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한인회의 ‘롤 모델’ 만들겁니다”
“전 세계 한인회의 ‘롤 모델’ 만들겁니다”
  • 이호근 기자
  • 승인 2014.06.13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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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병환 아르헨티나한인회장

▲ 이병환 아르헨티나한인회장
“내년이 아르헨티나 한인이민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6개월간에 걸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어요.”

6월10일 홍은동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만난 이병환 아르헨티나한인회장이 말했다. 그동안 명절맞이 행사로 한인들끼리 치르던 것을 작년에는 도로를 400m 막고 현지인들과 함께 한국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생각보다 현지인들이 많이 몰린 것을 보고 내년에는 이민 50주년을 맞아 교민들과 현지인들이 어울릴 수 있는 화합의 장을 만들고, 한국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겠다는 것이 이 회장의 생각.

K-Pop 가수와 현지 연예인 초청 공연, 태권도 시범, 현지교민예술인 등이 무대를 꾸미게 될 메인행사는 10월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축구경기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지만 내년 6월 이후부터 한-아 교류 미술전시회, 패션디자인 전시회, 범교민 체육대회, 이민 50주년 도서발간, 한글·한복·한지·한옥·한국음악·한식 등 ‘한 스타일’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이 같은 행사에 필요한 예산은 130만 달러. 재외동포재단에 75만 달러를 요청했고, 현재 기재부 브리핑까지 마친 상태다. 이 회장은 “본국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게 많은 돈을 지원하고 있지만 영양가 없이 돈이 지원된다. 본국에서 필요한 재외동포단체로 만들려면 교민들이 한데 뭉칠 수 있도록 하는 데 돈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원을 요청했다. 나머지는 교민들의 찬조와 후원, 도네이션 등으로 충당할 생각이다.

그는 “외국의 교민들은 무조건 뭉쳐야 한다. 뭉쳐야 주류사회 진출도 빠르고 발언권도 세지고, 그것이 국가에 보탬이 되는 것”이라면서 교민 간 화합을 강조했다. “한인들이 뭉칠 구심점이 없고 네트워크가 없는데, 그걸 확실히 만들어주고 싶어요. 그 방법 중 하나가 교민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는 거죠.”이 행사가 끝나고 나면 전 세계 한인회에 ‘화합하는 한인회’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는 포부다.

한인들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한인회가 힘을 가지는 것. 그는 대사관을 통해 지원되던 본국의 포상이나 지원을 한인회를 거쳐가도록 했다. “대사님을 만나서 대사관에서 직접 주면 교민들 이간질 시키는 것밖에 안되니 한인회로 넣어 한인회에서 주도록 해달라고 했어요. 권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한인회가 필요한 것으로 인식을 바꾸겠다는 것이죠.”

힘 있는 한인회를 보여주기 위해 이 회장은 올 1월 취임 후 바쁘게 움직였다. “제가 26대인데, 사실 24대때부터 교민들이 뭉쳐야 한다는 것을 인식한 상태였습니다. 앞에 두 분이 기초를 다져 놓은 것에 제가 조금 불어넣은 것이지요.”

‘착한 한인회’를 만들고자 했던 앞선 회장들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 회장은 대사관을 통해 이민청장을 한국에 초청해줄 것을 외교부에 요청했고, 5박6일간 한국을 찾았던 이민청장은 한국인들에게 사면령을 내렸다. 이로써 2500명에 달하던 한국인들은 모두 불법체류자의 신분에서 벗어나 영주권을 갖게 됐다. 말이 통하지 않아 적성검사와 필기시험에 어려움을 겪었던 운전면허시험도 한국어로 시험을 치르고 적성검사장에 통역이 들어갈 수 있도록 면허국장과 합의됐다. 7월부터는 시행될 것이라고. 취임 직후 있었던 한인 실종사건에도 직접 나서 14일 만에 찾았고, 지난 2월 현지 언론을 떠들썩하게 했던 ‘개 도축사건’의 주인공을 한국으로 돌려보냈다.

진작부터 추진돼 오던 일들이지만 짧은 기간 성과를 내자 한인들은 이제 ‘한인회는 필요한 것’으로 인식한다. 한인회비를 인상해놓고도 임원들에게 “5개월 정도 지나 뭔가 보여주면 돈 달라고 하지 않아도 줄 것”이라며 5월까지는 아무한테도 돈 달라고 하지 말라고 했던 이 회장의 생각이 적중했다. 한인회의 필요성을 인식시키자 이제는 여기저기서 지원해주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재정을 공개한 것도 한 몫을 했다. 취임하면서 한인회는 힘이 있어야 하고, 교민들한테 봉사해야 하고, 사심 없어야 하고, 재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공표했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옆에 있던 방종석 민주평통 남미서부협의회장과 이학락 부회장은 “아르헨티나는 한인회장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다 한다”며 거들었다. 신뢰받을 수 있는 집행부가 구성됐고, 힘을 모으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것이 이들의 말. “지금 아르헨티나 한인사회에서는 한인회에 대한 호응이 굉장히 좋아요. 돈이 없어도 봉사는 계속하거든요.”

“한인에게 무언가 일이 생기면 벽지에 사는 사람이라도 찾아가서 무조건 해결해주려는 것, 이것이 26대 한인회의 정신입니다. 내년 50주년 행사가 끝나고 나면 뭉쳐야 산다는 화합의 모델로 남겠습니다.

▲ 이병환 회장(가운데)과 이학락 민주평통 남미서부협의회 부회장(좌), 방종석 민주평통 남미서부협의회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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