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다니엘 시올리 후보와 에바 페론
[해외기고] 다니엘 시올리 후보와 에바 페론
  • 박채순<정치학 박사, 존에프케네디 대학>
  • 승인 2015.10.24 0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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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올리, 크리스티나 알베레스 장관과 노벨 평화상 에스키벨.[사진=크리스티나 페이스북]
아르헨티나 많은 국민들 사이에 후안 도밍고 페론(Juan Domingo Perón)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 에바 두아르떼 페론(Eva Duarte Perón)은 살아있는 전설이다.

에바 두아르떼 페론은 1919년 출생하여 1952년에 33세의 짧은 인생을 살았다. 그러나 아직도 국민 사이엔 에비따(Evita)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으며 심지어 성녀로도 칭송 받는다. 그녀는 페론이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페론을 정치적으로 도왔고, 페론이 대통령이 되기 1년 전인 1945년에 26세의 나이에 50세 페론의 두 번째 부인으로 혼인한다.

그는 영부인으로서 노동자 서민을 위해 사회구제 사업에 정성을 쏟았으며, 아르헨티나 여성의 참정권 실현도 그녀가 주도했다. 페론 대통령이 2기 임기를 시작할 무렵 오랜 암 투병 끝에 1952년 7월 26일 33세의 나이로 온 국민의 애도 속에 사망한다. 돌이켜 보면 그녀는 짧은 인생 동안 굵게 그리고 국민을 위한 큰 업적을 남기고 생을 마감한 것이다.

페론은 세 번의 임기 중 두 번째는 군부 쿠데타로 실각하고 망명 생활을 했으며, 국민의 뜻으로 당선된 세 번째 임기는 사망으로 마감했다. 아르헨티나 국민이 아직까지도 페론과 에바를 아끼는 것은 그들이 추진했던 국가 위주의 정책과 친 노동자 서민을 취한 정책에 크게 기인하지만, 그들의 생이 파란만장함 했었음에도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본다.

아직도 아르헨티나의 집권 정의당(Partido Justialista)은 페론의 이름을 딴 페론당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심지어 국민들 사이에는 페론당이 아니면 집권이 쉽지 않고, 다른 정파가 집권하면 정권 유지도 어렵다는 신화 같은 설이 존재하기도 한다.

▲ Cristina Alvarez Rodríguez Infraestructura 장관의 기자회견.
페론의 역사를 보면, 1945년 10월17일 군사 정권에 의해 감옥에 갇힌 페론을 석방하고 총선거를 실시하라고 주장하는 노동자들의 대규모 집단 시위가 있었고, 결국 군사 정부는 1946년 2월24일 선거를 실시하여서 페론이 처음 대통령에 당선 된 것이다.

페론당과 페론을 추종하는 국민들은 당시 국민이 일어섰던 1945년 10월17일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10월17일을 충성의 날로 정하고 기념행사를 갖고 있다.

금년에도 70회를 맞는 충성의 날 기념식을 거행했으며, 10월16일 금요일 오전 10시에 에바 박물관(Museo Evita) 관장이며, 현 부에노스아이레스주의 기간산업 장관 크리스티나 알바레스 로드리게스(Cristina Álvarez Rodríguez)가 외신기자들을 에바 페론 박물관으로 초청하여 외신기자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크리스티나 장관은 그녀의 친 할머니가 에바 두아르테 페론(Eva Duarte Perón)의 친 언니(Blanca Duarte de Álvarez Rodríguez)로 에바 페론과 가까운 친척이〮다. 물론 이 자리는 에바 페론의 손녀딸이 페론당 후보자인 시올리 선거를 위해, 외신 기자들을 초청하여 에바 페론과 페론당 주자 시올리를 연계하여 선거 운동을 하기 위하여 마련한 것이다.

다니엘 시올리 후보는 이 나라에서 대선 역사상 처음으로 실시되었던 TV방송에 출연하지 않고, 외신 기자 초청 회견에도 응하지 않고 독자적인 선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크리스티나 알바레스는 현 집권당인 페론당 내에서 그가 가진 에바 페론의 손녀라는 상징성과, 일찍부터 정계에 투신하여 국회의원 등 공·사직에 근무한 이 진영에서 비중이 큰 정치인이다.

간담회에서 크리스티나 알바레스 장관은 페론 운동 70주년에 맞추어 페론주의 정부를 시올리 후보가 계승해야 되는 당위성과 네스토르와 크리스티나 키르츠네르 정부의 성과와 업적에 대해 소개했다. 자연스럽게 그의 가계와 페론당, 그리고 크리스티나와 시올리로 연결되는 점을 소개하고 시올리 후보에 대한 지지를 잊지 않았다.

▲ 크리스티나 알베레스 로드리게스가 기자회견 후 필자와 기념촬영을 했다.
필자도 크리스티나 장관에게 두 가지 질문을 했는데, 하나는 국민의 50% 이상이 정권 교체를 희망하는 데, 만약 시올리 후보가 당선 될 경우, 이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뜻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와 한국과 한국 교민들에 관한 것이었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사실 같은 정권임에도 불구하고, 크리스티나와 시올리는 개인으로서 성격이 다르고 그 참모들도 대부분 다르다”고 의미 있는 표현을 했다. 현재 선거 구도상 크리스티나를 배척하지 못해도, 결국 당선 후에 정책은 현 정부의 정책과 다를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둘째 질문에 대해서는 “아르헨티나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아주 열심히 일하고, 우리나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집권 후에는 한인들과도 긴밀한 협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오면서 필자에게 “꼭 한국을 가보고 싶습니다”라고 표현하여 한국과의 관계에 대한 필자의 질문에 개인적으로 관심을 주었다.

이제 선거는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이 남아 있다. 페론과 에바 그리고 현 대통령까지를 기반으로 한 현 정부를 잇는 시올리냐, 아니면 바꾸자는 국민의 열망으로 마끄리나 마사가 선전을 하느냐가 이틀 후면 판가름 날 아르헨티나 대선 전야다.

필자소개
정치학 박사·존에프케네디 대학, 국립 라플라타 대학교 KF 객원 교수
아르헨티나 외신 기자협회 소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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