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호랑이의 배려’가 철광산을 옮기다
[인터뷰] ‘호랑이의 배려’가 철광산을 옮기다
  • 강정구 기자
  • 승인 2012.11.01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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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철광왕’, 비즈포스트그룹 회장 쟌김
 

그를 보는 순간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타이거, 바로 호랑이다. 큰 풍채와 강한 눈빛에서 배어 나오는 당당함과 강인함이 영락없다. 하긴 멕시코의 거대한 철광산들을 호령하고 있으니 호랑이가 맞긴 하다.

그런 그가 얼마전 중국의 천진에 있는 거대한 제철소까지 호령하고 왔다. 이쯤하면 그의 전문분야가 짐작된다. 떠오르는 '철강왕' 비즈포스트그룹의 쟌김 회장이 바로 그다.

그의 비즈포스트그룹은 현재 세계 철광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세계 철광석 시세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세계 소비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주요 제철회사들과의 직접협상을 통해, 엄청난 수출계약을 따내며 세계 시장가격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중국 외교부의 초청으로 천진을 다녀온 김 회장은 천진제철과 3년간 3천만 톤 공급계약을 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약 35억불 규모의 수출계약으로 우리 돈으로 4조가 넘는다.

▲ 비즈포스트 회장 쟌김, 천진시강철공업협회 회장 루오카이셩 계약서 서명식.

2002년 설립된 비즈포스트그룹은 멕시코에서 광물개발과 컨설팅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으로, 멕시코 주요 무역항인 만자니오 항구에서 약 120km 거리의 파울라 지역에 철광산을 소유하고 있다.

약 6,500 헥타르 면적의 파울라 철광산은 항상 순도 70%를 유지하는 우수한 품질의 철광석으로 추정 매장량이 2억톤 이상에 달한다. 철광석은 순도 60%만 되도 좋은 품질로 평가된다. 또한 완벽한 수출 환경까지 갖췄다. 항만 인근에 자체 야적장과 벌크선도 보유하고 있어 한마디로 철광석 생산과 운반의 왕국이라 할 수 있다.

더군다나 멕시코 서부지역에 걸쳐 다섯개의 광산에 대한 개발권까지 갖고 있다. 추정 매장량만 10억톤 이상이다. 이에 더해 멕시코의 미네랄광산개발권과 수출허가권까지 보유하고 있으니, 도대체 그 규모가 상상 이상이다.

 

비결이 궁금했다. 한인계 회사로서 멕시코 최초로 해외광산개발권을 직접 소유, 운영하며 막대한 수출까지 하고 있으니 말이다. 한 국가의 천연자원 개발권을 갖기란 사실 국가차원에서도 힘든 일이다. 그런데 외국인, 그것도 한국인에게 과감하게 허가해준 이유가 있을 터이다.

“인간관계, 즉 배려입니다.” 뜻밖의 말이다. “이 세상의 어느 국가든, 민족이든 그들에게 진심을 보이며 상대를 먼저 존중하는 모습으로 나를 보여준다면 가능하지 못할 것이 없지요.” 그와의 인터뷰가 편했던 이유가 그의 성공에 있어 가장 큰 뿌리였던 것이다.

사실 처음부터 광산개발에 나선 건 아니라고 한다. “부동산개발과 컨설팅이 주된 분야였습니다. 멕시코 경제와 관련한 각종 사업 컨설팅을 위해 멕시코에 진출한 것이 시작이었죠. 그 결과가 좋다보니 많은 인연을 맺게 됐고, 광산개발이라는 큰 선물을 얻게 된거죠.”

갓 10대를 벗어난 시점에 미국으로 건너가 30여 년을 타국에서 살아온 그에게 아픔은 없었을까. 그럴 리가 없다. “처음에는 안경사업으로 나름 큰 돈을 벌었어요. 마침 세계 안경쇼 박람회가 열렸고, 전 이 때다 싶어 대박을 노렸죠.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끔찍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911사태가 터진거예요. 전 엄청난 재고로 인해 빚더미에 앉았고, 모두 정리하고 나니 집 한 채만 달랑 남더군요.” 그에게 더 큰 세계가 열린 전화위복의 시기였다. “부동산에 눈 뜨게 된 겁니다. 돈이 되더군요. 크레딧 사회인 미국이기에 가능했지요. 대출을 받아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고 컨설팅 사업으로까지 이어져, 지금의 제가 있게 됐습니다.”

▲ 멕시코 경제부 차관 세르지오 알폰소 , 비즈포스트 회장 쟌김, 천진시 부시장 왕지핑 회견 후 인사.

그는 그 때 알았단다. 돈이란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자에게만 간다고. 그래서 김 회장은 “돈을 다루는 우리같은 경제인들은 항상 허영심, 우월감, 성급함 같은 성향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만디’ 정신을 좋아한다는 그가 이번 중국 방문에서 천진제철과 더불어 진행 되었던 여타 제철회사와의 계약체결에 대한 비화를 들려줬다.

 
“국빈 자격으로 초청된 방문이었기에 중국 철강회사들의 관심이 대단했죠. 하지만 그들이 온전히 우리의 조건을 들어줄 리가 없죠. 단합을 해선 우리 담당자를 압박했어요. 난처해 하는 직원에게 말했습니다. ‘신경쓰지 말고, 천진시 구경이나 다녀 와!’ 사실상 중국은 세계의 철광석을 사들여 시장가격을 주도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저에게 주도권이 있는 세계정세인거죠.” 결국 눈치빠른 한 제철소가 다음날 새벽 5시 반부터 김 회장을 기다렸고, 8시경 계약은 극적으로 체결됐다.

쟌김 회장의 서두르지 않는 진중함과 세계시장에 대한 안목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그가 우리에게 말한다. “빨리빨리가 아닌, 슬로우슬로우”라고. 그의 포효가 우렁차다.



▲ 김종갑 회장, 세르지오 알폰소 멕시코 경제부차관 , 수잔나 멕시코 경제부 광산국장, 천진시강철공업협회 루오카이셩 회장, 비즈포스트 쟌김 회장, 천진이연상무유한공사 양슈민 동사장, 천진시강철공업협회 왕팅 비서장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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