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열時論] 황사의 진원지 몽골을 찾아-2
[전대열時論] 황사의 진원지 몽골을 찾아-2
  • 전대열<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 승인 2014.05.2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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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황사는 동북아시아의 대표적인 환경재앙이다. 몽골은 원래 호수의 나라다. 러시아 영토가 된 바이칼호수도 원래 몽골 땅이었다. 이들 호수는 몽골 유목민들에게 천혜의 생활조건을 줬다.

양과 염소 그리고 말과 소를 방목하며 살아가는 몽골 유목민들은 드넓은 초원에서 마음 내키는 대로 풀을 뜯고, 호수에서 물을 마시며 게르에서 잠을 자는 한가한 생활방식을 유지해 왔다.

몽골을 지역적으로 나눠서보면 남부는 유명한 고비사막이 존재하며 건조한 기후 때문에 황사의 발원지가 되어 있다. 중앙아시아 고비사막지대와 몽골고원을 형성하며, 북부는 시베리아 남쪽 삼림(森林)과 산악지대로 사계절을 유지하지만 연교차와 일교차가 심한 스텝기후와 냉대기후여서 오래 전부터 유목이 활발한 지역이다.

중부는 거대한 알타이 산맥과 항가이 산맥, 동쪽은 케를렌 강이 흐르는 초원지대이며 서고동저(西高東底)의 지형으로 농가는 적다. 서부 쪽으로는 두틀런 산맥이 형성되어 있으며 셀렝가 강이 흐른다. 후브스쿨 호와 우브스 호가 있고 두틀런 산맥 남쪽에 수도 울란바토르가 자리 잡고 있다.

울란바토르에서 자동차로 몇 시간을 달려도 광막한 초원지대가 펼쳐지고 야트막한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지만 제법 높아 보이는 산은 찾기가 힘들다. 다만 한 가지 특징은 어느 곳을 둘러봐도 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살고 있는 곳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일제강점에서 벗어나 6.25사변을 겪을 때까지 벌거벗은 민둥산을 경험했다. 일제(日帝)는 푸르른 한국의 산야를 약탈하여 남북한의 거대한 산림자원을 일본으로 빼내갔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김일성 집단에 의한 6.25사변이다. 3년간 계속된 민족상잔은 유엔이 개입하고 중공군이 참전하면서 전국토가 완전 피폐화되었다.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벌목도 있었지만 피난살이의 설음 속에 산에 있는 나무의 대부분이 화목으로 베어졌다. 휴전 후에도 벌거벗었던 민둥산의 처절한 모습은 지금도 우리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국가의 기본경영은 치산치수에 있다.

자유당 이승만정권은 독재와 부정부패로 얼룩지며 미국에서 주는 무상원조 물자를 권력을 쥔 몇 사람이 독차지하다가 3.15부정선거를 저질러 쫓겨난다.

4.19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민주당 장면정권은 국가를 경영할 기본능력도 갖추지 못한 무능을 노출하며 1년도 못되어 박정희가 이끄는 쿠데타군에게 권력을 빼앗긴다. 박정희는 비록 군부의 힘으로 권력을 쟁탈했지만 강력한 산림녹화정책을 펴 메마른 산야를 푸른 숲으로 가꾸는데 성공했다.

이는 산업화 과정에 결정적 공로가 된다. 한국이 녹화사업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국가경영의 기본에서 성공을 거둔 것으로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보았던 일을 성취함으로서 국민은 자신감과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몽골에서도 이러한 노력이 성공을 거둬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없다. 목축인구는 크게 많지 않다. 전통적으로 1년에 두 차례씩 게르를 옮겨 풀이 무성한 초원을 찾아다니는 유목생활은 낭만은 있을지 몰라도 아이들의 교육이나 문화생활은 언감생심이다.

따라서 유목 인구는 점차 줄어들고 있으나 가축의 수는 오히려 불어난다. 2천만 마리의 가축이 초원의 환경과 기후조건에 합당하다고 하는데 현재 5천만 마리가 방목된다. 염소가 단연 으뜸으로 많은데 47% 정도이며 면양 42%, 소 6%, 말 5%정도로 추산한다.

과거의 유목에서는 면양 90%에 염소는 10%를 넘기지 않았다. 그것은 자연생태계를 조정하는 그들의 탁월한 능력이었다. 염소는 풀뿐만 아니라 나무뿌리까지 깡그리 파먹기 때문에 풀과 나무가 다시 자랄 수 없게 만든다.

캐시미어의 원료인 염소털이 아무리 비싸더라도 초원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10%만을 사육하여 스스로의 욕심을 거둬드리는 유목민의 지혜는 현대에 들어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염소의 숫자가 900% 늘어났다. 풀과 수목은 완전히 메말라 버린다. 인간의 욕심은 선조의 지혜조차 까먹는다. 초원이 황폐화하면 후손들이 황폐화된다는 진리를 잊어버린 유목민의 사욕이 개탄스럽다.

이를 바로 잡아야 할 몽골 정책 입안자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신념과 책임감으로 국가를 경영하는 지도자들이 깨닫지 않고 부정부패에 편승한다면 몽골의 미래는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한국의 일개 시민단체가 이들에게 활력의 기본을 제공하며 미세한 운동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이유를 발견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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