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함께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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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기린<재미만화평론가>
  • 승인 2014.01.0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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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유니세프는 방글라데시의 여아들에게 집중했습니다. 당시 방글라데시는 뿌리 깊은 남아선호사상과 종교상의 이유로 여자 어린이들에 대한 성차별이 자행되고 있었습니다. 여아들은 심각한 영양불균형과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한 상태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학대 가해자인 부모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속수무책으로 여아들은 학대에 신음해야만 했습니다.

유니세프는 언어와 국가를 초월해 방글라데시 여자 아이들의 문제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여아 학대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유니세프가 활용한 것은 바로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유니세프는 워크숍을 열어 각국의 애니메이션 전문가들을 초빙했습니다. 논의 끝에 작품이 정해졌고 방글라데시와 같은 문화권 국가에 제작을 맡기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전문 애니메이션 인력과 기술, 장비의 부족이 걸림돌이었습니다. 해결책은 선진국의 애니메이션 작가들과 이들을 연결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월트 디즈니에서 인력을 파견하고, 장비를 지원했습니다.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도 시작됐습니다. 이를 위한 자본은 아동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업가들을 통해 충당했습니다. 곧 유니세프와 기업의 사회적 역할(CSR)은 인간 존중의 문화 생태계가 형성되는데 일조한 셈입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애니메이션 미나 시리즈였습니다. 그 파급력은 대단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유니세프는 방글라데시 아이들이 처한 어려움을 알렸습니다. 미나 시리즈는 성차별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처한 여러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미나의 성공은 애니메이션 작가들로 하여금 사회문제에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습니다. 성폭력, 고용착취 등을 비롯해 쓰나미와 지진 등 도움과 지원을 독려하기 위한 작품 활동이 이어졌습니다.

오늘날 전 세계의 문화적 차이에 기인한 갈등의 밑바탕에는 ‘우월감’을 선점하고픈 욕심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정 문화가 더 많은 사람을 품을 수 있다면서 시작된 싸움은 다수의 희생자를 낳는 비극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를 품을 수 있는 문화는 인류의 영원한 숙제일지도 모릅니다. 가장 바람직한 문화는 사람에 대한 사랑을 밑바탕으로 한 것이 아닐까요?

▲ (c)김양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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