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포 책보내기 15년, 첫 포럼 개최합니다”
“해외동포 책보내기 15년, 첫 포럼 개최합니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4.03.01 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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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석우 해외동포책보내기운동협의회 이사장

 
“2001년 은퇴를 하고 우연히 브라질을 방문했습니다. 36시간 비행기를 타고 힘들게 찾은 브라질이었지요.“

손석우 해동협 이사장의 인생도 파란만장했다. 지금 그의 직업은 농사다. 채소도 키우고 소나무도 재배한다. 안성에 있는 해동협 책 창고 옆에 농장이 있다. 그는 충청북도 영동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농사일을 배웠다. 어렸을 때는 씨름을 했다. 힘 꽤나 써서 영동군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고.

그런데 청춘 시절, 지인의 소개로 통일민주당에 들어가 일했다. 대부분은 야당에서 세월을 보내다가 김영삼 정부 시절 삼당이 합쳐지면서, 신한국당 사무처장으로도 일했다. 그는 35년을 정치권에서 있었다. 그러나 국회의원 꿈이 좌절됐다. 은퇴를 결심하고 브라질로 여행을 갔는데 이곳에서 인생 2부가 시작됐다. 해외동포들에게 책을 보내는 일이었다.

“브라질 상파울루 한국학교에 6천권의 책을 보내면서 책보내기운동이 시작됐습니다. 브라질에 가보니 대지도 넓고 건물은 근사한 한국학교가 있었는데, 도서관에 책이 없더라고요. 아!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덜컥 약속을 했지요. 어떻게라도 한인 2세들을 위해 책을 보내겠다고 말이죠.”

2월28일 손석우 해동협(해외동포책보내기운동협의회) 이사장을 만났다. 서울 논현동 영동가구 건물 4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니 예상과 달리 화려하고 널찍한 사무실이다. 로코코인지 바로크인지 알 수 없지만 유럽풍 가구들이 정렬돼 있다. 알고 보니 이필우 전 국회의원이 무상으로 7년간 제공한 사무실이라고 한다. 손 이사장이 묵묵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한명 두명 그를 도왔다고 한다. 이런 도움으로 해동협은 지금까지 해외에 106번, 국내 81번 책을 보냈다. 해외 국내 포함 140만권이 전달됐다.

“특히 우리 돌쇠들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어려울 때마다 큰 힘이 됐습니다.” 그는 최상민 해동협 본부장 등 해동협 임원들을 돌쇠라고 불렀다. 안성에 있는 해동협 책 창고에서 노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돌쇠나 다름없다는 설명. 무보수로 해동협을 돕는 사람들이다. 현재 해동협 안성 책 창고에는 7만여권의 책이 있다. 먼지를 때마다 털고 책을 골라 정리하고, 포장을 하며 트럭에 실어야 하는 일이 해동협 임원들의 몫이다.

지금까지 손 이사장은 자원봉사들을 보수 없이 일을 시켰다고 한다. 미안한 마음에 막걸리를 주고 농장에서 갖고 온 김치를 나누어주며 15년을 이끌어 왔다는 것.

“해동협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정책포럼을 개최합니다.” 해동협은 4월3일 국회도서관 지하 대강당에서 제1회 해외동포책보내기운동 활성화 방안 정책포럼을 개최한다. 원유철, 김성곤 의원, 김중섭 경희대 국제교육원 원장 등이 패널로 나오는 포럼이다.  손 이사장은 더 많은 사람들의 지식을 빌리기 위해 이번 포럼을 개최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해동협을 이끌 수 있었던 비결도 “남의 머리를 빌려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항상 자신을 안성에서 농사를 하는 농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소개한다. 손 이사장은 하지만 출퇴근 버스에서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식한 사람이 되려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해외동포 2세들에게 좋은 책을 보내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정성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3월 뉴질랜드에 4월에 캄보디아에 책 7천권을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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