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누가 대선을 세대전쟁으로 몰고 가나?
[시론] 누가 대선을 세대전쟁으로 몰고 가나?
  • 전대열<大記者>
  • 승인 2012.12.27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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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박빙 선거로 이름 붙여진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벌써 1주일이 넘었다. 승리한 새누리당이나 패배한 민주통합당은 저 나름대로 승패의 원인을 검토하고 후일의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는 방도를 강구했을 것이다. 선거를 치르는 당사자들은 반드시 이긴다는 신념을 가지고 운동에 임한다.

선거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불리했던 전세를 뒤집고 승리의 나팔을 부는 수도 있어 참으로 점치기 어렵다. 독재적 권력을 휘둘렀던 과거에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 관권을 동원하고 금권을 뿌려 부정선거를 감행하기도 했다. 이에 저항하여 지유당 정권을 뒤엎은 것이 4.19혁명이다.

이처럼 선거는 생명을 건 싸움이기도 해서 승자의 환희와 패자의 애통은 극적으로 대비된다. 이번 대통령 선거도 선두를 달리던 박근혜와 뒤를 쫓는 문재인 사이에 엎치락뒤치락하는 시소가 연출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안철수가 사퇴한 이후 문재인의 추격은 거셌고 여론조사는 오차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문재인이 선두를 차지하기도 했다.

후보 등록 이후에는 이정희의 독설이 TV화면을 화려하게 장식하여 혹시 이변이 연출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시사평론가들의 평론이 이어졌다. 가장 관심을 끈 것은 투표율이었다. 과거의 선거와 대비하여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이 유리하고 낮으면 여당에 유리하다는 근거 없는 이론도 서슴없이 전개되었다.

선거 6일을 앞두고 여론조사 ‘발표’는 법으로 금지된다. 그러나 조사 자체는 허용되기 때문에 여론조사 기관이나 언론기관들은 앞 다퉈 조사를 시행했다. 여기서 흘러나오는 조사수치는 관계자들을 일희일비하게 만들었다.

특히 방송3사가 합동으로 조사한 여론조사는 조사대상의 양적인 면에서 타 기관을 압도하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어 양 후보 진영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다. 어떤 후보의 진영은 출구조사 직전까지 초상집이나 다름없다는 유언비어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선진 각국에서는 선거 당일까지 여론조사를 발표해도 된다고 하는데 우리는 지나친 규제로 이른바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받는 게 아니냐 하는 항의가 없는 것도 아니다.

필자의 견해로는 오히려 6일전 금지보다 10일전 금지로 규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과거의 행적과 미래의 정책에 집중되어야 정상이다. 그런데 여론조사의 마법 앞에 국민은 넋을 놓고 수치(數値)만 바라본다. 선거는 당락이 우선이기 때문에 누가 앞섰느냐만 바라보면 감성과 이미지 선거로 전락하고 만다. 경륜이나 인격은 제쳐두고 피부에 닿는 얘기에만 솔깃해한다.

이번 대선도 그런 측면이 많았다. 게다가 인터넷을 이용한 폐해는 별 것 아닌 듯하면서도 엄청난 영향력으로 국민을 멍들게 했다. 온갖 유언비어를 양산하는 SNS 트위터 등의 공격에 알 권리가 아닌 ‘가진 권리’를 빼앗겼다. 그리고 선거 날이 되었다. 영하 10도의 강추위가 몰아쳤다.

투표율이 낮을 수 있는 날씨였지만 투표소 앞은 길게 늘어선 유권자의 대열로 장사진을 이뤘다. 하루 종일 붐볐다.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문재인 당선이 유력하고 이보다 낮으면 박근혜가 유리하다는 종편TV 출연자들의 권위(?)를 맹신한 시청자들은 6시 투표가 마감되었을 때 75.8%로 최종 집계된 것을 볼 새도 없이 출구조사부터 들어야 했다. 그동안 귀에 못이 박히도록 70% 마지노선을 지켜봤던 이들에게는 선입견을 뒤엎는 여당의 승리였다. 출구조사는 투표인의 세대(世代)까지 집계되어 20대에서 60대까지의 투표성향이 일목요연하게 나왔다.

20~40대는 문재인, 50~60대 이상은 박근혜를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나와야 이제까지의 가설(假說)이 맞는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30대에서만 문재인 지지가 38%정도이고 20대에서는 오히려 10%가 적다. 그렇다고 50대 이상은 박근혜가 압도적으로 많은 표를 받았느냐 하면 그게 아님을 수치가 말해준다. 50대~60대에서도 문재인 지지가 20%~30%다.

나이 먹은 세대는 보수 우익이어서 박근혜를 일방적으로 밀것이고, 젊은 세대는 모두 문재인이라는 생각이 얼마나 허구에 찬 것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국민은 현명하다. 모르는 척하고 있으면서도 자기가 할 일은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게 국민이다.

그런데 선거가 끝나고 며칠 되지도 않아서 인터넷을 통하여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제도 폐지” “노령기초연금 폐지” 등 경노우대에 대한 치열한 적개심을 나타내는가 하면 “노인은 사회적 비용만 늘리는 잉여인간”이라는 막말까지 내뱉는 대학 강사까지 등장했다. 그는 현재 서울시 문화재위원회 위원으로 있는 전모(50)다.

그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2030년대에는 노인암살단이 생길지 모른다.”는 섬뜩한 표현을 하고 있다. 자칭 경제학자의 예측이라면서 “사회적 약자를 짐이자 성장의 장애물로 보는 관점이 바뀌지 않는다면 노인이야말로 사회적 비용을 늘리는 잉여인간이 아닌가.”라고 막말을 서슴지 않는다. 나이 들면 사회정의인식이 박약해진다는 ‘호로’에게 무슨 반박이 필요하랴. 자기 부모의 얼굴에 똥을 퍼부은 망나니도 나이 50이면 이제 노경에 접어든다. 평생 늙지 않고 팽팽하게 살수 있을까. 고려장을 되뇌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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