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만평(三江漫評)-25] 중국이 사회주의를 하기 어려운 이유
[삼강만평(三江漫評)-25] 중국이 사회주의를 하기 어려운 이유
  • 정인갑<북경 전 청화대 교수>
  • 승인 2013.06.29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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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기질(1)

박희래(博熙來)는 2007년 중경시 당서기가 된 후 주먹사회(많이는 공산당간부와 결탁한 자)를 처단하여 2,400여명을 감금하였고 28명을 처형하였다. 또한 중경시의 전반 분위기를 모택동시대의 것처럼 만들었다. 일부 새 시대에 소외된 간부와 국민들은 잘한다고 환호하였다.

당시 박희래는 중앙정치국 위원이었으며 차기 1인자로 지목된 습근평(習近平)의 라이벌이었다. 사람들은 만약 박희래가 중국의 1인자로 되면 중국은 30여 년간의 개혁개방을 부정하고 모택동시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추측하였다. 이런 관건적 시각에 박부인의 살인 사건, 왕력군(王力軍)의 망명사건이 터졌으며 박희래는 완전히 패배하였다. 사람들은 중국은 이 두 사건 때문에 하늘의 도움을 받아 요행 아찔한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앞으로 제2, 제3의 박희래가 생길지 누가 아는가, 중국체제의 전도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생각한다.

이는 절대 기우(杞憂)이다. 중국이 모택동시대로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중국인은 기질상 사회주의를 하기 어려운 민족이다. 인구가 많고 사유제의 역사가 긴 민족일수록 사유제에 집착한다. 중국은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사유제의 역사도 가장 긴 나라 중의 하나이다.

아래에 생동한 예를 몇 가지 들어 중국인의 사유관념이 어느 정도 강한가를 실감해 보자. 우선 개인이익 추구에 에누리 없다. 중국농촌의 가옥은 대부분 3칸 집이다. 한 칸은 장가간 형이 살고 다른 한 칸은 동생이 부모를 모시고 살며 부엌은 공용한다. 부모가 죽으면 마당을 가르는데 절반씩 가르기란 어려운 일이다. 마을 어르신 여럿의 중재 하에 갈라도 형제간 칼싸움, 도끼싸움이 벌어지기가 일쑤이다. ‘촌토필쟁(寸土必爭)’ 사자성어가 빈 말이 아니다.

다음은 등가교환에 에누리 없다. 중국 시장에서 물품을 꼭 저울로 달라 판매한다. 수박 한 개에 1만 원, 쌀 한 되에 1만 원 하며 팔면 사기를 꺼린다. 같은 1만 원에 샀지만 저 사람이 산 수박이나 쌀이 내가 산 것보다 많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앞서므로 속이 편치 않다.

셋째는 네 것 내 것을 혼동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1998년 5월 필자는 홍콩 기자 몇 명을 인솔하여 한국 IMF를 취재한 적이 있다. 식사 때 밑반찬이 나오니 “주문하지 않았는데 왜 주나?”하여, “공짜로 주며 이는 한국의 풍습이다”라고 하니 “이 밑반찬을 물리고 밥값을 할인받자”라고 하는 것이었다. 중국 식당에는 밑반찬이 없다. 고작해야 초와 간장만 ‘공짜’로 준다. 밑반찬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땅속에서 솟아난 것도 아니고 손님의 돈을 변태적으로 받는 것이며 많이 또는 적게 먹는 자가 공평하지 않으므로 수긍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민족은 개인이익을 무시하는 사회주의 체제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박희래가 한 노릇, 온가보(溫家寶) 총리가 박희래를 견주어 ‘중국이 문혁시대로 돌아갈 위험이 있다’고 한 말은 권력 다툼의 꼼수에 불과하다. 박희래도 권력을 쥐면 절대 모택동체제로 돌아가지 못한다.

중국은 1954~58년에 사회주의 개조를 기본적으로 완수하였다. 농촌에서는 집단농장, 도시에서는 국유화를 실현하였다. 농민은 일을 안 하여 밭에 풀 절반, 곡식 절반, 중국농촌은 완전히 파탄되었다. 게다가 무상급식까지 감행하여 1960~2년에 1천만 명이 아사하였다는 설이 있을 정도이다. 도시의 기업도 생산성이 전혀 없어 마비상태에 처하였다.

사회주의 개조를 실행한지 8년 지난 1962년, 국가주석 유소기(劉少奇)가 기존 체제를 적지 않게 부정하는 사대자유(四大自由)를 실행하려다가 모택동이 사청(四淸) 및 문혁에 의해 타도되었다. 또 8년 지난 1970년, 모택동의 계승자로 지목된 임표(林彪)가 쿠데타를 일으켜 새 체제를 실현하려다가 발각되어 목숨을 잃고 말았다. 또 8년 지난 1978년에 등소평이 다시 새 체제를 창도하여 중국은 끝내 개혁개방을 실행할 수 있었다.

중국의 사회주의 체제는 그 수명이 사실 8년밖에 안 된다. 소련은 70년(1917~1986)이다. 이제 2년만 지나면 북한이 소련을 초과하여(1945~2015) 새 기록을 쇄신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 북한체제를 동경하는 국민이 20%라는 설이 있다(황장엽). 세계에서 기질상 사회주의를 가장 거부하는 민족이 중국인이고 가장 선호하는 민족이 한민족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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