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을 두려워하지 마라, 불모지를 향해 과감히 나아가라”
“도전을 두려워하지 마라, 불모지를 향해 과감히 나아가라”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7.06.1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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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재단, 14명의 글로벌 리더 스토리 책으로 엮어 - 박종범 영산그룹 회장 편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주철기)이 역대 세계한상대회장들의 성공 스토리를 엮은 책 <한상(韓商) 세계를 품다>(175쪽)를 발간했다. 이 책에는 숱한 역경을 딛고 정상에 오른 한상 리더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무일푼으로 시작해 인도네시아 최고의 원목 사업회사로 성장한 코린도그룹의 승은호 회장, 친환경 철강 파이프 코팅제를 개발해 미국 시장을 석권한 홍명기 듀라코트 회장,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도전해 가나 최대의 건설회사로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임도재 글로텍엔지니어링 대표 등 14명의 역대 한상 회장들의 도전기다. 동포재단은 이 책을 펴내며 “한민족공동체 기업인 및 청년들의 훌륭한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음은 역대 한상대회장의 성공 스토리 중 박종범 영산그룹 회장 편이다. 약 10쪽 분량의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편집자 주>

▲ 박종범 영산그룹 회장.
최악의 위기를 신뢰 구축의 기반으로 삼다

“사업 초기에는 잠을 거의 이루지 못했어요. 하루 2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었고 그나마 잠을 자다가도 온 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채 깨어나는 일이 많았습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영산그룹은 전 세계 15개국에 28곳의 법인과 지사를 둔 글로벌 기업이다. 1994년 설립 이후 러시아, CIS 국가를 포함한 동유럽, 그리고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제조, 무역, 물류시장을 개척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어 왔다.

기아자동차에 근무하던 박종범 회장이 처음 오스트리아로 간 것은 1996년도. 기아 인터트레이드 오스트리아 법인장으로 발령받았을 때만 해도 이곳 생활이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한국은 IMF 외환위기라는 격랑을 맞게 됐고, 기아자동차는 현대자동차에 인수되고 말았다.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지, 오스트리아에 남아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던 상황에서 그는 수많은 갈등과 고민을 거듭한 끝에 오스트리아를 선택했다. 그리고 무작정 회사를 차렸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유럽은 역사도 오래됐고 사회 전체 구조가 촘촘히 짜여 있어서 빈틈이 없었습니다. 동양인이 그들과 경쟁하면서 사업을 이끈다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 박종범 회장은 2014년 10월 부산에서 열린 제13차 세계한상대회의 대회장을 맡았다.
박 회장은 서유럽을 벗어나 러시아로 눈을 돌렸다. 당시 러시아는 공산체제가 무너진 지 10년 밖에 되지 않았고 CIS 국가들도 러시아연방에서 독립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비엔나에 어린 자녀와 아내를 두고 홀로 우크라이나로 향했다. 그곳에서 처음 시작한 것이 사탕 포장지를 공급하는 일이었다. 사탕 포장용 필름을 시작으로 석유화학 관련 제품을  공급했다. 당시 주 거래처였던 우크라이나 사탕 공장의 성장으로 영산의 주문량은 꾸준히 늘었다.

인쇄기를 24시간 풀가동해야 할 정도였다. 그런데 인쇄기를 1년 내내 쉴 새 없이 돌리다보니 인쇄기의 실린더 동판이 닳아 인쇄 형태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영산은 165만 달러에 이르는 클레임을 맞았다.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영산은 회사 문을 닫지도 도망치지도 않았고 2년 6개월 만에 50만 달러를 상환하자 우크라이나 거래처는 크게 감복했다. 업체는 박 회장에게 자동차 관련 사업을 함께 해보자는 제의도 했다.

▲ 영산이 후원하고 WCN이 주최한 중동난민을 돕기 위한 자선음악회. 지난해 12월 비엔나한인회관에서 열렸다.
박 회장은 한국 자동차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중간 무역을 했다. 2008년부터는 자동차 부품 제조 판매와 자동차 개조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영산은 점진적으로 슬로바키아, 체코, 터키, 아프리카 말리, 모잠비크 지역과 전북 전주에 자동차 공장을 설립하며, 2016년 현재 15개국에 28개의 사업장을 가진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했다.

사랑과 봉사, 휴머니즘 그리고 예술적 가치를 존중하는 기업

카톨릭 신자인 박종범 회장의 세례명은 카르멜로다. 카르멜로는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에 위치한 산으로, 성스럽다는 뜻에서 영산으로 불렸다. 박종범 회장의 고향은 영산강 상류에 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한국에 대한 자긍심을 담고자 회사 이름을 영산으로 지었다.

박 회장은 매월 한차례 유학생들을 뽑아 챔버 앙상블을 구성한 뒤 양로원, 고아원을 찾아가 공연을 펼치는 찾아가는 음악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매년 12월 초 ‘난민돕기 자선음악회’를 펼친다. 그는 한-오 수교 120주년을 기념하며 680페이지 분량의 <오스트리아 속의 한국인>을 한국어와 독일어로 펴냈고, 한식의 24가지 조리법을 소개한 <한식>을 12개국 언어로 번역해 출간했다.

▲ 2015년 불가리아에서 열렸던 유럽차세대 한국어웅변대회 장면.
▲ 2013년 유럽한인총연합회가 진행한 유럽한인 차세대 국토대장정.
2010년 오스트리아한인연합회장으로 취임한 후에는 ‘한인 문화회관’ 건립을 주도했다. 박 회장은 유럽한인총연합회장을 맡으면서 ‘유럽한인 차세대 한국어 웅변대회’를 개최하기도 했고 한국인 2세 청소년 120여명을 대상으로 ‘한국 고국방문 국토 대장정’을 실시하기도 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기회는 반드시 찾아옵니다. 다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준비된 자만이 할 수 있습니다.” 박 회장이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현장에 가서 뛰면서 부딪히라는 것이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젊었을 때 자신의 힘을 시험하고 키워보라고 당부한다.

그는 오스트리아의 한국인 2세 청소년들에게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 고국방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편, 반대로 한국 청년들을 선발해 해외로 보내고 있다. 제13대 세계한상대회장을 역임한 그는 오스트리아 연방정부로부터 금성훈장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했다.

▲ 재외동포재단이 발간한 <한상 세계를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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