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원주에서 두차례 만난 김지하 시인
[수첩] 원주에서 두차례 만난 김지하 시인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2.12.10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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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왕으로 살던 시대는 끝났다"

원주 귀래의 허름한 중국집에서 김지하시인이 말문을 열었다.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회(범사련) 공동대표 일행이 방문했을 때였다. 김시인과 함께 그가 추천하는 음식점들을 찾았으나 일요일이어서 모두 문을 열지 않았다. 귀래의 옥로 손짜장집은 세번째로 찾아간 집이었다.

김시인은 거리낌이 없었다. 허름한 중국집에서 “나는 노무현(전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았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노무현은 후보시절 미국을 욕했다. 걱정스러웠다. 우리는 조그만 나라다. 중국과 일본의 압력 속에서 정치는 병법 수준이라야 한다. 강약구도를 모르면 백전백패다”

김시인은 박근혜 후보가 병법 수준의 요구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이원집정제 얘기를 꺼냈다. 처음에는 안철수를 염두에 뒀다. 하지만 실망했다. 그래서 깡통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김시인은 남자가 왕으로 살던 시절이 지나갔다고 말했다. 동학의 후천개벽 논리였다. 이제 여성이 이끄는 ‘달의 시대’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한국이 여성시대를 여는 세계사적 첫단추를 끼는가를 그는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후보도 여성 흉내만 내서는 안된다. 정말 여자다운 나긋하고 너그러운 점을 치고 나와야 한다. 박근혜 후보가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김시인은 중국과 북한에 대해서도 강한 부정의 태도를 취했다. “중국의 대의원 207명 가운데 여성이 11명이다. 그게 대국이냐. 그렇게 해서는 백날 가봐야 그 자리다. 깡통이다”고 그는 말했다. 북한은 "3대에 걸쳐 세습을 하는 돼지들"이라고 악평했다.

그는 12번이나 정신병원을 오갔다면서 종북좌파와 북한이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정신병원을 오가는 바람에 아이들이 제대로 공부를 못했다. 대학도 보내지 못했다. 그게 가슴에 맺혀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강의다. 하지만 8개 대학에서 다 쫓겨났다. 바른 말 하면 쫓아내더라”면서 모 대학에서 강의를 그만두게 된 사연도 얘기했다. “모 대학 강의실에 노무현 사진이 크게 붙어있었다. 그래서 치우라고 했다. 치우지 않으면 강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나가라고 했다”

김시인은 이제 아시아 르네상스 시대가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은 한류 르네상스라고 했다. “내 나이 72살이 되어서 백범이 위대한 인물임을 새삼 느낀다. 백범은 우리가 문화의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테러리스트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온 것이다”

그는 우리의 문화르네상스를 가로막는 이들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새로운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리고 얼마후 조선일보에 ‘한류르네상스를 가로막는 쑥부쟁이’라는 글로 그는 진보진영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리영희씨를 공격했다.

김시인의 이같은 싸움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김시인은 요리를 들지 않았다. 이날 내내 얘기한 뒤 즐겨하는 손짜장만 한 그릇을 비웠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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