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드' 못지않은 작품 만들 수 있다"
"한국, '미드' 못지않은 작품 만들 수 있다"
  • 이규복 기자
  • 승인 2010.08.31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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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윈 정 NBC 부사장 "도전정신ㆍ창의력 키우는 사회가 비결"

 
"한국도 도전 정신을 키우고 아이들이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여건만 조성한다면 미국 드라마나 토이스토리 같은 작품을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콘텐츠콘퍼런스 참석차 방한한 미국 NBC 방송의 에드윈 정(34) 부사장은 30일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 부사장은 재미교포 2세로 NBC 프라임 타임의 편성책임자겸 선임 부사장을 맡고 있으며 2009년 '할리우드 리포터'가 선정한 '35세 미만의 영향력 있는 미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간부'에 선정된 바 있다.

그는 미국 드라마의 성공 비결에 대해 "미국 드라마라고 해서 특별한 유전자(DNA)가 있지는 않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보편적인 스토리라인을 갖춘 것일 뿐"이라며 "굳이 꼽으라면 하이 콘셉트(High concept)와 빅 스토리(Big story)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와 같은 대작이 나올 수 있는 사회적 배경을 묻자 "세계가 감탄할 만한 작품을 만들려면 남들과 달라야 한다"며 "위험을 무릅쓰는 도전이나 혁신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픽사나 영화 '인셉션'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같은 사람들은 미국사회에서도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대학에 들어가면 본격적인 진로 고민이 시작되는데 한국에선 훨씬 더 일찍 진로 선택을 강요받는 것 같다"며 "의사, 법조인 등 엘리트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자라면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아이들의 크리에이티브를 잘 보듬어 안는 게 필요하다"며 "내 주위에서도 잘 나가는 감독이나 작가, 배우를 보면 학교 다닐 때 모범생이나 주류였던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아웃사이더였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젊은 나이에 할리우드에서 승승장구하는 비결도 털어놨다.

그는 "미국에선 TV쇼를 '실패사업(Failure business)'이라고 부르는데 95%가 1년도 못 가기 때문"이라고 전한 뒤 "살벌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재능 있는 제작진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실패한 프로그램의 스태프들도 장기적으로 보면 큰 히트작을 만들어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실패는 개개인의 장ㆍ단점을 파악하는 좋은 기회이기에 아주 중요한 경험"이라고 했다.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과 정치학을 전공한 정 부사장은 1998년 월트 디즈니의 영화제작 재정담당 비즈니스 플래너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첫발을 디딘 뒤 '레인맨' '굿모닝 베트남'을 만든 베리 레빈슨 감독 밑에서 무보수 인턴으로 1년간 일하기도 했다.

인턴 시절에는 전화받고 스크립트를 점검하고 제작진의 점심 심부름을 하는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고 한다.

이런 인턴 경험을 토대로 2002년 NBC로 옮긴 뒤에는 에미상 수상작인 드라마 '마이 네임 이즈 얼'에 큰 기여를 하는 등 코미디와 드라마 분야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아왔다.

자라면서 '가을동화' '내 이름은 김삼순' 등을 즐겨 봤다는 정 부사장은 "사실 미국인들이 한국 프로그램을 볼 기회는 거의 없다"면서도 "한국은 서구 문화를 많이 접하는 데다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이 빠르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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