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아르헨티나 크리스티나 대통령 성공할까?(1)
[특별기고] 아르헨티나 크리스티나 대통령 성공할까?(1)
  • 박채순<칼럼니스트>
  • 승인 2013.11.02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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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27일 일요일 아르헨티나에서 중간 선거가 실시되었다. 이번 선거는 1983년 10월 30일 알폰신이 승리하면서 민주주의를 회복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의 선거인 셈이다. 이번에 집권한 K진영(전 대통령 키르츠네르와 크리스티 정부를 일컫는 표현)에서는, 8.11 예선이 지나면서 그 희망이 줄어들었지만, 국회양원에서 2/3를 넘겨 헌법을 개정하여 크리스티나 대통령의 재재선이 이뤄지길 내심 기대했었다.

그러나 야권진영에서는 크리스티나의 독선적인 장기 집권을 봉쇄하기 위하여 최선을 경주했던 선거였다. 그런 양 진영의 바람으로 과거에 전통적으로 정치에 무관심했던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약 78%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가하였다. 투표에 기권하면 100페소의 벌금을 내야 하는 일반 유권자와는 달리 70세 이상과 16-17세의 유권자는 이런 의무가 아니란 점을 감안하면 높은 투표율을 보인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여러 시민사회에서 선거참여를 독려하고 부정 선거를 방지하기 위한 자원봉사도 많았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토착 원주민을 위해 그들의 언어인 퀘추아, 마푸체 등 그들이 사용하는 토착어로 선거 과정에 대한 자료를 번역해 정보를 제공하여 원주민들이 선거에 다수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전국에서 43,000명의 자원 봉사자들이 선거 감시원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이는 지난 2011년 대선 때 보다 여덟 배가 많은 숫자다. 그만큼 국민이 부정 선거를 방지하고 선거 참여 확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는 증거다. 이번 선거는 전국에서 국회의 하원 257명 중 반수인 127명과 상원 72명 중 1/3인 24명을 교체하는 선거였다.

아르헨티나는 대통령제를 유지하면서 상원과 하원을 두고 있는 국가다. 임기 4년인 하원은 부에노스아이레스를 포함한 전국의 24개 주에서 인구 수 등을 참작하여 각 주에 의석수가 배정되고, 상원은 각 주당 3명씩으로 24개 지방에서 72명이 정원이다. 헌법은 국회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임기 4년인 하원은 2년마다 반수를 갱신하고, 임기 6년인 상원의원은 2년마다 그 1/3을 갱신하는 것이다.

한국의 선거제도와 크게 다른 점은 한국의 국회의원 선출 방식은 비례대표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각 선거구에서 고 득표 1인을 당선자로 선출하는 방법인데 비해, 아르헨티나 하원은 전국 257명을 각 주에 인구수 등을 상정하여 인원수를 배정하고, 그 배정 받은 숫자를 놓고 각 정당이나 정당 내의 정치그룹에서 각기 리스트를 작성하고, 그 리스트의 책임자에 투표하여, 각 주 별로 각 정당 또는 그룹의 득표비율에 의한 당선자를 결정한다.

상원은 각주에서 선거 결과 최고 득표를 한 정당 또는 그룹에 우선 2명을 할당하여 당선 시키고, 차점 그룹에 1명의 상원 의원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이번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에서 상원에 1등을 한 마우리시오 마끄리의 당인UNION- PRO의 가브리엘라 미체티(Gabriela Michetti)가 39.2%를 득표하고, 페르난도 솔라나(Fernado Solanas)가 27.65% 그리고 집권당인 ‘승리를 위하 전선(FPV: Frente Para Victoria)’의 다니엘 필무스(Daniel Filmus)가 23.3%를 각각 획득하였다. 이 결과 1등인 PRO가 두 명의 상원의원을 가져가고, 까리오와 연합하여(UNEN) 2등을 한 솔라가 1명을 가져가 본인이 상원의원 의원으로 당선된 것이다. 결국 아깝게 3등을 한 집권당의 필무스는 의석을 차지하지 못했다.

<전국의 선거 결과>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번 선거는 하원의 127석과 상원의 24석을 갱신하고 몇 지방 정부의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선거였다. 전국적으로 하원의원의 중요 세력의 득표율은, K와 그 연합 진영 32.16%, 페론 당 비주류 23.88%, 라디깔과 사회주의와 엽합 세력 23.73% 그리고 마끄리의 PRO와 연합세력이 7.67%의 지지를 받았다. 선거 결과 획득한 하원의 의석수는, K진영이 종전의 132석에 한석을 추가해 133석, 페론당 비주류는 34속에서 두석을 잃은 32석, 라디깔당과 연합 세력은 65석에서 61석, 그리고 PRO가 14석에서 20석을 각각 차지했다.

상원에서는 이번에 부에노스아이레스 시 등 8개 주에서만 갱신하여 전국적인 기준을 잡을 수는 없으나, 정부 여당인 K 진영에서 종전의 41석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에서 두석을 잃어 39석으로 남게 되었다. 이 의석 획득 내용만 보면 집권 여당은 하원에서 과반수인 129석에 4석이나 많은 133석을 얻었고, 상원에서도 의사 정족수 37석에 2석의 여유가 있기 때문에 집권 여당의 패배는 아닌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가 국회의원 의석 수 몇 석을 얻는 선거에 그치지 않고 2015년 대선을 겨냥하는 정부와 정당의 시각으로 볼 때 정부 여당의 대패로 해석된다.

지난 2011년 크리스티나 대통령이 재선하면서 전국적으로 득표한 54.11%에 비해 K가 이번에 얻은 32.16%는 무려 약 22%가 지지를 철회한 결과다. 또한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에서 약관의 세르히오 마사 후보가 크리스티나 대통령, 시올리 현 부에노스 주지사가 지원한 젊은 패기의 인사우랄데 정부 여당 후보에게 24개 구 중 20개 구에서 승리하고, 43.89%대 32.12%로 11% 이상의 표차로 대승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 꼬르도바 주, 산타페 주,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 그리고 멘도사 주 등 전국에서 67%의 유권자를 점하는 가장 중요한 5대 주에서 집권당이 모두 패했다. 이런 선거 결과를 두고 2015년 대선을 앞둔 아르헨티나 정가에서는 두려움, 걱정 근심과 새로운 희망, 가능성이 서로 교차하고 있는 것이다.(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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