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명절 한가위에 민족을 다시 생각하다
민족명절 한가위에 민족을 다시 생각하다
  • 김형남 논설위원
  • 승인 2010.09.16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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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에 대한 단일민족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자 한다. 한민족뿐만 아니라 여진족, 한족 등 하나로 정의된 모든 민족은 단일민족이다. 다만 단일종족이 아닐뿐이다.

고고학상의 유물이나 유전학적 증거들을 볼 때에 우리 민족은 남방계와 북방계가 혼혈된 민족이다. 게다가 우리 나라에는 삼국시대 이후 수많은 외국인이 귀화를 했다. 처음에는 주로 수, 당의 중국인이었고, 고려시대에는 송나라 사람을 비롯하여 여진, 거란, 베트남, 몽골, 위구르, 아랍 사람들이었으며 조선시대에는 명나라와 일본인 등 많은 외국인이 들어와 귀화하였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성씨 중 외국인이 귀화하면서 새로 만든 귀화성씨(姓氏)는 442개로, 286개인 토착성의 1.5배에 달한다. 공식적으로 집계가 되는 귀화 성씨만 하더라도 중국계를 위시해 여진, 위구르, 몽고, 일본, 베트남, 아랍계 등 의외로 다양하다.

순혈주의와 혼혈주의 논란이 있지만, 모든 민족은 혼혈일수밖에 없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순수혈통이란 없다. 이 세상 모든 혈통은 잡종이다. 서로 섞고 융합하는 의미를 갖고 있는 ‘잡(雜)'이란 단어는 ’잡것들‘처럼 매우 부정적으로 쓰여 왔다. 퓨전은 좋아하면서 잡것은 싫어한다. 같은 말임에도 그렇다.

한국은 불행히도 입양아 수출국 1위라고 한다. 한때 미국에서 코리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입양이었을 정도다. 이에 바로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고 하는 순혈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민족이라는 개념 자체가 다분히 혈통중심적인 관념이었기 때문에, 민족주의라는 이념은 여타 민족에 대하여 배타적일 수밖에 없었다. 한국인처럼 배타성이 강한 민족도 없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현재 한국에는 약 100만명에 달하는 외국인이 살고 있고 이제는 결혼하는 10쌍 중 1쌍이, 농촌에서는 4쌍에 달하는 사람이 외국인과 결혼을 한다. 이와 같은 다문화, 다종족 사회에서 혈통 즉 유전자(gene) 중심의 민족 개념은 폐기되어야 한다. 대신에 밈(meme) 중심의 민족 개념을 도입하여야 한다.

밈(meme)이란 영국의 생물학자 도킨스의 저서《이기적 유전자 The Selfish Gene》에서 소개된 용어로서 유전자처럼 개체의 기억에 저장되거나 다른 개체의 기억으로 복제될 수 있는 비유전적 문화요소 또는 문화의 전달단위를 말한다. 국적과 혈통을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네 개의 집단이 구성된다.

 

국적(nationality)

한국국적

외국국적

혈통(gene)

재래혈통

토종 한국인

한국계 외국인

외래혈통

귀화 한국인

이민족 외국인

이 중에서 이민족 외국인을 제외한 토종한국인, 한국계 외국인, 귀화 한국인 등을 한민족이는 큰 울타리 안에 포함시켜야 한다. 혈통(gene)과 관계없이 밈(meme)을 공유하고 있다면 한민족이다. 이제 한국인은 다종족 단일민족이라고 이해하자.

세계가 여전히 국민국가 체제 속에서 경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민족이라는 개념의 약화는 정체성과 자신감의 약화를 가져오게 되고 또 한국이 처해있는 국제정치적 조건 때문에라도 한민족이라는 개념은 여전히 유효하고 강력히 유지되어야 한다.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는 한가위에 700만 해외동포 여러분의 가정에 보름달처럼 웃음이 피어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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