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이 아닌 현지인을 대상으로 장사해야”
“한인이 아닌 현지인을 대상으로 장사해야”
  • 웨이하이=고영민 기자
  • 승인 2014.06.21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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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병재 홍리공업사 대표

한때 한국기업들의 대륙진출은 중국정부가 쌍수 들고 환영하는 이른바 이코노미 축제 한마당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상전벽해(桑田碧海)는 고금의 진리, 이제는 중국도 아쉬울 것이 없어졌다.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며, 한국인이 아닌 현지인을 상대로 사업전략을 짜야만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강병재(사진) 홍리공업사 대표가 실전 경험으로 증명하고 있다.

예전에 중국은 외자기업들에게 자국에서 차량을 들여오는 것을 무관세로 허용하는 특혜를 부여했다. 더구나 한국기업들에겐 최대 4대까지 허용하기도 했다. 웨이하이(威海)에서 사업을 하는 수많은 한국인들도 바닷길을 통해 한국 차량을 대량으로 들여왔다. 자동차 보험제도도 부실했던 당시 자동차 공업사들은 자연스레 성수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러한 특혜는 돌연 폐지되고 오히려 높은 관세가 붙기 시작했다. 기아, 현대를 비롯해 혼다 등 해외 유수의 자동차 기업들이 합작형태 등으로 중국에 진출함에 따라 중국제(Made in China)라는 원산지 표시가 붙은 완제품 차량이 대량 출시됐다. 후폭풍으로 이들 자동차 브랜드들의 직영AS센터도 속속 들어섰다. 이는 공업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결정적 이유이다. 전체적으로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중국 경제정책의 부수적 효과 또는 부작용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강 대표는 “이제는 한인들이 아니라 현지인들을 상대로 사업 시스템을 구상해야 하고, 마케팅 전략도 변화하는 환경을 고려해 능동적으로 구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가 운영하는 공업사는 그나마 단골로 남아있는 한국인들이 대다수다. 하지만 작업 내용은 간단한 부품을 교체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언제나 작업복 패션에 고객들을 웃으며 맞이하는 강병재 대표는 1994년 25살에 중국에 처음 도착해 웨이하이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공업사 직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이후 힘겨운 시절이 도래하자 사장은 웨이하이를 떠나버렸고, 강 대표가 이를 인수해 지금까지 이르게 됐다. 그는 현실에 안주했던 실패를 경험삼아 외제차 부품을 취급하는 무역업을 계획하고 있다.

홀로 이국에서 기름때를 묻히며 외롭게 일하고 있던 그에게 한줄기 서광이 비치는 시절도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러브 스토리. “나 같은 놈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길 줄은 몰랐다”고 회고하는 강 대표는 당시 호텔 프런트에서 근무했던 중국인 여성에게 홀딱 반해 줄기차게 치열한 구애작전을 벌였다. 심지어 공업사의 사다리차를 이용해 호텔 3층에서 기숙하던 그녀의 창문을 두드리며 닭살 돋는 온갖 이벤트를 꾸미기도 했다.

칠전팔기의 노력 결과, 청춘사업에 성공한 그는 결혼식장에서 생전 처음으로 양복을 입었다고 한다. 현재, 한인회 축구동호회 회장으로도 활동하며 청장년 한인들의 의기투합에 노력하고 있는 강 대표가 어떠한 방식으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할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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