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홍콩의 추억과 미래
[칼럼] 홍콩의 추억과 미래
  • 유주열(외교칼럼니스트, 전 나고야 총영사)
  • 승인 2017.08.03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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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글로벌 슈퍼 커넥터 역할 기대

 

▲ 유주열(외교칼럼니스트, 전 나고야 총영사)

홍콩이 주권 반환(hand-over) 직후 3년간 홍콩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당시 선배들은 ‘3년 징역에 3천만원 벌금’이라면서 홍콩 근무를 걱정해 주었다. 홍콩섬에 아파트를 얻어 살면서 집과 사무실을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보면 주말이 되어도 도시 국가인 홍콩에서는 어디 마땅히 갈 곳도 없다는 것이다.

또한 홍콩은 쇼핑과 관광의 중심지이니 서울에서 찾아오는 손님은 늘고 생활비는 비싼데 씀씀이는 커지고 그래서 3년 근무기간에 빚도 상당히 진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당시 ‘홍콩은 동서양이 만나는 매력적인 도시’로 홍콩의 인기가 대단했던 것도 사실이다.

홍콩의 3년 근무를 회상해 보면 생각보다 손님이 많이 찾아오지 않았다. 직전에 베이징 근무 후 홍콩으로 부임했기 때문에 베이징에서 쓰는 중국어(보통화)를 잊지 않기 위해 그리고 비싼 홍콩 물가를 피해 주말에는 이웃 광동성 선전에 가서 식사도 하고 귀로에는 값싼 야채를 사오기도 하였다.

선전에 가면 홍콩에서는 통하지 않던 보통화도 잘 통하고 음식도 맛있어서 하루 편하게 지내다가 홍콩으로 돌아 온 기억이 있다. 그리고 중국 국내 여행을 할 경우 홍콩 공항을 이용하는 것 보다 선전 공항을 이용하면 항공료도 훨씬 저렴했다. 그래서인지 3년 근무기간 빚도 그렇게 진 것 같지는 않았다.

 

홍콩 트레일

‘3년 징역’이라고 할 정도로 갈 곳이 없다는 말도 맞지 않았다. 홍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갈 곳이 많았다. 홍콩 전체의 40% 이상이 야외공원(country park)로 이루어져 있고 주요 야외공원에는 트레일 코스가 잘 정비되어 있어 등산(하이킹) 코스로는 최적이었다. 내쇼날 지오그래픽에서도 홍콩의 트레일 코스를 세계 20대 베스트 트레일(World's Best Hikes: 20 Dream Trails)의 하나로 선정하고 있다. 세계적 미항인 홍콩은 다른 미항과 달리 산을 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드니도 미항이지만 산을 만나려면 80km 이상 내륙으로 들어가야 한다.

홍콩은 높지 않은 산과 아름다운 남중국해 그리고 파란 하늘 그 속에 수 십 층짜리 고층건물이 밀집해 있다. 이러한 홍콩의 풍경도 아파트 안에서는 잘 안 보인다. 트레일 코스를 따라 탁 트인 산을 오르면 파란 하늘 아래 멀리 바다가 보이고 그사이로 레고 장난감처럼 홍콩의 마천루가 눈에 들어오면서 홍콩에 사는 실감이 난다.

홍콩에서 3년을 근무하면서 시간이 나면 사무실 동료와 함께 각종 트레일을 답사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도 챙겼다. 트레일에서 만나는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교류도 하고 홍콩의 자연 지리 그리고 역사를 알아갔다. 동양과 서양이 만나기 전의 홍콩의 옛 모습이 그곳에 있었다. 홍콩을 공간으로서 뿐만이 아니라 시간적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베이 에리어 경제권’과 ‘슈퍼 커넥터’

지난 7월1일로 홍콩의 주권반환 20 주년인 동시에 홍콩기본법에 의한 홍콩특별행정구(SAR) 출범 20주년이 된다. 홍콩의 여성 최초 행정장관(Chief Executive)인 캐리 람(Carrie Lam) 장관의 취임을 축하하고 주권반환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홍콩을 찾았다.

지난 20년간 홍콩은 많은 발전을 가져왔다. 홍콩 반환 당시만 해도 중국의 경제는 지금처럼 대단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중국의 홍콩화를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중국경제는 매년 GDP 7~8%의 고도성장을 통하여 세계 2위의 경제로 도약하면서 오히려 외부 환경에 취약한 홍콩 경제의 버팀목이 될 수 있었다.

중국은 다시 한 번 경제 도약을 위해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과 함께 주장(珠江) 삼각주 지역 내의 경제통합을 목표로 홍콩 정부와 함께 ‘베이 에리어(Bay Area)경제권’을 추진하고 있다. 홍콩과 마카오-주하이를 연결하는 40km의 해상 교량이 건설되고 있으며 선전에서 끝난 중국 대륙의 고속철이 홍콩까지 연장되어 홍콩은 도로와 교속철로 대륙과의 연결을 앞두고 있다.

‘베이 에리어 경제권’은 홍콩 및 마카오와 중국 광동성 9개 도시를 포함 인구 6,600만 명 이상의 광대한 시장이 된다. 홍콩은 바다의 실크로드의 출발점으로 중국을 포함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글로벌 슈퍼 커넥터(super-connector)의 역할도 하게 된다.

앞으로 30년이 지나면 홍콩은 완전히 반환되어 중국의 일부가 된다. 2047년까지 홍콩과 중국은 하나의 경제로 동반성장의 길로 들어선다. 수도 베이징에서 보면 남동쪽의 상하이, 남서쪽의 홍콩을 중심으로 각각 창장(長江)과 주장을 끼고 두 마리의 거대한 용(龍)이 중국 경제를 끌고 가는 모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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