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해외동포에 전자책 보급도 '문화융성' 방안이다
[수첩] 해외동포에 전자책 보급도 '문화융성' 방안이다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3.06.03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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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유문화 컨텐츠를 전자책으로 만들어 해외에 보급해야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사마천의 <사기(史記)> 가운데 <열전(列傳)>은 백이(伯夷)로부터 시작된다. 모두 70편으로 이뤄지는 열전을 백이와 숙제(叔齊)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한 게 의미심장하다.조선중기 시인 김득신은 열전 가운데 백이열전을 으뜸으로 쳐서, 무려 1만1300번이나 외웠다는 얘기도 전한다.

백이숙제는 주(周) 무왕이 은나라를 무너뜨리고 천하를 쥐자, 주나라의 백성이 되지 않겠다며 수양산에 은거해 고사리를 뜯어 먹다가 굵어죽었다는 고사의 주인공이다.사마천은 이들로 열전을 시작하면서 착한 사람들이 곤경에 빠지는 게 하늘의 도(道)인가를 물었다. 이른바 천도시비(天道是非)다.

백이와 숙제는 어진 덕망을 쌓고 행실을 깨끗하게 했으나 굶어 죽었다. 또 공자가 제자 일흔명 가운데 학문을 좋아한다고 극찬한 안연(顔淵)도 늘 가난해서 술지게미와 쌀겨조차 배불리 먹지 못해 끝내 젊은 나이에 죽고 말았다.반면 춘추말기의 도적인 도척은 날마다 죄없는 사람을 죽이고 잔인한 짓을 하며 천하를 돌아다녔지만, 하늘이 내려준 수명을 다 누리고 죽었다는 것이다.이런 내용을 소개하면서 사마천은 한탄한다.

“최근 사례를 보면 하는 일이 올바르지 않고 법령이 금하는 일만 하면서도 한평생 호강하며 대대로 부귀영화가 이어지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걸음 한번 내딛는데도 땅을 가려서 딛고, 말을 할 때도 때를 기다려 하며, 공평하고 바른 일 아니면 하지 않는데도 재앙을 만나는 사람의 수가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다. 이 사실이 당혹스럽다. 정녕 이것이 하늘의 도라면 옳은 것인가 그른 것인가?”

<사기 열전>은 한번 손에 잡으면 놓기 어려울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춘추전국시대와 진한(秦漢) 때를 살아온 수많은 인물들의 얘기가 그려져 있다.

갑자기 사기열전의 얘기를 꺼내는 것은 얼마전 미국 비행기 안에서의 광경이 계기가 됐다. 여정에 미국 델타항공을 이용했는데 비행기 안에서 전자북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제법 눈에 띄었던 것이다.비행기 안에 있는 스카이몰 책자에서는 영미문학 200편을 담은 전자책을 1백여달러에 우편 주문할 수 있다는 내용도 나와 있었다.

이를 보면서 해외에 있는 동포들이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책 컨텐츠를 전자책으로 접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물론 전자책이 소개된 게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본지도 수년전부터 종이신문 버전을 전자책으로 만들어서 인터넷을 통해 제공해오고 있다

얘기하고 싶은 것은 우리 고유 문화를 이루는 컨텐츠들을 전자책으로 만들어서, 국내는 물론 해외동포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나아가 영어나 러시아어, 스페인어판으로 이를 번역 소개할 수도 있을 것이다.그렇게 하면 동포 1세들은 물론 2세들의 정체성 함양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이같은 전자책들을 정부 차원에서 저렴하게 제공할 수는 없을까 하는 얘기다.

박근혜 정부는 국정 어젠다로 문화융성국가를 제시했다. 우리책 켄텐츠를 전자책으로 널리 보급하는 것도 문화융성 방안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틀란타에서 LA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떠올랐던 단상이다.

이 글을 쓴 후 전자책들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구텐베르크 프로젝트'를 알았다. 금속활자로 책을 만든 구텐베르크의 정신을 기려서 무료로 전자북을 공급하는 프로젝트였다. 뜻있는 저자들이 기부하거나 과거의의 고전들을 전자책으로 올려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우리도 이런 뜻을 기려 '직지심경 프로젝트'  같은 것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다. 고전은 물론이고 저작권자가 기부한 저작들을 무료로 다운 받아 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것도 '문화융성'의 한 방안이지 않을까 싶어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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