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막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억만장자’, ‘막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 LA=박상훈 학생기자(UCLA)
  • 승인 2016.05.2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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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신뢰도와 일관성 없는 정치행태… 유학생 지지 발언도 의심스러워”

요즘 미국은 물론 지구촌에서 가장 화제와 논란의 중심이 되는 사람을 뽑으라면, 단연코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로 확실시 되고 있는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Trump Organization) 회장 도널드 트럼프가 1순위에 오를 것이다.

트럼프는 미국 내 불법 이민자 추방,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 등 파격적인 이민정책 외에도 대한민국의 미군 주둔 비용 전액 부담, 미군기지 철수, 대한민국의 핵무장 허용 등의 발언으로 미국만큼이나 한인사회와 한국 내에서 논란이 되는 인물이다.

▲ 현재 미 대선 공화당 후보로 확실시 되고 있는 Trump Organization의 ‘억만장자’ 회장 도널드 트럼프.[사진=도널드 트럼프 공식 트위터]

트럼프의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막말’들이 미국 및 국제사회에 커다란 논란을 일으키고 비난을 가져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테드 크루즈나 존 케이식, 젭 부시 등 다른 공화당 경선 경쟁자들을 압도적으로 물리치는 모습이다. 이변이 없는 한 올해 미국 대선의 공화당 후보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민자 차별 발언과 더불어 유색인종이나 여성, 이슬람 신도 등을 대상으로 하는 혐오 발언들로 인해 백인 우월주의자 혹은 민족주의자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백인 미국인들을 우선시하고, 이민자들과 유색인종을 차별한다고 알려진 트럼프가 실제로 대통령이 되었을 때, 현재 미국에서 비자를 받아 공부하고 있는 수많은 유학생들은 어떠한 영향을 받을까? 현재 트럼프의 공식 선거운동 웹사이트(www.donaldjtrump.com)를 분석하면, 공식적으로 유학생들에 관한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공약은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트럼프의 공식 트위터를 통한 발언들을 종합분석해보면 유학생들에 대한 그의 입장과 계획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다.

놀랍게도, 트럼프는 유학생들을 향해 막말이 아닌 ‘지지’를 보내고 있다.

“When foreigners attend our great colleges & want to stay in the U.S., they should not be thrown out of our country.”
(외국인들이 미국 주요 대학에 다니거나 미국에 체류하고자 할 경우, 그들을 우리나라에서 내쫓아내선 안된다.)

“I want talented people to come into this country—to work hard and to become citizens. Silicon Valley needs engineers, etc.”
(나는 재능 있는 사람들이 실리콘밸리 등 그들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며, 미국시민이 되고자 이 나라에 오기를 원한다.)

비록 1년 전의 오래된 발언이기는 하지만, 트럼프는 재능 있는 해외 인재들이 유학생으로 많이 들어와야 하며, 미국은 그들을 내쫓는 것이 아니라 실리콘 밸리 등 그들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시민권을 얻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소 이민자들과 소수자들을 무시하고 막말을 일삼던 트럼프가 했던 발언이라고 하기에는 믿지 못할 만큼 생소하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걱정하는 유학생들에게는 반갑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의 다른 공약들과 발언들을 살펴보면, 유학생들을 향한 그의 말들은 온전하지 못하고 모순적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첫째로 트럼프가 공식적으로 내세운 그의 이민정책 공약을 보면, 그는 미국 비 시민권자들의 취업을 허가해주는 1H-B 비자를 갖고 있는 유학생 출신 외국인 인재들의 보장 임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겉으로 보면 이것이 유학생들의 권리를 신장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동안 미국 시민권자들과 비교해 낮은 임금을 받으며 일했던 외국 인재들의 인건비를 전보다 값비싸게 만들어 노동시장에서 유학생 출신 외국인들의 경쟁력을 떨어트리려는 의도가 담겨있는 전략이다.

둘째, 그는 미국 내 회사들이 미국 시민권자들을 우선적으로 고용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의 정책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셋째로 많은 유학생들이 미국에서 공부하고 일하는 것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정확히 어떠한 방식으로 유학생들을 더 많이 미국으로 끌어들이며 어떻게 일자리와 시민권을 보장해줄 것인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 현재,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실시 되고 있는 흐름이다. 공화당 주류의 견제는 여전하지만 그의 세몰이는 ‘막말’만큼이나 거침이 없다.[사진=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또, 공화당 경선에 출마하는 순간부터 승리가 확실시 되고 있는 최근까지 항상 자신의 발언들과 약속들을 자신의 입맛에 따라 번복하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자신에 대한 신뢰도를 깎아 내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례로 북한 김정은을 맹비난하며 북한 정권을 강력하게 몰아붙이던 그는 최근 갑작스레 김정은의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태세를 전환했다. 항상 최저임금 인상과 부자증세를 반대해왔던 트럼프는 최근 자신의 입장을 뒤집는 反기업적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자신의 발언과 공약들에 대한 트럼프의 이러한 불확실함, 낮은 무게감, 모순점들은 유학생들에 관한 그의 발언들도 신뢰할 수 없게 만들며, 다른 공약들처럼 언제든 번복되고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뒤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을 심어준다. 특히 그의 불안정하고, 기회주의적이며 모순적인 모습들은 정치인으로서 트럼프의 신뢰도와 이미지를 깎아 내린다.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면, 현재 그가 불법 이민자들이나 다른 소수자들을 향해 내뱉는 막말을 유학생들에게 똑같이 하며, 배타적이고 차별적인 정책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정치인으로서 갖고 있는 낮은 신뢰도와 일관성 없는 행태로 미루어 유학생 관련 정책들도 일관적이지 못할 것이다. 더욱이 파격적인 이민·외교·경제 정책들이 난무하는 상황 속에서 많은 유학생들은 큰 혼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아쉽게도 유학생들은 투표권이 없어 미 대선의 경선과 본선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가 실제로 대선 본선까지 승리해 미국의 대통령이 되든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혹은 버니 샌더스가 대통령이 되든지 간에 대한민국 출신 유학생들이 타지에 와서 더 편하게 공부하고, 일하며 그들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정책이 일관성 있게 펼쳐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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