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우리 선조들은 왜 여진족을 싫어했을까?
[칼럼] 우리 선조들은 왜 여진족을 싫어했을까?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7.07.18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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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女眞)을 북조, 우리를 남조로 역사무대를 넓혀보면 어떨지.....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우리 선조들이 여진족을 '뗏놈'이라 부르며 멀리한 것은 혹시 중국 왕조시대의 이이제이(以夷制夷) 정책 탓이 아니었을까? 중국 동북3성을 여행하면서 이같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이승률)은 7월11일부터 15일까지 제10회 한반도 통일워크숍을 겸해 북중러 접경지역을 탐방했다.

인천에서 출발해 대련, 단동, 집안, 통화, 백두산, 연길, 용정, 훈천을 4박5일간 버스로 달렸다. 무려 2천km에 이르는 거리여서 심지어 새벽 4시에 모닝콜이 울린 날도 있었다. 이렇게 달린 2천km가 과거 여진족의 무대였고, 우리 선조인 고구려 전사들이 말을 달렸던 곳이었다.

여진족은 만주를 무대로 흥망성쇠를 거듭해온 민족이다. 고대에는 숙신(肅愼), 물길, 읍루로도 불렸고, 여진(女眞)족으로 금나라와 청나라도 세웠다. 명나라때는 제신(諸申), 주선(朱先)으로도 표기되기도 했다. 이들의 무대는 우리 선조인 고구려의 터전과 겹쳤다. 고구려는 요녕성 환인현에 첫 도읍을 두었다가 길림성 집안의 국내성으로 천도했고, 마지막에는 한반도의 평양으로 수도를 옮겼다.

여진을 일본에서는 ‘죠신’으로 읽는다. 중국에서 기록한 숙신(肅愼)이나 제신(諸申), 주선(朱先)도 여진을 일컫는 ‘jusen’의 서로 다른 음역이다. 이들은 백두산을 성산(聖山)으로 여기고 있고, 민족 탄생설화도 백두산이 무대다. 여진이 물길 혹은 말갈로 불린 때도 있었듯이 조선도 고구려 혹은 고려로 통용된 시절이 있었다는 것만 빼면, 민족 이름도 '주선'과  ‘조선’으로 별차이가 없다.

여진이 한때 일본을 침략한 적이 있었다. 일본에서는 이를 ‘도이(刀伊)의 침입(入寇)’라고 한다. 처음에 일본은 침입자들이 고려인이 아닌가 의심했다. 그래서 일본 장수가 몰래 이들의 뒤를 밟은 끝에 고려가 아니라 여진임을 확인했다고 한다. 일본 위키피디아는 이 사건을 설명하면서 ‘도이’는 ‘동이(東夷)’로, 한국에서는 ‘되’로 발음된다고 소개했다. 우리가 말하는 ‘뗏놈’의 어원인 셈이다.

금나라를 세운 금태조 아골타는 자신이 신라의 후예라고 역사서인 금사(金史)에 기록했다.청나라를 세우고 여진에서 만주로 민족명을 바꾼 만주족도 흠정 ‘만주원류고(滿洲源流考)’에서 여진과 조선이 같은 뿌리라고 적었다.

하지만 우리 선조들은 이를 선뜻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진족을 ‘뗏놈’으로 부르면서 가까이 하지 않았던 것이다. 여기에는 중국 역대왕조의 이이제이 정책으로 빚어진 소중화(小中華) 의식도 작용을 했을 것이다. 그에 더해 만주를 보는 시각의 차이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 고구려가 멸망하면서부터 만주는 회복해야 할 고토(故土)로 보는 DNA가 우리한테 자리한 게 아닐까 하는 것이다.

고려의 강동육주 개척이나 조선의 육진개척은 그런 점에서 고토를 찾아가려는 DNA의 대표적 발현인 셈이다. 남쪽의 대마도를 정벌한 뒤 쉽게 포기한 일도 이해 된다. 그 같은 사유의 DNA는 지금의 우리한테도 흐르지 않나 싶다.

차라리 시각을 바꿔보면 어떨까? 한반도와 만주를 남북조(南北朝)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그래서 우리의 역사무대를 넓혀보자고 하면 너무 지나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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