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률칼럼>한반도 비망록 : 합종연횡책 가능한가
<이승률칼럼>한반도 비망록 : 합종연횡책 가능한가
  • 이승률
  • 승인 2010.12.1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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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률 <(사)동북아공동체연구회 회장>

지난 11월 23일 6.25전쟁 이후 가장 참혹한 포격 사건이 터졌습니다.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하여 군인
2명과 민간인 2명이 사망하는 등 마을전체가 쑥대밭이 되는 참극을 일으켰습니다. “대한민국이 공격당
했다”는 표현처럼 이 사건은 대한민국 영토와 민간 시설이 북의 명백한 도발에 의해 침해당한 대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연평도 포격에 이어 일본 도쿄신문은 “북한에서 연내 경기도를 목표로 새로운
포격이 있을 것”이라고 북한 정찰총국 간부 발언을 인용 보도하는 등 국내외 언론에서 북한의 추가도발
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일촉즉발로 치닫는 남북의 위기상황 속에서 한반도 정세와 연계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의 주변국가들은 자국의 이해득실을 따라 새로운 외교전선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점에 한국이 강구할 수 있는 새로운 협상용 대안으로 ‘한반도 합종연횡(合從連衡) 외교정책’
을 펼 것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중국 전국시대 최강국인 진(秦)과 그 주변국인 연제초한위조(燕齊楚韓
魏趙) 6국 사이의 외교전술이었던 합종연횡책을 작금의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 외교정책에 적용해
보자는 것입니다.

우선 한국은 한반도 정세에 깊숙이 연계해 있는 미국, 일본과 종적으로 연합하여(합종合從) 각 국가들
간에 안보협력을 강화해 대북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나아가 중국 스스로 무리한 행동을 제어하고 북한
압박에 나서도록 견인해 나가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연평도 포격 이후 정부는 미국·일본과 함께 북한을 압박하는 공동전선 형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을 통해 긴밀한 협력관계 의지를 다지고 있는데, 회담 후 발표한 11개
항의 성명에서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고 추가 도발 저지를 위해 공동 대응한다는 기조를 재확인
하는 한편 중국이 북한에 대해 명확하게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또한미일 합동훈련에 한국이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하기로 합의하는 등 동북아 지역에서 대북 제재 조치를
강화하기 위한 한·미·일 3국 외교 공조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는 주변 우방국가들과
의 긴밀한 협력관계 강화를 통해 한반도 안보와 역내 안정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외교적 노력을
전개해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렛대인 중국 그리고 러시아와 횡적 동맹(연횡·連衡)을 맺
어 경제 교역이나 국제관계 협력 외에 한반도 안보 문제에까지 동반자 관계로서의 협력 수위를 높여가
야 할 것입니다.

북한의 유일한 우방이자 후원국인 중국은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는 국제여론과 달리 “인명과 재산 피해
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라는 정도의 성명을 발표한채로 국제사회를 의식해 남북 사이의 중립을 천명
했지만 실상은 여전히 북한 감싸기를 지속하고 있다라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일 외교안보자문단과의 간담회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한미-북중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보는 것은 또 다른 대결 또는 냉전국면으로 치닫는 우를 범할 수 있으며, 중국의 태도
가 북한을 감싼다고해서 우리 스스로 중국을 멀리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안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측 입장에서 볼때, 중국은 한국과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북한의 지정학적 중요
성(접경 국가로서의 안보문제)을 무시할 수 없는 처지이며, 또한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과 잠재적
위협이 있는 상황에서는 미국과 동맹관계인 한국보다 북한쪽에 군사 외교면에 있어서 더 큰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할만 합니다. 우리는 중국의 심층심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에
대한 인식과 대응의 괴리를 좁혀 나가야 할 것입니다. 예컨대, 중국 역시 자국의 안보와 국익을 위해서
는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를 원하고 있음이 사실입니다.

이런점을 감안하면 한국은 중국으로하여금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이 자신들을 지원하고 도와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도록 설득하고 이를 통해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고 시장경제를 도입하여 중국식 개혁개방이 북한에 미치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와 동시에 중국이 핵개발과 군사도발 같은 북한의 폭력적 도전을 책임지고 관리하도록 유도하는 투트랙 전략(경제-한국지원, 비핵화 안보-중국책임)을 구사하도록 협의해야할 것입니다.

북한이 연평도 포격과 같은 무모한 도발을 감행하는 데는 ‘핵보유’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이 생겼고, 또
한 김정일 체제의 보호를 받는 집권군부세력이 이를 미중(美中) 양국을 교착시키고 한국에 대한 주도권
을 확보하려는 협박용 대남전술전략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으로 하여금 미중(美中)관계에 있어서 양국이 반드시 적대적일 필요는 없다는 점을 설득하고 나아가 중국이 진정한 G2국가로서의 명분과 실리를 갖출 수 있도록 이웃국가(한국)의 안보와 세계평화를 해치는 북한의 도발과 핵무장에 대해 공정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한반도 문제에 기여하도록 우리의 대중 외교 역량을 강화해야 할것입니다.

더불어 천안함 사건 때와 달리 강경한 대북 비난 메시지로 일관하고 있는 러시아와의 관계증진을 통해 전략적 동반자 차원의 확실한 지지를 얻어야 할 것입니다.

결국 한국이 미·일과 중·러를 종과 횡으로 상호소통시키는 ‘합종연횡책’을 구사함으로써 지난 천안함
사건 이후 보여졌던 ‘한미일 대 북중러’의 3각 대결구도를 끊는다면 이러한 협력기류가 북한에 대한
압박과 함께 새로운 출구전략(북한 내부의 체제 안정 및 경제발전)으로 전해져 제3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튼튼한 안보 위에 건강한 남북관계를 다지는 기반이 될 것이며 나아가 통일을 준비하는 또 하나
의 새로운 창의적인 모멘텀(New Creative Momentum)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서 ‘1국 양제’의
통일방안을 제안해 봅니다. 지난 7일 화정평화재단과 한반도선진화재단이 개최한 통일세미나에서 유호
열 교수는 “북한의 급변사태에 따른 갑작스러운 통일에 대비해 중국이 홍콩과 마카오에 적용하고 있는
‘1국 양제’ 통일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즉 ‘1국 양제’ 통일방안은 정치적으로는
통일하되 행정과 경제는 분리하는 ‘제3의 통일방식’으로 독일식 흡수통일에 따른 비용부담을 줄이고 북
한체제의 안정적 전환을 이룰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됩니다.

이것을 다시 말하면 ‘서울’을 한반도의 정치·경제 수도로, ‘평양’을 세계 평화와 국제협력의 다자안보 수
도로 정하자는 것입니다. 즉 북한의 개혁개방을 위해 한국이 경제적 측면을 돕는 동시에 6자회담 참가
국과 UN을 포함하는 한반도 문제 관련국 모두가 참여하는 “한반도 NATO" 설립을 동시에 고려하자는
것입니다. 유럽의 NATO와 같은 국제평화군 사령부를 평양에 설치한다면 이는 세계 역사발전에 ‘새로
운 거대전략(New Grand Strategy)’을 성취하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래 세계를 주도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동북아시아에서 미국과 어깨를 견주
어 세계 질서를 재편하려는 중국, 앞으로도 계속 동아시아의 맹주가 되기를 희망하는 일본, 기축통화국
으로서 여전히 아시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미국 등 급변하는 힘의 이동과 함께 지금은
동아시아 질서에 새로운 권력구도가 탄생하고 있는 과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입니다.

이 가운데 한국은 남북 분단과 대치라는 불운한 역사를 감내하며 국제 여건에 그간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였지만,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잇따라 극복한 저력을 가지고 있고 또한 아시아국가 최초로 G20정상
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며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의 중재국가로서 세계 경제위기 극복 및 금융안
전망 해결에 주도권을 잡는 등 동아시아 중심국가의 반열에 올라서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러한 시점에
한국은 북한 도발에 직면하여 국방력을 최고조로 향상시켜 단호히 대처하는 한편 이러한 군사적·물리
적 대결구도의 다른 한면에서 평화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창의적인 대안도 함께 고려함
으로써 국제 협상력과 외교전에서 유연하고 실리적인 자세를 견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
다.

역사의 교훈에서 보아 왔듯이 어느 한쪽에 치우친 외교는 결과적으로 상당한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지난 정부보다 대중외교를 등한시함으로써 그 틈을 북한이 이용한 것이라는
평가를 교훈삼아 중국 외교에 힘을 쏟는 동시에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과의 상호협력(합종연횡책)
으로 북한의 태도변화를 이끌어내고, 이로써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이루는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것은 공동의 성공을 보장하는 동시에 우리가 신 동북아시대에 중심국으로 도약하는
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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