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관광산업, '섬세한 배려'에 '일자리' 있다
[수첩] 관광산업, '섬세한 배려'에 '일자리' 있다
  • 동경= 이종환 월드코리안플러스 대표
  • 승인 2017.05.2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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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시적소에 안내판이....동경 우에노역의 '관광디테일'

 
이바라키현 미토행 열차를 타러 동경의 우에노역에 갔다가 구내에서 ‘날개의 상’라고 이름 붙여진 조각상을 봤다. 옆으로는 ‘만남의 장소’라고 적혀 있었다. 우에노 역에서 누굴 만나려면, 이 조각상에서 만나라는 얘기였다.

보통 기차역마다 광장이 있고, 또 거기에 시계탑이 있어서 만남의 장소로 쓰인다. 하지만 우에노역은 광장을 덮어 실내로 만드는 바람에, 조각상을 세워 만남의 장소로 한 것 같았다. 옆으로 관광안내소도 있으나 관광안내소를 만남의 장소로 하기에는 폐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의 지하철이나 기차역, 공공장소에는 이처럼 남을 위해 배려한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만남의 장소’도 그렇지만, 출입이나 주변을 안내하는 안내판도 특히 그렇다. 지하철에 내려서 어느 출구로 가야 할까 찾아보려고 하면 바로 부근에 지도가 딸린 안내판을 찾을 수 있다. 손님이 궁금해할 만한 곳에 안내지도가 있는 것이다. 이것이 '섬세한 배려' 다시 말해 ‘디테일’이고, 일본은 디테일에 강한 나라다.

얘기가 나온 김에 우에노역에 대해 더 말해보자. 역에는 역 주변에 돌아볼 만한 곳을 안내한 관광안내표지도 있다. ‘Fun Tokyo, 거리 걷기 BOX 우에노’라고 타이틀을 단 대형 주변 소개지도가 애교스럽게 사람들을 맞고 있다.

시간만 나면 한번 둘러보고 싶을 정도로 잘 그려져 있는 관광지도다. 걸어서 가면 얼마나 걸리는지도 짐작할 수 있도록 표시돼 있다. 또 지역 축제가 열리는 시기까지도 적어놓아서, 시간만 되면 찾아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마치 역구내에 '만남의 장소'를 만들어놓은 것같은, 낯선 관광객들을 위한 섬세한 배려다.

역 구내광장에는 이벤트 행사도 벌이지고 있었다. 기자가 찾았을 때는 마침 아오모리 특산품 직거래 시장이 열렸다. 아오모리는 일본 혼슈 최북단의 도시로, 넘어가면 홋카이도가 있다. 직거래 시장에는 지역특산인 사과가 5개 500엔, 막걸리 병만한 사과주스가 1병에 350엔, 즈가루산 사케, 참치나 미역 같은 등 신선한 해산물, 마늘 등 농산물, 심지어 나무 도마와 칠기밥그릇, 젓가락까지 다양한 제품들의 전시돼 판매되고 있었다. 한쪽으로는 현지 관광을 소개하는 부쓰도 있어서, 팜플렛을 비치해놓고 직접 관광을 주문받기도 하는 것 같았다.

관광은 흔히 ‘굴뚝없는 산업’이라고 한다. 관광만큼 무한대로 커질 수 있는 산업도 없고, 또 그만큼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산업도 찾기 어렵다. 정부나 민간이 디테일에 신경을 쓰면 일도 많아지고 일자리도 덩달아 많아진다. 나아가 관광 디테일까지 신경 쓴다면, 관광은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이 될 수 있다.

마침 기자가 방문했을 때 일본 언론들은 해외에서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수가 역대 가장 이른 시기에 1,000만명을 돌파했다는 일본 관광청의 발표를 인용하면서, 한국인 관광객이 220여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소개했다.

우리도 일본 등 까다로운 지역의 관광객 마음까지 살 수 있도록 ‘디테일’에 더욱 신경 써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차제에 우리도 일본처럼 ‘관광청’을 만들어서, 관광산업에 대한 인식과 행정도 바꿔야 하지 않을지 모르겠다. 

▲ 우에노역 만남의 장소인 '날개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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