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들에게 ‘한옥’은 남산골 한옥마을 등지에서나 볼 수 있는 유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한옥이 보존해야 할 전통자산으로서 뿐만 아니라 누구나 쉽게 짓고 거주하는 생활공간으로 탈바꿈 돼야 한다는 취지의 한옥박람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전통장인들의 대장간 가마 재현부터 정자 건축까지, 전시와 체험으로 한옥의 전통과 미래를 모두 만나볼 수 있는 ‘2016 서울한옥박람회’ 개막식이 2월1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렸다.
서울시와 아시아투데이가 주최하고 2016 서울한옥박람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김덕룡)가 주관한 이번 박람회는 21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며, 전통장인부터 한옥 건축‧자재업체, 대학교 등 200여곳이 참여한 최대 규모의 한옥전문 박람회다.
박원순 서울시장, 구본홍 아시아투데이 부회장과 우종순 사장, 게르하르트 자바틸 유럽연합대사 등 주요 인사 및 시민 등 1,000여명이 참석한 이날 개막식에서 김덕룡 한옥박람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한옥은 예부터 편안히 몸을 뉘던 공간이자 한국인의 일상과 삶이 녹아있는 집이고, 한옥 그 자체가 전통이자 문화”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하지만 한옥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가 부족해 동경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라며 “이번 박람회는 한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한옥 관련 산업 분야를 발전시키며, 한옥을 발전시켜온 장인들의 노고와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전달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원순 시장은 인사말에서 “언젠가 북촌에서 웨딩사진을 찍고 있는 홍콩 부부를 보면서 한옥이 외국인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꼈다”며 “앞으로 우리 서울시는 한옥 보존과 관련해 북촌으로 제한하지 않고 서울 전역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최측에 따르면, 한옥의 대중화를 위해 기획된 이번 박람회는 누구나 쉽게 한옥을 이해하고 접할 수 있도록 △(기획‧특별) 전시 △체험 △부대행사 등 380여 개의 부스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살고, 만드는 사람을 위한 한옥 대중화·산업화’를 목표로 한 ‘서울한옥자산선언’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 박람회에서 시 한옥지원센터와 한옥 전통목수가 컨설턴트로 참여하는 한옥건축 상담코너를 운영한다.
한옥 대중화와 관련해 정유승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한옥을 지키고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한옥에 대한 가치 이해와 정책 공감대가 중요하며, 한옥장인과 그 분야에 종사하는 산업체, 단체들의 교류의 장이 필요하다”며 “처음 개최되는 한옥박람회가 관람객들에게는 한옥과 관련된 전통문화, 장인들의 가치를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참가업체들에게는 실질적인 비즈니스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