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광복70년, 재외동포들의 모국기여(母國寄與)를 잊었는가?
[기고] 광복70년, 재외동포들의 모국기여(母國寄與)를 잊었는가?
  • 정영국<전 재외동포재단 기획실장>
  • 승인 2015.08.2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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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70년 기념학술대회가 지난 8월 6일부터 7일까지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한국정치학회, 한국사회사학회 공동주최로 개최됐다. 필자는 동 학술대회가 ‘광복70년 한국사회와 한국인의 삶’을 대주제로 한국사회 전반의 발전상을 되돌아보고 그간의 발전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성찰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는 회의였기에 그간 대한민국이 이루어 온 ‘국가건설’, ‘경제발전’, 그리고 ‘민주화’에 동참해온 재외동포들의 모국기여 업적들이 정부의 감사표명과 함께 학술적으로 논의되지 않을까하는 예상을 했다가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학술대회 자료집 어디에도 ‘재외동포’라는 단어를 찾을 수 없었고, 발제자나 토론자도 재외동포라는 용어조차 거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복70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에 한국 근·현대사의 역사적 산물인 730만 재외동포들의 역사적 발자취나 모국을 향한 동포들의 헌신과 기여의 족적들이 하나의 의제로 채택되지 못한 아쉬움과 함께 혹시 국내에 살고 있는 우리국민들은 재외동포들의 모국기여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이 밀려왔다.

지난 20세기, 한민족의 약 1할에 가까운 핏줄들이 조상 대대로 살아온 한반도를 떠나 타국으로 이주했다. 이들은 강제이주·징용·징병·국제결혼·유학 등 여러 사정으로 모국의 둥지를 떠나 현재 170여 국가에 거주하면서 언어장애·문화충격 등 갖은 장애물을 헤치며 한민족의 특성인 끈기와 인내로 살아가고 있다.

조국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기여해온 동포들의 업적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먼저 재일동포들은 6·25사변 당시 641명의 유학생으로 학도의용군을 조직해 목숨을 바쳐 조국의 전선을 지켰고(전사자 61명), 한국 최초의 산업공단인 구로공단 세울 것을 제안하고 투자했으며, 1970년대 새마을운동 때에는 도로포장, 마을회관 건립, 전화, 전기, 수도 개설로 고향땅을 일구었고, 감귤나무 400만 그루를 보급하여 빈곤의 섬 제주도를 풍요의 땅으로 변모시켰으며, 88서울올림픽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 541억원의 성금을 지원했고, 주일한국대사관을 비롯한 9개공관 건물을 국가재산으로 헌납했다.

재미동포들은 일찍이 박용만, 이승만, 안창호, 서재필 등 동포사회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대한인국민회(1909.2)’, ‘흥사단(1913.5.13)’ 등 독립운동단체를 결성해 어렵게 번 돈을 상해임시정부를 비롯한 조국의 독립자금으로 송금하여 국내외에서의 독립운동을 도왔다.

그리고 지난 60년대 대한민국이 저개발국가에서 ‘과학입국’으로 변모하도록 선진기술을 지원했고, 군사정부시절에는 조국의 민주화를 촉구했으며, 이후 과학기술자들의 두뇌유인을 통한 선진지식과 첨단기술을 모국에 전수하여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덕과학단지, 포항제철을 세우는 등 한국의 고도산업화에 이바지했다.

중국동포들은 1910년을 전후하여 한일병합으로 나라가 국권을 상실하자 주로 항일독립투쟁전선에 참여하기 위해 상해·만주 등지로 망명이주 한 동포들로서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격살(1910.10.26), 봉오동 전투(1920.6.6), 청산리대첩(1920.10.21), 윤봉길의사의 상해 홍구공원 의거사건(1932.4.29.) 등이 대표적인 독립투쟁사이다.

한편 1980~90년대에는 중국동포들의 노동력이 분당과 일산의 아파트 등 주택 200만호 건설에 투입됐고 지금도 건설현장의 노무인력은 대부분 중국동포들이 맡고 있다. 뿐만 아니라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 의 비즈니스 파트너 등으로 한-중 간의 경제교류 심화와 활성화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2014년도 한-중 간의 교역규모는 2350억불 인데 이중 한국의 대중국수출액은 1450억불, 수입액은 900억불로서 크게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전략적동반자 관계로 정치적으로도 발전했다.

이밖에도 러시아를 포함한 독립국가연합(CIS)지역의 항일독립운동의 역사를 비롯하여 독일 광부간호사의 한국경제발전 기여 등 숫한 공적(功績)들이 있다. 세계 각국의 재외동포들은 IMF때에는 금모으기와 달러송금으로 조국을 경제위기로부터 벗어나도록 하는데 앞장섰다. 위에서 살펴본바와 같이 재외동포들은 조국 대한민국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조국을 도왔으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물심양면으로 기여했다.

그렇다면 향후 70년, 한민족의 새로운 도약의 길에 재외동포들의 역할은 또 무엇인가? 염치없는 소리 한다고 질책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는 재외동포사회의 현재의 역량과 미래의 잠재력, 그리고 ‘글로벌코리안네트워크(GKN)’의 전략적 활용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대외경제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이 경제발전과 선진일류국가를 건설하려 한다면 글로벌화의 심화를 통한 국가이미지 및 국가브랜드, 국가경쟁력 강화가 불가피하다.

여기에는 정부, 기업, 학계, NGO등 국내에서 가용할 수 있는 요소만으로는 부족하고 해외의 고급두뇌와 지식, 정보, 과학기술, 자본 등 소위 민족자산의 전략적 활용이 요구된다. 다시 말해 ‘내외동포정보자원’의 총체적 활용이 긴요한 것이다. 때문에 다가올 70년의 미래에도 재외동포들의 변함없는 성원과 기여가 필수적이다. 광복 70년, 재외동포들의 그간의 노고와 모국기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필자소개
정영국 정치학박사, 전 재외동포재단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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