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교사 부부의 도금인으로서의 12년
어느 교사 부부의 도금인으로서의 12년
  • 강정구 기자
  • 승인 2012.11.12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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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국 천진지회 이경옥 씨

 
10여년 전인 2000년 어느날, 흑룡강성에서 교사로 근무하던 부부는 모진 마음으로 짐을 쌌다. 중학교 화학선생인 남편과 조선어문과 담당이던 아내 이경옥씨는 그렇게 천진으로 떠났다.

조선족사범대학을 나와 13년간 교편을 잡은 아내는 새로운 인생에 두려웠고, 남편 또한 10년간의 교사생활을 뒤로 한 채 험한 도금일을 배우러 떠나는 자신의 모습이 처량했음은 말하면 무엇하랴. 그렇게 남편은 천진에 사는 시동생 밑에서 4년간 피땀 어린 고생을 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12일 남편과 아내 이경옥씨는 만면에 웃음꽃을 띄우며 경주에 도착, 모국의 향취와 천년고도 경주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겼다. 처음 참가하는 세계한인경제인대회다. 물론 경주도 마찬가지.

“월드옥타 대회에 참가하러 전세계에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실 줄은 몰랐어요. 같은 한인으로서의 동질감과 자랑스러움까지 느껴집니다”

남편은 현재 현대자동차 부품을 도금하는 회사를 경영 중이다. 중국 천진시 진남구에 자리한 직원 70여 명의 ‘성북도금’의 오너가 된 것이다. 조선족 시골학교 교사에서 완벽한 경영인으로의 변신이다. 한국의 도금 전문잡지에 3년여간 광고를 할 정도로 확고히 자리도 잡았다.

고향 사람들은 두 교사 부부의 성공에 “개천에서 용났다”고 부러워 한단다. 아무리 좋은 직업이라도 금전적인 부분에서 도시와 큰 차이가 나는 중국의 현실에서 부를 쌓은 그들은 분명 외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다. 교사라는 천직을 버린 아쉬움은 없을까.

지금껏 강원도, 제주도, 부산 등 많은 모국의 유명 관광지를 구경했다는 부부는 한국에 올 때마다 되도록 자녀를 데리고 온다. 깨끗한 도로와 질서정연한 모습에서 선진 시민의식을 몸소 깨우치게 하려는 마음에서란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붓하게 부부만 왔다.

“사실 이번 대회의 목적은 사업적인 것보다는 관광이 목적이었어요. 친구 내외 부부랑 경주를 마음껏 즐길 생각으로 왔지요. 그런데 생각보다 참 저렴한 물가에 놀랐어요. 경주시에서 관리를 잘해서인지 바가지요금 같은 것도 없구요. 개인당 10만원씩 해서 6명이서 총 60여만원을 예상했는데 30여 만원 정도 쓴 거 같아요. 기분이 참 좋아요.”

환하게 웃는 그녀의 소박한 미소에서 외적인 성공 속에서도 어려운 시절의 알뜰함이 묻어난다. 이경옥씨가 덧붙인다. “너무도 어려운 시절, 교사라는 청춘의 꿈을 묻고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 꿈만 같으면서도 가끔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해요. 그래서 최대한 아끼고 모아서 사업도 인생도 욕심 부리지 않고 마음 따뜻하게 살아갔으면 하는 것이 우리 부부의 남은 꿈이랍니다”

교사의 꿈을 애써 뒤로 했던 부부는 이제 남은 제2의 인생에선 더 이상 욕심부리지 않는 따뜻한 삶만을 원했다. 그녀의 때묻지 않은 소박함이 그 꿈을 계속 이루어 줄 것 같아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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