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 모스크바 아르바트거리와 '빅토르최의 벽'
[현지취재] 모스크바 아르바트거리와 '빅토르최의 벽'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4.01.23 2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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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일회장이 안내...붉은광장과 참새광장도 소개
 

모스크바 아르바트거리를 지나면서 김원일 모스크바한인회장이 말을 꺼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픈 날에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 말리니..."

푸시킨의 시를 꺼낸 그는 한 동상을 손으로 가르켰다. 푸시킨과 부인 나탈리아의 동상이었다. 푸시킨은 러시아 근대문학을 일으킨 국민시인이다. 미인이었던 부인 나탈리아를 연모한 프랑스 망명귀족과 결투하다 젊은 나이에 사망한 푸시킨은 모스크바 출생의 풍운아였다.

"멀지 않은 곳에 푸시킨기념관도 있어요." 이렇게 말하는 김회장은 아르바트거리가 서울로 치면 인사동과 대학로를 합친 곳이라고 소개했다. 젊음과 문화가 어울린 거리라는 것이다. 푸시킨과 나탈리아의 동상은 그런 점에서 아르바트거리에 잘 어올린다는 느낌이었다.

모스크바의 날씨는 찼다. 낮인데도 영하 16도라고 했다.아르바트거리를 좀더 올라가자 '빅토르최의 벽'이 나왔다.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난 빅토르최는 구소련 말기의 체제저항음악가로 자유를 갈구하는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다. 러시아특유의 우울한 선율에 저항과 자유를 담아 러시아 젊은이들을 매혹시켰던 그는 1990년 라트비아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했다.

당시 그를 추모한 모스크바의 젊은이들이 아르바트에 몰려들어 '빅토르최의 벽'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빅토르최의 벽에는 그의 얼굴사진과 함께 그들 추모하는 다양한 글과 그림이 그려져있었다.

아르바트거리에 앞서 찾은 곳은 모스크바의 명소인 참새언덕과 붉은 광장이었다.참새거리는 웅장한 모스크바대학 입구의 광장으로, 모스크바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곳이었다."독일군 포로들을 동원해 모스크바대학 건물을 지었다고 해요. 아이러니지요."

붉은광장은 모스크바강을 끼고 있는 곳에 있었다. 광장으로 들어서자 TV를 통해 낯이익은 레닌묘와 바실리성당이 한눈에 들어왔다. 광장에는 무슨 행사가 있는지 젊은 사람들이 긴 줄을 짓고 있었다.

"러시아말로 붉다는말이 아름답다는 말입니다. 당초 아름다운광장이라는 뜻이었는데, 서방에 소개될 때 붉은광장으로 번역되는 바람에 그렇게 굳어져버렸지요." 김원일 회장이 광장을 안내하면서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줬다. 광장을 둘러보기에 앞서 크레믈린궁도 찾았으나 마침 휴관일이었다.

"크레믈린은 성채라는 뜻입니다. 보통명사입니다. 러시아에는 도시마다 크레믈린이 있어요. 매주 목요일 휴관인데 하필이면 오늘이 그날이네요." 이렇게 말한 김회장은 "다음에 또 오라는 뜻"이라고 넉살좋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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