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향표만리(香飄萬里)', 옌타이 와인박물관을 찾아서
[탐방] '향표만리(香飄萬里)', 옌타이 와인박물관을 찾아서
  • 옌타이=이종환 기자
  • 승인 2015.05.14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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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와이너리의 효시... 박근혜 대통령 중국 방문때의 공식 와인
 

“푸른 물에 시의 맛 담으려, 술로 빚으니 비로소 향기 풍기네(滄浪慾有詩味, 醞釀才能芬芳)” (강택민 중국국가 주석). “향기가 만리를 떠도네(香飄萬里)”(오방국 전인대 상무위원장).“백년을 빚어 만든 술, 향기가 사해와 구주를 떠도네(百年釀成美酒, 香飄四海九州)”(이붕 총리)...

중국 국가 최고 지도자들이 붓으로 쓴 글들이 이어져 전시돼 있다. 직접 찾아와서 남기고 간 글이다. 화국봉 중국 공산당 중앙위 주석 겸 중앙군사위 주석이 쓴 ‘으뜸을 다툰다(爭雄)’이라는 글도 걸려 있다.

혹 중국의 지방에 있는 한 술 제조공장에서 이런 글들을 만난다고 하면 납득이 갈까? 이런 생각 때문에 산동성 옌타이(煙台)에 있는 장유(張裕)포도주박물관을 찾았을 때 무엇보다 벽면에 전시된 글들에 압도당했다.

한국이라면 감히 엄두도 내기 어려운 일일 터였다. 아무리 대범한 국가 최고지도자라도 현역으로서 술 공장을 찾아가 ‘향기가 만리를 떠도네’ 등의 글을 남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언론의 뭇매 때문이다.

북경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옌타이를 거치기로 했을 때 처음에는 펑라이(蓬萊)를 찾아가볼까도 생각했다. 진시황의 명령을 받고 불로초를 찾아 동쪽바다를 향해 떠난 ‘서복동도(徐福東渡)’의 전설이 서린 곳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옌타이에 내려 시내에 있는 쯔푸구의 한 호텔에 여장을 풀면서 마음이 바뀌었다. 해변가에 있는 장유포도주박물관을 찾으면서 해변풍경구도 돌아보자는 생각을 갑자기 떠올렸던 것이다. 옌타이가 ‘옌타이구냥(煙台古釀)’이라는 백주(白酒)의 고향이라는 생각도 이를 거들었는지 모르겠다.

장유포도주박물관은 과거 장유포도주제조공장 부지를 박물관으로 만들어서 관광지로 만든 곳이었다. 입장료는 50위안과 80위안, 150위안의 세종류. 50위안짜리는 박물관을 그냥 돌아보는 입장료이고, 나머지는 장유포도주회사가 생산하는 포도주와 브랜디를 조금 혹은 많이 맛보는 ‘음주체험’이 포함된 것이었다.
박물관은 토요일이어서인지 관람객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전시관에는 장유포도주 생산역사와 함께 세계 포도주의 생산지, 생산량, 소비량도 소개돼 있었다. 세계 최대의 포도주 소비국은 프랑스가 1인당 연간 54.3리터로 1위, 이탈리아가 47.6리터, 포르투갈이 46.7리터로 3위였다. 포도주 생산국 순위 역시 프랑스가 1위로 연간 470만톤, 이어 이탈리아가 405만톤, 스페인이 3위로 400만톤 순이었다.

옌타이의 장유포도주는 중국 와이너리 역사의 효시를 이룬다. 장유포도양주공사(張裕葡萄釀酒公司)의 탄생이 곧바로 중국 와인산업의 시작이었다는 것. 1892년, 장비스(張弼士)라는 선각자가 유럽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 길에 그 곳의 포도 종을 들여와 이웃 지역에 경작하면서 와인제조공장을 세운 게 중국 와인의 시작이라고 한다.

장유포도주는 현재 옌타이지역에 프랑스와인회사와 합작한 샤토 장유카스텔을 비롯한 6개의 와인양조장, 브랜디, 백주 등의 6개 술양조장을 갖고 있다. 2013년 6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공식 방문하였을 때 시진핑 주석이 공식 와인으로 제공한 것도 장유와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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