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회장 “250원 사건 들어보실래요?”
박태준 회장 “250원 사건 들어보실래요?”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5.03.2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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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태준 제남한국인(상)회장 “작은 회사지만 꿈은 아주 크게…”

제남한국인(상)회 박태준 회장에게는 아직도 생각하면 식은땀이 줄줄 흐르면서도 웃음이 절로 나오는 에피소드가 있다. 이른바 ‘250원 사건’.

그가 운영하는 화장품회사에서 새 제품 출시 기념행사로 현지 백화점에서 오픈행사를 가졌다. 박 회장은 구름처럼 몰려드는 고객들에게 감격해 500원(위안)짜리 상품을 반값에 주겠다고 취재 나온 리포터에게 제안했다. “그럼 얼마냐?”는 확인질문에 박 회장은 큰소리로 “250원(얼바이우위안)”이라고 외쳤다. 몹시 당황한 매장 직원이 그에게 귓속말을 했다. “사장님, 실수하신 것 같은데요…” 250은 중국에서 반푼이, 바보 등의 뜻으로 통한다. 박 회장은 오늘도 열심히 중국어 공부 중이라고 한다.

제남한국인(상)회를 이끌고 있는 박태준 회장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 산동성(山東省)의 성도(省都)인 제남(濟南)은 명(明)나라 때 건설된 내성(內城)을 중심으로 공원·대학 등이 있는 문화지구, 서부의 상업지구, 남쪽 주택지구, 북쪽 공업지구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방직·제분·착유·제지 등의 경공업이 일찍부터 발달했고, 오늘날은 공작기계·자동차·시멘트·화학 등 중공업이 발달하고 있으며 교통의 요지로 산동성 서부의 농산물 집산지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문화·교육 중심이라는 제남의 도시성격상 한국인 유학생 수가 800여명에 이를 만큼 대규모 유학생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며, “이와 더불어 한국중소기업들이 함께하는 ‘작지만 강한’ 한인사회가 조직돼 있고 그 수는 나날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인근 태산 및 태항산 등 관광지 개발에 따라 방문객들이 증가하고 있고, 한국인들의 진출과 교류활동도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남한국상회는 2004년 정식으로 발족, 제남시 정부의 인준을 거쳤고 현재 20여개 다양한 업종의 회원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박 회장은 “우리 제남한국상회는 증가하는 교민과 관광객 유입으로 시장이 다양화됨에 따라 선진화 및 정보화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분산된 회원사 마케팅과 판로개척을 단일화하는 보다 효과적인 시장개발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제남한국상회는 좀 더 다양하고 안정된 정착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남으로 유입된 교민들의 초기정착의 어려움과 문화적 충격을 최소화하고, 현지 정부와도 협조해 지속적인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노력 중이다. 박 회장은 “무엇보다 제남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한국인들을 위한 다양한 내수시장을 제남시 정부와 함께 개발하고 성공사례를 늘려감으로써 교민사회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남의 한인사회 역시 교육문제와 의료서비스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교육문제는 대도시에 비해 국제학교의 미비와 교육행정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아 각자 개별적으로 얻은 정보를 통해 소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중수교 초기에 유학생 신분으로 중국을 접했다는 박 회장은 90년대 초반 귀국 후 직장 내 중국 담당부서에서 근무하던 중 제남시와 수원시의 교류사업의 일환으로 2002년 제남에 진출하게 됐고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박 회장은 “전쟁터와 같은 시장에서 기업을 제대로 일군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며, “그동안 행운이 있었고, 특히 주변의 지지와 도움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류의 도움으로 운영하는 화장품회사(미국 비욘세와 합작으로 생산하는 데레온 마스크 및 화장품 생산·유통)와 IT제품연구·생산업체(절전형 발광소재 개발·생산)가 이젠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아직은 길이 멀고 더욱 정진하고 노력해야 하는 작은 회사들이지만 꿈은 아주 크게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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