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중국이 중화사상으로 거듭나려면
[시론] 중국이 중화사상으로 거듭나려면
  • 전대열<大記者>
  • 승인 2013.01.15 17: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의 부상이 눈부시다는 표현은 오히려 진부하다.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섭섭한 넓은 면적과 따라가기 힘든 많은 인구를 가진 나라가 중국이다. 땅덩어리 넓기는 미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여러 나라지만 인구수에서는 단연 압도적으로 많은 나라가 중국이다.

인도의 추격이 만만찮아 30년~50년 후에는 중국을 능가하리라는 전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때 가봐야 알 일이고 현재로서는 별로 가망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중국의 역사는 한(漢)민족이 중심세력을 형성하고 기타 변방세력들이 패권을 장악하여 거대한 중국을 일궈왔다. 몽골이 원(元)을 세웠고 여진이 청(靑)을 건립하여 사실상 중원을 대표했다. 전연 다른 민족의 지배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스스로 한족에 녹아들어 갔다.

따라서 현재 54개의 소수민족이 중국 내에서 자신의 전통과 문화를 유지하며 중국의 일원으로 동화되어 있는 것은 그만큼 한족의 동화능력이 뛰어났음을 증명한다. 그래서 하해불택세류(河海不擇細流)로 모든 것을 수용하는 대국의 풍모를 갖췄는지도 모른다. 이를 가리켜 중국인들은 중화(中華)사상이라고 부른다.

중국은 큰 나라이기에 어떤 이민족이라도 모두 받아드리고 동화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그것은 곧 세계의 중심은 중국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중국이 근대에 들어서면서 영국과의 아편전쟁으로 망신을 당하고, 일본에게 선(線)과 점(點)으로나마 점령당하는 치욕을 겪었다. 중화를 내세웠던 중국으로서는 씻을 수 없는 치욕의 역사를 자초한 셈이다.

그런 와중에 러시아는 볼셰비키혁명으로 공산주의 나라가 되었고 중국은 장개석의 지배 하에 있었으나 모택동의 공산군과 항일투쟁을 위해서 두 차례나 국공합작을 하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일본이 물러간 후 내란상태에 빠진 중국은 결국 공산군이 승리하여 오늘날 사회주의 대국으로 변모했다.

미국과 맞섰던 소련 연방은 해체되어 러시아로 축소되었으나 이를 대체하여 중국은 G2로 급성장했다. 문화대혁명 등 전근대적인 통치에 매달린 모택동이 사망한 후 등소평은 과감하게 시장경제를 받아드려 중국인민의 소득증대에 온 힘을 기울였다. 천지개벽으로 표현될 만큼 중국경제는 엄청난 성장을 거듭하였으며 지금도 세계제일의 성장세를 멈추지 않는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의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중국은 더욱 뻗어나간다. 풍부한 자원,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가장 많은 외화를 보유하고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들이 최대 채권국인 중국의 눈치를 살펴야 한다. 국제사회에서의 발언권은 과거에는 군사력에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경제력에 달려있다.

게다가 중국의 군사력은 항공모함을 진수시키고, 유인 우주선으로 미국을 압박하는 등 첨단기술로 명실 공히 최대강국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처럼 국력이 신장했다면 그에 맞는 정치문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해야만 한다. 티베트에 대한 무력사용, 파룽군 탄압 등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인권부재 현상은 대국으로서의 풍모에 큰 손상이 되고 있다.

특히 아사직전의 북한인민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하자 이들을 무자비하게 북한으로 송환하는 만행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은 아직도 중국이 문화대국으로 가는 길을 스스로 차단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하게 한다. 탈북자가 되돌아가면 고문과 형벌을 받아야 하고 자칫 사형까지도 각오해야 된다는 현실을 중국이 모를 리 없다.

따라서 그들은 정치범으로 보아야 하며 이는 국제 엠네스티에서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대로 반드시 인도적 조처를 취하는 것이 온당한 일이다. 지난번 중국인이 일본신사를 불 지르고 주한 일본대사관에 화염병을 던졌다가 한국에서 실형을 살았으나 한국법원은 일본의 송환요청을 뿌리치고 중국으로 보낸 것은 인도적 조치의 상징이 되었다. 중국은 이를 본받을 줄 알아야 한다.

국가는 경제력과 군사력만으로 평가받는 시대가 지났다. 이제는 문화강국이 되어야만 인류 모두가 칭송하게 되며 존경하는 것이 시대정신이며 역사의 부름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은 이번에 또 한번 시대착오적인 공산독재의 마각을 드러냈다. 언론을 검열하고 통제한 사건이다. 2013년 새해를 맞이하여 세계 모든 나라의 언론은 일제히 새로운 희망을 던지는 메시지를 대대적으로 실었다.

중국 광동성에서 발행되는 ‘남방주말’은 ‘중국의 꿈은 헌정의 꿈’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준비했다.

“우리는 물질의 풍성함만을 꿈꾸지 않으며, 국력의 강성만 꿈꾸지도 않는다. 우리는 국민의 존엄을 희망한다. 헌정(憲政)은 모든 아름다운 꿈의 기초다. 헌정을 실현해 권력을 제한하고 분산시키며, 국민들이 큰소리로 공권력을 비판할 수 있고, 모든 사람이 내면의 신앙에 따라 자유롭게 생활해야 자유롭고 강대한 국가를 건설할 수 있다.”

이 사설에 대하여 검열을 실시한 당국은 엉뚱하게도 “우리는 어느 시기보다 꿈에 가까이 다가가 있다”고 공산통치를 찬양하는 내용으로 탈바꿈했다. 중국의 꿈은 본래 중화사상의 전파다. 언론을 억누르면 중화에 역행하는 일이다. 비록 맘에 들지 않더라도 언론인의 순수한 뜻을 북돋아줘야 먼 중국의 앞날에 서광이 되며 희망이 될 것임을 고언(苦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