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산 대표 “우리 시대의 과제, 선진과 통일!”
이갑산 대표 “우리 시대의 과제, 선진과 통일!”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4.12.1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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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민운동 한길 걸어온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대표

“해외동포들과 통일 및 유권자 운동 전개하고 싶어”
“내외동포사회,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자세 절실”

지난 10월 개최된 본지 100호 발행 기념식에서 이갑산(사진)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하 ‘범사련’) 상임대표는 축사를 하며 ‘정의’와 ‘의리’의 차이점을 강조한 바 있다. 정의와 의리는 서로 반대편에 서있기에 시민운동가는 의리가 아닌 사회정의를 위한 활동에 전념해야 한다는 것. 공공성(公共性)을 중시하는 시민운동에 있어 사적 관계에서 자주 거론되는 의리보다는 공적 개념인 정의가 더 중요하다는 것으로 이해됐다.

이갑산 대표는 1987년 6·29선언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되면서 형성된 이른바 ‘87년 체제’ 직후 탄생한 대한민국 최초의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활동에 참여했던 시민운동 1세대이며 시민사회 원로 중 한 명이다. 한국 시민운동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경실련 활동을 시작으로 줄곧 ‘시민운동’이라는 한 우물만을 파온 이갑산 대표가 제시하는 우리 시대의 과제는 ‘선진’과 ‘통일’이었다.

87체제가 시작된 이후 4반세기가 지난 현재, 우리 사회 내의 다양한 갈등을 조정하고, 보수·진보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공존할 수 있는 성숙된 사회를 조성하는 것이 그가 말하는 ‘선진’ 사회의 핵심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념갈등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한반도 분단 상황을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연결고리 중 하나가 바로 ‘통일’이다.

그는 “시민운동도 보다 성숙된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성숙한 시민운동은 법의 테두리 내에서, 준법운동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들 간 연대(연합)의 틀을 처음으로 선보였던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공선협)’, 문민정부 출범을 즈음해 부정비리척결을 위해 시민단체들이 본격적으로 사회참여를 시작한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시민단체협의회(정사협)’ 등이 활약하는 과정에서 참여연대와 환경운동연합을 중심으로 하는 진보진영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라는 거대 연대조직을 탄생시켰다.

이 대표는 “진보단체 주도로 연대회의가 탄생하면서 경실련 일부 그룹을 비롯해 그간 시민사회에서 활동해 온 합리적 보수들은 진보단체들의 활동에 적응하지 못했다”며, “특히 2000년 총선에서 진보단체들이 주축이 된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은 시민사회 내의 남남갈등을 초래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돼버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민운동과 재야운동은 명백히 다르다”며, “스스로 판단한 정의를 위해서라면 폭력(불법행위)을 통해서라도 상대방을 타도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논리를 펴는 게 기존의 재야운동이었다면, 시민운동은 준법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설득하는 과정이다”고 설명했다. 즉, 낙천·낙선운동은 명백한 불법선거운동이며 성숙한 시민운동으로 보긴 어렵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설 땅을 잃어버린 합리적 보수세력들이 모인 연대체가 8년 전 창립한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였고, 150여 단체들이 모인 네트워크는 5년여 동안 소비자, 환경 분야 등에서 풀뿌리시민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쳤다. 그리고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 활동이 근간이 돼 3년 전 탄생한 연대체가 바로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다. 초창기 350여개의 단체가 참여했지만 함께 하기 힘든 극우단체 등이 배제됐고, 합리적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157개의 단체가 현재의 범사련을 구성하고 있다.

“극단으로 치닫는 시대, 중도의 역할 더욱 중요해져”
“양대 정당, 재외동포 대표하는 비례대표 배려해야”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중도세력의 역할은 무엇일까? 이갑산 대표는 “양쪽에 질주하는 기차가 부딪히면 파탄이 날 수밖에 없듯 그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자 했던 것이 경실련이었고 범사련 역시 그 완충역할을 수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흑백논리 팽배, 종북과 극우, 해방정국 극우단체였던 ‘서북청년단’보다 극단적인 ‘일베’ 현상… 등. 이갑산 대표는 “선진화시대에 역행하는 ‘완장’ 세대가 재등장했다”며, “이처럼 극단으로 치닫는 시대에 충격을 흡수하는 중간지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김지하 선생의 말을 인용하며, “중도란 좌우 또는 진보와 보수가 함께 호흡하는 공간이다”고 말했다.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때, 중도세력이 중심이 돼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100여명의 인사들이 전쟁을 반대하며 대화를 통한 평화를 천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던 사례처럼, 독도, 동북공정, 통일문제, 대북인도적지원 등의 민감한 현안들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선 우리 사회 중도 진영의 올바른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갑산 대표는 “해외에서의 한인회 활동경험이 국내 시민운동 활동으로 이어졌고, 특히 경실련 창립을 통해 합법적인 운동을 펼쳐왔다”고 강조할 정도로 해외한인사회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그는 “한인회 운동은 시민운동과 일치한다”며, “범사련이 전개하고 있는 시민유권자 운동도 이러한 관점에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범사련은 2년 전부터 해외지부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5년에는 20개국 도시에 범사련 지부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해외동포들이 금기를 깨며 통일운동에 앞장설 수 있다”고 말했다. 범사련 산하 6개 본부 중에는 유권자운동본부가 있다. 이 대표는 “재외국민들도 투표할 수 있기에, 좋은 후보를 선정하고 정보를 알리는 유권자 운동을 해외동포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재외동포는 피선거권자로서의 권리도 가져야 한다”며, “해외동포들과 함께 호흡한 동포 대표들이 국회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소한 미국, 중국, 일본 지역 동포사회를 대표하는 3명의 비례대표를 여야가 배려해야 한다는 것. 그는 “정치는 표로 말한다”며, “재외동포들이 힘을 합쳐 표로 말한다면 정치권도 마땅히 예우해줄 것이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시민운동가로서 삶의 행복을 찾으며 보람을 느끼고자 한다”는 이갑산 대표는 “창의적이며 진취력이 넘치는 우리 재외동포들의 활약상을 볼 때마다 무한한 감동과 존경을 느낀다”며, “하지만, 일부 동포사회의 분열된 모습을 볼 때면 화합하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그가 제시하는 화합의 방법은 앞서 얘기했듯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는 “새해에는 다름을 인정하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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