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김경근 이사장 “낙스 행사 정말 대단하구만...”
[수첩] 김경근 이사장 “낙스 행사 정말 대단하구만...”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2.08.0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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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끝났네요. 휴~”
김경근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이 7월 28일 저녁 미국 레스톤 하야트 호텔에서 참았던 긴 숨을 크게 내쉬며 말한다. 시간은 저녁 11시 30분. 김 이사장은 바쁜 걸음으로 이태미 남부메릴랜드한인회장을 만났다. 1시간 정도 약속시간이 늦어졌기 때문. 장소는 하야트 호텔 내의 한 식당.

“낙스 선생님들 대단하네요. 이 늦은 시간까지 행사에 빠지는 사람이 없어요.”
김 이사장은 마지막 행사인 ‘제2회 역사문화 퀴즈대회’ ‘종이접기 영재 지도자 자격증 수여 시간’까지 듣고 약속장소로 왔다. 명성은 들은 바 있지만, 낙스(NAKS) 30주년 학술대회가 마지막 날 프로그램까지 꽉 찬 일정으로 진행될 줄이야.

세계한인회장대회, 세계한상대회 등 각종 동포행사에 참가했어도 이렇게 늦게까지 진행되는 행사는 처음 봤다는 게 김경근 이사장의 말이다. 낙스 교사들은 이후에도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도대체 무슨 하고 픈 대화들이 저리도 많을까. 한국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면 궁금한 점도 많은 가 보다.

이번 30주년 낙스 학술대회에는 미주 각지의 800여명의 교사들이 참가했다. 하지만 마지막 행사까지 행사장은 교사들로 꽉 차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작은 사고 조차도 교사들의 마음을 흔들지 못했다. 화재경보기가 발동돼 행사가 약 1시간 ‘딜레이’된 사고를 말한다. 이날 저녁 9시반, ‘제2회 역사문화 퀴즈대회’ 행사 중간에 그만 호텔 소방 벨이 울려버렸다. 어쩔 수 없이 호텔은 객실 손님들의 안전을 위해 행사참가자 전원을 호텔 밖으로 대피시켰다.

소방차가 왔다. 미국 소방대원은 별일 아닌 것으로 판단했고, 800명 낙스 교사들은 다시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점은 800명의 낙스 교사들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제자리로 돌아와 늦은 시간 10시 30분부터 1시간을 더 행사에 참여했다는 것.

이런 교사들을 보니 김경근 이사장도 자리를 쉽게 뜨기 힘들었을 것이다. 어떤 열정이 낙스 교사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800여 낙스 한국학교 교사들은 이번 행사에 모두 자비를 들여 참여했다. 비행기표, 호텔비도 직접 마련했다. 교사들은 심지어 점심도 각각 준비했다. 14개의 협의회는 점심 값을 아끼고 신속히 강의를 듣기 위해 교사들의 도시락을 싸왔다.

일반적으로 동포행사 열리면 참가자는 비행기표 값을 내고, 주최측은 숙식비를 마련한다. 그런데도 낙스 교사들은 자비를 들여 행사에 참가하는 것에 불만이 없다.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알뜰하게 밥값을 아끼기 위해 점심 갯수도 보통 딱 맞춰왔다.

낙스 교사들이 한국어교육을 배우고 픈 열정은 행사장 곳곳에서 읽을 수 있었다. 이번 낙스 30주년 학술대회에서는 재외동포재단 이사장과의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라운드 테이블 간담회가 열렸다. 다른 동포행사 같은면 자리가 모자를 정도로 사람이 많이 찼을 자리다. 그런데 간담회에는 10여명의 교사들만 참석했다. 썰렁하기 조차 했다. 반면 옆 강의실들은 사람들로 꽉꽉 찼다.

같은 시간에 ‘NAKS 표준 교과과정 제시 및 활용을 위하여 ’, ‘훈민정음의 체계 및 제자원리’ ‘SP2-3 교실에서의 한국어 능력 평가’ 등 6개 강좌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낙스 교사들에게는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을 만나는 것은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나 보다. 이보다는 강의를 듣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모두가 한 시간이라도 더 공부를 해서 각각 살고 있는 곳으로 돌아갈 기세였다. 이러다 보니 알래스카에서 온 한 교사는 불만이 많았다. 알래스카 교사들이 더 많이 참여하고 싶은데,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 교사들이 참여하기 힘들다는 말이었다. 이번 대회에는 총 36개의 강의가 진행됐다. 여기에 각종 특강, 세미나가 마련됐다. 왜 이렇게 많은 강의가 열려야 하나? 처음에 들었던 의구심도 조금씩 풀렸다.

게다가 나의 꿈 말하기 대회, 제6회 한국학교 입양아 교육 특강, 제2회 백범일지 독서 감상문 대회 등 굵직한 부대행사들이 저녁 시간에 열렸다. ‘나의 꿈 말하기 대회’, ‘제2회 역사문화 퀴즈대회’ 등은 각 협의회별 학생들이나 선생님들이 대회에 참가했다. 따라서 마지막 날 행사도 저녁 11시 반에야 끝나게 된 것이었다.

첫날 행사도 10시반에, 둘째날 행사는 10시에 끝났다. 심지어 NAKS 이사회는 둘째날 저녁 10시반부터 12시까지 열렸다. 아침 프로그램은 8시30분부터 시작됐다. 황현주 뉴저지한국학교 교장은 첫날 저녁 11시에 야식을 시켰다. 늦은 시간이라도 동북부협의회 교사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

“한국정부가 이런 행사에 지원을 좀 더 해야할텐데...”
이태미 남부메릴랜드한인회장은 기자와 함께 마지막 날 행사를 오후 2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참관했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 살았지만 이 같은 대규모 행사를 보기는 쉽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다른 여러 행사를 참관했지만, 낙스 행사는 정말 힘들구만...” 기자는 김경근 이사장이 재외동포재단 기획이사로 있을 때부터 많은 행사를 진득하게 앉아서 참관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럼에도 낙스 행사는 체력적인 부담이 있다는 얘기다. 김 이사장은 이태미 회장에게 “다음날 뉴욕으로 가야한다”면서 아쉬운 듯 호텔 숙소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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