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르헨티나, 파리 클럽과 채무협상 타결과 부이트레 채무 평결 전망
[기고] 아르헨티나, 파리 클럽과 채무협상 타결과 부이트레 채무 평결 전망
  • 박채순<정치학 박사, 아르헨티나 존 에프 케네디 대
  • 승인 2014.06.0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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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 디폴트에 빠진 이후 아직도 국제 금융계에 발을 제대로 들이지 못한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제까지 ‘빚 안지기 정책’이라 명명한 고립 정책에서 방향을 다소 수정하여 국제 금융기관과의 협력과 유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년 말 금융위기도 사실상 해외의 자본 투자가 고갈되어 기간산업과 국내 생산에 대한 투자부족으로 인한 경제 성장 감소가 큰 원인의 하나였다는 진단이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으로 성장하는 국가의 해외 투자는 국민총생산의 30% 이상인 반면 아르헨티나는 18%에 머물고 있으며, 해외 투자의 금리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사항인 국가위험도(Riesgo Pais)가 아직도 800여 포인트를 오르내려, 국제 조달 금리가 15%를 상회하니 자금 유입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곤란을 타개하기 위해 크리스티나 정부는 대외신용도를 높이고 국제 금융 사회의 아르헨티나에의 투자를 담보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 하고 있다.

그 예로 스페인 기업 렙솔로부터 몰수한 YPF지분 51%에 대하여 스페인 정부, 렙솔과 협상을 통해 지난 2월 말에 20년 동안에 걸쳐서 50억불을 상환한다는 내용을 확정하여 국회 양원에서 통과한 바 있다.

다음은 외채 문제로 디폴트 이후에 원리금을 전혀 상환하지 않고 있는 파리 클럽(Club de Paris)의 67억불 상당의 채무 변제와 미국 법원에 제소 중인 악성 채무인 부이트레 채무(fondos Buitres)에 관한 것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예견했던 바와 같이 지난 5월 29일 파리클럽 채무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하였다. 이제 6월 12일 미국 대법원에서 평결을 하게 될 부이트레 채무에 관해서만 미결로 남겨두고 있다.

파리 클럽 채무 97억불 상환 협상 완료

지난 1월부터 아르헨티나 정부가 추진 해 온 파리클럽의 채무 정상화에 대해5월 29일 파리클럽 채권그룹과 아르헨티나 정부 사이에 협상을 완료했다. 주요 내용은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번 7월에 6억5천만 불을 상환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5년 5년에 5억불을 상환하는 등 총 97억불을 7년 안에 상환을 완료한다는 것이다.

2001년부터 방치해 두었던 이 채무는 2007년에 55억6천 2백만 불, 2013년 12월에는 60억 8천 9백만 불로 각각 평가한 바 있으나, 이번 협상 결과 97억불로 최종 증액되어 확정한 것이다.

이 금액 증가는 현재 여러 가지 부정 혐의를 받고 있는 부통령 아마도 부두(Amado Boudou)가 경제 장관 당시 증가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기도 하다.

파리 클럽은 1956년 5월 16일 채무국가인 아르헨티나의 요청에 의해 그의 채권자들에 의해 성립된 포럼(협의체)으로 프랑스를 포함하여 미국, 캐나다, 덴마크, 필란드, 네델란드, 러시아, 독일,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일본, 스페인, 스위스, 스웨덴과 영국 등 현재 아르헨티나에 채권을 보유한 국가와 호주, 벨기에, 노르웨이 등 채권을 갖지 않은 나라 등 총19개 국가로 구성되어있다.

이 채권국가 그룹은 채무국가의 채무 조정에 대한 협상, 개별 국가에 대한 심사 등을 추진하는 바 이러한 진행 상황은 IMF의 재가를 받는다.

이번 파리클럽과 채무상환 협상 완료는 2001년부터 파리클럽에 가지고 있는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풀린다는 것이며, 국제적으로 아르헨티나가 개별 국가로부터 국가 차원은 물론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주 정부에서도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주어진다는 의미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정부는 1956과 1992년에 걸쳐 총 여덟 번의 채무 협상을 진행했던 역사가 있다. 이 협정은 법률적 강제가 아닌 각서 형식의 상호 협의지만 이번 7월부터 변제가 끝날 때까지 약속 사항을 성실히 이행해야 할 의무가 아르헨티나 정부에 있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파리클럽과의 협상을 완료하고 디폴트 상태에서 벗어나 국제 금융기관을 통한 투자 유치로 경제 발전이 절실한 입장이다. 그래서 이번 협상도 파리 클럽에서 요구한 대부분의 조건을 전폭적으로 수용했기에 어렵지 않게 협상이 마무리되었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미국 정부는 렙솔과의 협상이나 파리클럽과 협상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져, 이제까지 아르헨티나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던 독일과 일본이 합의를 했고 월스트리트 등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했다는 보도다.

이 협상 완료로 국내는 물론 외부에서도 아르헨티나의 국제 금융 기구와의 정상화에 대한 진전에 대해서 환영한다는 평가들이다. 물론 이 조치 하나로 당장 외부에서 투자가 많이 들어 올 가능성은 많지 않지만, 공공 부분과 민간 부분에서 공히 국제기구에 진입하는 데 중요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진단한다.

부이트레 채무, 미 대법원에서 6월 12일 평결(Audencia) 예정

이제 아르헨티나 정부가 파리클럽 협상 이후에 남은 외채 문제는 부에트레 채무에 대한 해결이다.

2001년 디폴트 선언 이후 2005년과 2010년 두 번에 걸쳐서 채무 조정을 한 결과, 전체 93% 채권자가 아르헨티나의 채무 조정에 합의했다. 채권 금액을 대폭 할인하고 기일을 연기하는 등 아르헨티나 정부가 채무 상환이 가능하도록 유리한 조건에 채권자들과 합의를 한 것이다. 그러나 이 채무 조정에 들지 않은 7% 채권자는 채권을 쓰레기 값으로 인수하고, 그 중 일부가 2011년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 하여 채권 변제를 청구하였다.

미국 법원1,2심에서 채권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아르헨티나 정부는 13억 3천만 불을 현금으로 상환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아르헨티나는 곧 바로 대법원으로 가져갔고, 6월 12일에 미국 대법원에서 평결을 하게 된 것이다. 대법원에서는 하급 법원의 판결을 따르거나, 대법원에서 사건의 심리를 하지 않을 경우, 즉 미국 대법원의 결정이 채권자 편에서 난다면 모든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소송에 들지 않았던 부이트레 채무는 물론 채무 조정에 합의했던 기존의 93%의 모든 채권자들도 모든 채무를 동일 조건으로 취급한다는 ‘동일한 지위(pari passu)’ 조항에 따라 채권자들의 소송이 눈사태처럼 벌어질 가능성까지 있는 것이다.

이 사안은 아르헨티나 정부는 자금 부족을 이유로 상환에 응할 수 없을 것이고 “기술적인 디폴트”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경우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 금융계가 일대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중요한 상황에 놓인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아르헨티나 정부는 부이트레 채무에 대해 처음엔 무시 작전이었으나, 지난해부터는 이 판결 결과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그 해결을 위해 다 방면으로 노력하였다. 미국 오바마 정부의 중재를 기대하거나, 소송 중의 채권을 구입하는 방안과 골드만 삭스 등 타 금융권의 인수 등을 검토했으나, 오늘까지 유효한 수단을 강구하지 못하고, 6월 12일에 다음과 같은 평결의 결과를 기다리는 현실이다.

첫째, 통상 미 대법원은 특별한 사건이 아니면 의제로 채택하지 않은데, 이 경우도 대법원이 의제로 받아드릴 경우는 약 10%의 가능성 밖에 없으며, 만약 재판 의제로 채택되면 아르헨티나가 2015년 까지 말까지 기한을 벌 수가 있는 것이다.

둘째, 미국 정부 중재의 건으로 45% 정도의 가능성이 존재하고, 대법원이 미국 정부의 의견을 구하는 경우다. 이 경우도 1년의 기한이 주어지면서 채권자에게 좀 더 유리한 조건을 선택할 권리를 주는 것이다.

셋째로는 다른 45%의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미 대법원이 이 사안에 재판의 사건으로 검토하지 않을 것을 천명하여, 자동적으로 하급법원이 판결한 내용의 채권자들이 요구하는 13억3천만 불에 대한 채무를 현금으로 상환해야 하는, 아르헨티나 정부에 가장 나쁜 결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27일 아르헨티나 정부 법률 대리인은 대법원에 부이트레 채권자에 유리한 판결은 국제 사회에 미칠 지대한 파장을 들어 아르헨티나에 유리한 판결을 주장했고, 법원의 불리한 판결에 대해서는 결코 받아드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버리고, 판결 결과에 대해 존중할 것이라고 법원에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그렇지만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하더라도 채무를 모두 상환하기에는 국가 외환보유고가 부족하기 때문에, 만약 모든 채무를 상환하라는 판결에는 부득이 채무 불이행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함께 제출하였다.

크리스티나 정부 들어 모처럼 시도하는 국제 금융기구와의 접근의 시도로 파리 클럽의 채무 상환에 합의한 정부다.

현재, 아르헨티나에서는 6월 12일에 있을 미국 대법원의 부이트레 소송에 대한 평결이 국제적으로는 물론 국내 정치,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을 인식하고, 미국에서의 결정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폭풍 전야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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