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인물로 보는 한국 민주화운동사 '이 사람을 보라 2'
[신간] 인물로 보는 한국 민주화운동사 '이 사람을 보라 2'
  • 노영진 기자
  • 승인 2016.02.05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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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지음
 

김정남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비서관의 신간 <이 사람을 보라 2>(도서출판 두레, 636쪽, 2만3,000원)가 발간됐다.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엄혹하고 어두웠던 군사독재시대를 돌아보며, 그 암흑시대에 빛을 비추어 민주화 시대를 연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 <이 사람을 보라 1>의 후속작이다.

<이 사람을 보라 2>에는 1권에 수록된 29명에 이어 이 땅의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헌신한 사람들 20명과,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중심에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시대의 아픔을 함께 느끼며 힘없는 이들 옆에서 고난의 길을 함께 걷고 있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권에 소개된 인물은 장일순, 홍남순, 최종길, 치종선, 천관우, 박윤배, 신현봉, 최기식, 김남주, 장기표, 전병용, 여익구씨 등으로, 1권과 달리 한국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이지 않게 큰 역할을 한 이들이 많다.

이들 중에서도 김정남 전 수석은 저자로서 “꼭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 셋”이라고 한다. 1권에 소개된 박중기씨와 2권에 실린 박윤배씨와 전병용씨다. “이들의 이야기, 특히 나와 관련된 것들은 나만이 알뿐만 아니라 내가 아니면 쓸 사람이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박윤배씨는 그의 친구인 언론인 임재경씨에 의해 처음 세상에 소개된 이후, 채현국, 서립규, 김지하, 고 리영희씨 등의 글 속에서 조금씩 간접적으로 소개되었다. 그를 주인공으로 그의 삶을 다룬 글은 이 책이 처음이다. 그는 동아일보 기자들의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뒤에서 도왔고, 김지하 구명운동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특히 민주화투쟁의 과정에서 쫓기는 사람들이 은신할 수 있는 마지막 피난처로 떠올리는 곳이 흥국탄광이었는데, 박윤배씨가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재야 민주화운동 막후 기지의 사령관’이자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그런 그도 김태홍(당시 기자협회장)씨의 도피를 도와주었다 잡혀가 남영동에서 이근안에게 끔찍한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이렇듯 군사독재 암흑시대의 악(惡)과 싸워 민주주의 시대를 여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죽고, 모진 고문을 당했다. 그 끝 모를 어둠 속에서 등불을 밝혀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이들은 누구이며, 어떻게 고난을 당하고 또 헤쳐 나갔는가?

이 책은 30여 년 동안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저자가 직간접으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는 한국 민주화운동사라는 점에서 한국 현대사와 한국 민주화운동사의 생생한 증언이며, 또한 우리 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1차적 자료로 손색이 없다. 또한 구체적인 인물들의 삶을 통해 기록한 ‘살아 있는 역사’이자 아름답게 산 사람들에 대한 ‘인물 열전’이다.

어둠이 어둠을 몰아낼 수는 없다. 빛만이 어둠을 몰아낼 수 있다. 이 책은 결국 어둠에 빛을 비춘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대의(大義)를 위해 자신을 바친 사람들을 통해 지난 역사를 돌아본 이야기다. 이 책은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며, 진정 가치있는 삶은 어떤 것인지를 깨우쳐준다.

저자인 김 전 수석은 “민주화운동의 막후 비밀병기”라고도 불려지는, 민주화운동의 ‘보이지 않는 손’이자 ‘산 증인’이다. 김수환 추기경은 김정남 전 수석의 민주화운동에 대한 헌신을 기리며 “민주화운동은 그의 삶 자체였고, 그의 발길이 미치지 않고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민주화운동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은 1964년 6·3 한일회담 반대투쟁의 배후 인물로 구속된 이래 30여년 동안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 양심선언운동의 제창, 최종길 교수 고문치사 사건과 인혁당 사건의 진상조사 및 폭로, 김지하 양심선언 발표, ‘민주구국헌장’의 작성과 발표, ‘보도지침’ 폭로도 그의 주도나 지원 속에 이루어졌다. 1987년에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에 알리고, 이를 고발하는 사제단의 성명서를 작성해 6월항쟁이 폭발적으로 전개되는 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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