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제1야당 대통령후보 문재인
[시론] 제1야당 대통령후보 문재인
  • 전대열<大記者>
  • 승인 2012.09.1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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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순회하며 대통령후보 경선을 시행한 제1야당 민주당의 후보가 드디어 결정되었다. 문재인. 정치판에서는 노무현의 비서실장으로 이름이 알려졌으나 일반인들에게는 좀 생소한 이름이다. 노무현이 세상을 하직한 후 비서실장 출신이라는 이유로 자연스럽게 부각되었으나 그가 정치를 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유신 때 감옥살이를 했던 민주화운동가로, 인권변호사로만 살아왔던 그가 정치판에 뛰어든 것은 노무현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부터다.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쳐 끝판에는 비서실장을 했기 때문에 권력의 핵심인사가 되어 노무현의 장례를 주도하는 등 사회의 이목을 끌었다.

이 과정에서 부정부패로 수사를 받다가 자살한 사람답지 않게 국민의 동정을 한 몸에 모은 노무현과 지지자들은 이를 정치적 재기의 발판으로 삼아 이명박정권을 압박하게 된다. 이번에 문재인이 너무도 쉽게 대통령후보로 뽑히게 된 것은 망각하기 좋아하는 이러한 국민성에 크게 기인한다.

1960년 3.15부정선거를 자행했다가 국민들의 열화 같은 저항에 부딪쳐 물러난 이승만이 이화장으로 하야의 발걸음을 옮길 때 엊그제까지도 “이승만은 하야하라”고 외치던 국민들이 길가에 도열하여 그를 배웅하며 눈물을 뿌리던 정경과 너무나 흡사하다.

아무튼 문재인은 이제 제1야당 대통령후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정치를 하는 수많은 인사들은 궁극적으로 대통령 되는 게 마지막 소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영삼은 중학교 시절부터 책상머리에 ‘미래의 대통령’이라고 써 붙여 놓았다고 하지만 구태여 써 놓지 않아도 모두 대통령을 꿈꾸는 것만은 틀림없다.

그러나 대통령 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을 보면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그리고 현직인 이명박뿐이다. 모두 10인에 불과하다. 그들 중에서 야당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은 김대중 이명박 두 사람이다.

여기서 우리는 제1야당 후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후보는 신익희가 처음이다. 신익희는 가부장적 정치로 국부(國父)를 자칭했던 이승만에 도전하여 공전절후의 인기를 모았으나 전주유세를 가다가 호남선 열차 안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켜 서거했다.

4년 뒤 조병옥이 후보가 되었으나 그 역시 선거 한달을 앞두고 암으로 세상을 등졌다. 두 번에 걸친 정권교체의 기회는 사라졌지만 자유당 독재는 4.19혁명으로 무너졌다.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에게 윤보선이 야당후보가 되어 두 차례 도전했으나 패퇴하고 김대중이 돌풍을 일으켰으나 낙선의 고배를 마신다.

유신으로 헌정이 중단되어 간선으로 뽑고 신군부 역시 형식적인 선거인단에 의해서 대통령을 선출하는 등 국민의 참정권(대통령 선출권)이 크게 제약을 받는 사태가 계속되었다. 1987년 6.10항쟁으로 직선제 개헌을 쟁취한 국민은 노태우 한 사람을 두고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셋이서 다투는 것을 보고 노태우 군정을 연장시킨다.

문민정부를 거치며 여당의 극심한 분열을 틈타 역사상 처음으로 야당후보 김대중이 당선된다. 뒤를 이은 노무현에게 식상한 국민은 야당으로 출마한 이명박을 530만표의 압도적 승리로 밀어준다. 여당후보로 각광을 받았지만 낙선한 이회창과 정동영은 시대를 잘못 태어난 것이라고나 할까. 이처럼 몇 안 되는 대통령당선자와 대통령후보자의 운명은 극명하게 달라진다.

오는 12월 대선에는 여당후보 박근혜, 야당후보 문재인으로 압축되었다. 이들 말고도 군소후보들이 몇 사람 나오겠지만 당선권에선 멀다고 보는 것이 상식이다. 다만 안철수에게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은 그가 가진 젊은이들의 인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서도 그는 박근혜와 대등한 인기가 있다. 컴퓨터 바이러스 전문가로서의 이미지가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제1야당 후보인 문재인도 정권교체라는 대명제를 걸고 안철수와의 후보단일화를 공언하고 있다. 여론조사는 세 사람이 출마하면 박근혜가 승리하고, 단일화로 한 사람만 나오면 접전이 될 것임을 예고한다.

문재인의 짐은 이래서 무겁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야당당원들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제1야당 후보를 안철수에게 양보할 수는 없다. 두 진영에서는 담판이냐 경선이냐 하는 문제로 물밑 작업이 진행되고 있겠지만 모든 결정권은 문재인이 쥐고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대권후보에게 당권을 통째로 내줬다. 문재인후보의 맘먹기 여하에 따라 단일화 협상에서 양보할 수도 있고 거부할 수도 있다. 쉽지 않은 선택이다. 백만 명이 참여했다는 당 경선과정에서 모바일 투표로 이겼다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그가 안철수와는 어떤 방식의 단일화를 이룩할 수 있을 것인지 그의 리더십이 관심을 끈다.

어떤 경우에도 당원들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것이고 손학규 등 낙선한 후보들과의 조율도 반드시 있어야 되는 입장이다. 고뇌가 많겠지만 문재인이 선택할 폭은 넓지 않다. 영광스러운 제1야당 대통령후보 문재인의 최선의 선택을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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