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사모는 ‘미주한인회총연합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약칭. 지난해 말 급작스럽게 만들어졌는데, 도대체 이 단체가 어떤 단체인지 수상하게 보는 사람도 많다.
모름지기 단체는 한 장소에 모여 함께 활동을 해야 하는데, 인터넷으로만 총사모는 소통을 한다니. 총사모는 인터넷으로 미주총연 회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을 집행부에 보낸다. 회의도 인터넷을 통해서 한다. 때문에 일부 칼럼니스트는 ‘한마디로 실체도 없는 단체’라고 꼬집는다.
“총사모를 곱지 않게 보는 사람들도 있죠. 우리가 하는 설문조사에 답글로 욕을 하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미주총연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단체가 하나쯤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미주총연(조정위원회측) 임시총회가 열리는 날이었던 5월16일. 베일에 가려 있을 것 같은 국승구 총사모 대표를 미국 LA 가든 스위트호텔에서 만났다. 그의 숙소로 들어가 “총사모가 어떤 단체냐”라고 묻자 그는 “재야운동권 단체 정도로 생각해 달라”고 주문했다.
처음에는 자신이 대표를 맡을 생각도 없었다고. 그러나 악역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 어려웠다고 했다. “되돌아보면 미주총연 역사에서 이사회가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어요. 회장의 뜻대로만 총연이 움직였어요.”
그는 이날 엑셀로 정리된 총사모의 회원 리스트를 보여줬다. 회원들의 이메일 연락처, 그리고 그동안 주고받았던 메일 등을 하나도 빠짐없이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등록된 총사모 회원은 80여명. 적은 수같지만 “모두 각 지역의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한인회장을 역임한 사람들이어서 숫자가 결코 적지 않다”고 그는 말했다.
국승구 대표 역시 콜로라도주에 있는 스프링스한인회장을 역임한 인물. 그는 서남부연합회 직전회장으로도 활동했다. 서남부연합회는 2세들의 병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적법 개정운동을 미국에서 최초로 벌였는데 국 회장이 직접 인터넷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해 화제를 모았다.
국 대표는 80년대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 콜로라도에서 무선네트워크 설비사업을 했다.
“제 남편이지만 국 회장은 참 조용하고 점잖은 분이에요. 선비처럼 책 읽기와 글 쓰기를 좋아하는데 컴퓨터도 잘 해요.” 국승구 회장의 아내 국 선 전회장은 이같이 남편을 소개했다. 국 선 전회장도 스프링스한인회장을 역임했다.
“김재권 회장이 미주총연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총사모가 일정부분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총사모를 설립한 목표는 달성한 거죠. 하지만 총사모와 같은 단체는 계속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하다면 김재권 회장에게도 쓴 소리를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