자세를 보이지 않으며 말과 행동을 아끼는 사람이 김경근 이사장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세상도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지” 김경근 이사장이 물잔을 바라보는 관점은 이렇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