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농구감독 톰 컬의 특별한 귀향
한국계농구감독 톰 컬의 특별한 귀향
  • 김한주 특파원
  • 승인 2010.11.19 1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대학농구의 유일한 한국계 감독이 어머니의 고향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 속에 한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뉴욕주립대(SUNY) 플래츠버그의 톰 컬(Tom Curle) 감독(50)은 어머니가 한국인으로 미국의 1300개 대학농구팀 중 유일한 한국계 감독이다.

컬 감독은 뉴욕주 지역리그인 SUNYAC에서 최근 5년 간 4차례 우승하고 3차례 NCAA 디비전3 토너먼트에 진출시켰으며 ‘올해의 감독’으로 3회 선정된 명장이다.

올 시즌도 D3뉴스와 D3훕스닷컴이 전국랭킹 21위와 22위로 각각 선정하는 등, 창단 이래 최강의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간판스타 크리스 루이즈를 비롯, 4학년 주전 5명이 건재하고 뉴욕주립대 최초의 한인 선수인 노정훈이 부상에서 회복돼 ‘식스맨’으로 좋은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플래츠버그가 19일과 20일 한인타운에서 30분 거리인 맨해튼빌 대학에서 토너먼트를 갖게 되면서 한인들은 처음으로 응원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플래츠버그가 너무 먼 곳에서 경기를 가져 기회가 없었던 탓이다. 뉴욕시 교육위원인 이황용 CK스포츠 사장 등 한인사회 지도자들은 이날 컬 감독에게 감사패를 증정하는 특별한 순서도 계획하고 있다.

컬 감독과 한인사회의 인연은 2008년 노정훈을 스카우트하면서 만들어졌다. 뉴욕주 답스페리고의 간판스타였던 노정훈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코치와 함께 여섯시간 차를 타고 내려와 설득하는 등 공을 들였다. 노정훈 역시 카리스마를 지닌 한국계 감독이라는 점에 호감을 느껴 진학을 결심했다.

이들의 특별한 사연은 지난해 플래츠버그 로컬신문인 카디널 포인츠가 ‘코리안커넥션: 노정훈과 컬 감독’이라는 제목으로 대서특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컬 감독은 “어렸을 때 아이들은 내가 아시안처럼 생겼다고 놀렸다. 농구는 울분과 스트레스를 푸는 탈출구였다”면서 “아시안에게 농구는 커다란 장벽이다. 그런 어려움을 뚫고 훌륭한 선수가 된 노정훈에게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컬 감독의 오늘을 있게 한 것은 어머니였다. 그는 “어머니는 내가 힘들어 할 때마다 한국인의 피를 물려받은 게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지 알려주셨다”고 회상했다. 그는 막내였지만 돌아가시기 전까지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때문에 한국적 예의범절이 몸에 배어 있고 미국인 아내와 세 자녀 모두 김치 등 한국음식을 너무나도 좋아한다.

어머니는 1959년 미국에 온 후 한번도 고향땅을 밟지 못했다. 5남매를 키우느라 바쁘기도 했지만 한인사회와 연고가 없는 곳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이렇다 할 계기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2005년 어머니가 돌아가시며 남긴 유품에서 컬 감독은 읽을 수 없는 오래 된 고서 두 권을 발견했다. 훗날 뉴시스의 취재 과정에서 단양 우씨 족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훌륭한 벼슬을 한 조상도 많고 나의 한국 뿌리를 알 수 있었다는 게 너무나 기뻤다. 외가쪽도 도지사를 한 분이 있다고 어머니로부터 들었다”며 자랑스러워 했다.

그는 내년 여름 농구단을 이끌고 한국의 대학 및 프로팀과 친선경기를 갖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에 가게 되면 단양 우씨 선영도 찾고 어머니의 일가 친척도 만나는 등 뿌리찾기에도 나설 예정이다.

한국 방문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그는 학교 차원의 펀드레이징을 하고 있지만 20명이 보름 남짓 전지훈련을 갖기 위해선 한인사회와 한국 농구계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는 최근 한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지도자 제의가 있다면 갈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 농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면 영광이다. 아내가 오케이만 해주면 가겠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컬 감독의 한국 방문은 평생 모국을 그리워 한 어머니의 애끓는 마음을 가슴에 품고 가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인구조사를 하면 인종란에 항상 '아시안'이라 표기했을만큼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컬 감독. 그의 특별한 귀향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