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칼럼] 미국은 왜 의대 정원을 늘리지 않는 것일까
[해외칼럼] 미국은 왜 의대 정원을 늘리지 않는 것일까
  • 김용일<미주경제신문 대표>
  • 승인 2013.10.11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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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랜드 엘리콧시티에 거주하는 한인 이모씨(58세)는 요즘 병원에 갈 때마다 분통이 터진다. 자신의 아들이 학부 때부터 생물학을 전공하고 의대(Medical school)를 꿈꾸었으나 재수를 했음에도 낙방했는데, 미국 병원 어디를 가도 외국 의대 출신의 외국인 의사들이 득실대기(?) 때문이다. 연방정부 공무원인 이씨의 주치의는 인도인이다.

미국 의대를 나온 것이 아니라, 이름도 희한한 인도의 어느 의대 출신이다. 최근 백내장을 수술을 했던 주치의는 아프리카 이디오피아 출신으로 그곳의 의대를 나왔다. 아내의 산부인과 주치의는 베트남 출신으로 나이 일흔을 바라보는데, 패망전 사이공 의대를 나왔다.

미국은 의료 인력 부족난으로 인해 한해 수천명의 해외 의사를 ‘수입’하고 있다. 연방센서스 자료(Census of Actively Licensed Physicians in the United States, 2010)에 의하면 현재 미국에서 실제 의료현장에서 종사하고 있는 의사인력은 850,085명인데, 이중 22.2%인 188,402명이 미국과 캐나다 외의 외국 의대를 나온 사람들이다. 의사 수급 정책에 있어서 미국은 모순투성이다.

만성적으로 의사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당장 내년부터 오바마케어가 실시될 경우 오는 2025년에는 모두 14만명에 달하는 의사가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다. 의사가 부족하면 의대를 늘리고 의사들을 더 많이 배출하면 된다. 의대를 가려는 지원자는 얼마든지 많다. 미국에는 모두 141개의 MD학위 의대와 29개의 DO학위 의대에서 매년 1만9천여명의 신입생을 받고 있는데, 작년의 경우 전체 의대 지원자는 4만5천여명에 달했다. 합격자와 불합격자의 실력은 종이 한장 차이다.

불합격자는 다만 정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의대에 갈 수 없는 것이다. 의대 정원은 최근 증가 추세이긴 하지만, 증가인원은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미국의 의사부족사태는 외국계 ‘의사 약탈’이라는 기현상으로 메워지는 양상이다.

단적인 예를 보자. 비영리 단체의 조사에 의하면 1980년대 아프리카 가나출신 의대 졸업자의 60%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워싱턴DC에는 아프리카 이디오피아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의사보다 훨씬 더 많은 이디오피아 출신 의사들이 돈을 벌고 있다. 아프리카 르완다의 유일한 의대 졸업자의 절반 이상이 미국으로 건너온다. 인도의 의대 졸업자 30%가 미국 등 선진국으로 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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