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일본 우경화를 보는 새로운 독법
[시론] 일본 우경화를 보는 새로운 독법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2.12.06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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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일본 아닌 제3의 길을 모색해야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가는 길에 홍콩 문회보의 사설을 접했다. 미국은 왜 일본의 급격한 우경화를 못 본 체 하느냐를 질타한 내용이었다.

사설은 미국의 동아시아 전문가 조셉 나이의 지적을 빌어서 “일본이 반동적이고 대중영합적인 극단적 민족주의로 가는 것은 일본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세계에도 유해한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런데도 미국이 이를 방치하는 것은 목적이 있으며, 이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게 사설이 주장하는 핵심이었다.

문회보는 일본의 과거행적을 되짚어볼 것을 권유했다. 일본은 유일하게 미국에 전쟁을 걸어서 진주만을 공격하고, 이오지마 전투의 처참한 전과가 있다고 사설은 공격했다. 이러한 과거를 잊고 일본이 평화헌법의 틀을 뛰어넘어 자위대를 자위군으로 만들어, 군사력을 증강시키는 것은 미국의 장기 전략적 이익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더욱 눈길을 끌게 만든 것은 일본의 현실에 대한 분석과 질타였다. 신문은 일본 경제가 장기 침체의 늪에 빠져있고, 인구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국가 채무도 과부하가 걸려 있으며, 총리는 주마등처럼 바뀐다고 소개했다.

그런 가운데 극우조직은 부단히 도발하고 극단적 민족주의가 세를 얻어 일본이 이웃나라들에게 강경일변도로 치닫게 한다는 것이다.일본이 조어도와 독도 분쟁에서 강렬하게 대응하며, 나아가 주요정당들이 대중의 눈길을 모으기 위해 서로 더 신랄하고 우익적인 말들을 쏟아내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을 보며, 일본이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은 한때 아시아의 대표주자로, 미국을 뛰어넘을 수 있는 국가로 기대를 모았다. 그런 나라가 홍콩의 문회보 사설에서 두들겨 맞는 '문제의 나라'가 된 것이다.일본이 어쩌다가 이런 형국에 처하게 됐을까?

솔직히 말하면 기자의 안타까움을 이끌어낸 것은 일본의 현 실정이 아니었다. 문회보의 질타도 아니었다.바로 우리는 어떠한가였다? 우리 사회는 일본의 길을 가고 있지 않는가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한국 제조업은 공동화의 길을 걷고  있다. 동반성장을 외치면서도 국내에서 중소기업 하기가 쉽지 않다.양극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고, 일자리는 늘지 않고 있다. 이태백은 물론 노인문제도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간의 갈등 형국까지 조성되고 있다. 국가채무도 급증하고 있으며, 사회적 대립과 갈등도 수그러들 줄 모른다. 정치도 희망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중국과 동남아가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도 일본의 길을 걷고 있는 게 아니냐 하는 게 우려의 핵심이라는 얘기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사회는 일본이 아닌 제3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 사회 전체가 가슴을 열고 머리를 맞대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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