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漢詩이야기}
松竹問答
소나무와 대나무의 대화
----------------李植(1584~1647)
松問竹
風雪滿山谷
吾能守强項
可折不可曲
竹答松
高高易崔折
但守靑春色
低頭任風雪
솔이 대에게 말을 걸었다.
눈보라 몰아쳐 산골 가득해도
나는 강직하게 머리 들고서
부러지면 부러졌지 굽히지는 않는다오.
대가 솔에게 대답했다.
고고할수록 부러지기 쉬운지라
나는 청춘의 푸르름 고이 지킬 따름
머리 숙여 눈보라에 몸을 맡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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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눈이 펑펑 쏟아져 산과 들이 모두 하얗게 된 날,
새벽에 눈을 뜨면, 뒷산에서 툭..툭.. 하는 소리가 들리곤 하였다.
소나무 가지 가운데 약한 놈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부러지는 소리였다.
소나무는 워낙 강한 성질을 지녔기 때문에 휘어지지 않고 잘 부러진다.
반면에 대나무는, 눈이 내려 부러지는 일은 거의 없다.
눈의 무게로 인해
끝이 땅에 닿도록 휘어져서 골목 쪽으로 내려앉으면 그 아래가 터널이 된다.
어렸을 때에 이 터널 속을 즐겁게 뛰어다니던 기억이 난다.
소나무와 대나무의 말을 빌려,
처세관에 대한 지은이의 생각 내지는 고민을 잘 드러낸 한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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