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78] 북한산성
[아! 대한민국-78] 북한산성
  • 김정남<본지 고문>
  • 승인 2014.12.27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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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임진왜란(1592년)과 병자호란(1636년)을 겪으면서, 조선은 외적의 침입을 어떻게 막아내어 사직을 지킬 수 있을까를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한산성이 제대로 임시수도의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것을 헤아려 도성 방비를 위해 더 튼튼한 요새와 성이 필요했다. 한양도성과 가까우면서도 지세가 험준해 방어에 유리한 환경을 갖춘 북한산을 주목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북한산은 백제 개루왕5년(132년)에 처음 토성을 축조, 삼국시대부터 중요한 군사요충지였다. 고려 우왕13년(1387년)에 중흥산성이 세워진 것이 최근 경기 문화연구원의 조사에서 밝혀졌다. 북한산성 축조를 두고서는 병자호란 이후 수십 년 동안 논란이 계속되더니 1711년(숙종37년)에 마침내 축성이 완성됐다.

백운봉과 인수봉, 만경대를 중심으로 영취봉, 원효봉, 문수봉, 보현봉 등 북한산의 주요 봉우리를 연결해 12.7km에 이르는 성벽과 13개의 성문과 3개의 수문이 세워졌다. 성의 내부 면적은 6.2㎢ 이고, 숙종이 현장을 답사했을 때 대서문 쪽이 취약하다는 의견에 따라 중성문과 성곽을 이중으로 쌓아 보강했다.

산성을 쌓은 이듬해(1712년)에 완성된 북한산 행궁은 내전 정전 28칸, 외전 정전 28칸, 부속건물 68칸 등 모두 124칸으로 지어졌다. 1915년 7월의 대홍수에 휩쓸려 버린 행궁은 비좁기는 하지만 배산임수, 삼문삼조 등 궁궐건축 원칙에 충실하게 잘 지어져 발굴작업과 함께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돌을 갈아서 만든 성벽은 끼움돌 없이도 종이 한 장 들어갈 틈도 없이 완벽하게 쌓아서 300년이 지난 지금도 원래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수원 화성의 방화수류정, 남한산성 수어장대와 더불어 가장 아름다운 조선 후기 건축물로 꼽히는 산영루(山影樓)는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의 선비들이 즐겨 찾았던 명소지만, 이 누각은 1925년 대홍수로 10개의 주춧돌만 남긴 채 유실된 것을 현재 복원중이다.

국가사적 162호로 지정된 북한산성 안에는 행궁과 산영루 외에도 훈련도감, 금위영, 어영청유원지, 군량미 보관창고, 태고사, 중흥사, 삼천사 등 사찰 18개, 명승터를 비롯해 우물 99개, 저수지 26개 등 다양한 문화유산을 품고 있다. 그러나 북한산성은 경기도 고양시와 서울시에 걸쳐있는데다가,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관리 하에 있어 그동안 그 문화유산적 가치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2014년 6월에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만큼 이제는 그 연속 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남한산성이 활과 창, 칼 등 근력무기시대의 마지막 산성이라면 북한산성은 화약무기 공격에 대비한 산성이라는 점에서 대비된다. 남한산성은 화살을 막기 위해 성벽을 얇고 높게 쌓은 반면, 북한산성은 화포의 공격에 견딜 수 있도록 두께를 2~5m로 두껍고 낮게 쌓았다. 현재의 북한산은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탐방객이 찾는 국립공원이라는 기네스 기록을 보유할 만큼 등산객이 많이 찾는 명산으로서만 기능하고 있지만, 그 문화적 가치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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