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임시정부 시절 대한적십자회가 3.1 만세운동의 생생한 모습을 담아 전세계에 한국인의 독립열망 의지를 알린 영문판 화보집 'The Korean Independence Movement'(한국독립운동)가 처음 공개됐다.
독립기념관이 제92주년 3.1절을 앞두고 24일 공개한 영문판 화보집 한국독립운동은 지난 2009년 국내외에서 펼친 범국민역사자료 기증운동에 한 재미교포가 보관하다 기증한 것으로 신국판 크기의 가로 23㎝ , 세로 15㎝에 1921년 제작됐다.
겉표지를 포함해 모두 52면으로 되어 있는 화보집은 3.1 만세운동 사진 34면과 영문독립선언서 7면, 자유를 갈망하는 한국인의 외침 1면, 일본 군국주의 만행 고발내용 1면, 상해 대한적십자회 설립취지문과 대표자 명단이 7면에 걸쳐 실려있다.
화보집에 실린 사진은 3.1운동 당시 국내에 거주하고 있던 외국인 선교사들이 직접 찍은 것들로 한국인들의 평화적인 만세시위 장면과 이를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일제의 만행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특히 온 마을이 불에 타 잿더미만 남은 제암리 마을 사진을 비롯, 일제의 만행에 가족을 잃고 넋을 놓고 있는 유족의 모습, 만세 시위 현장에서 일경의 총에 맞아 숨진 여학생의 모습, 독립만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하는 군중 모습 등은 당시의 한국인의 독립열망 의지와 일제한 잔혹한 탄압행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화보집의 일부 사진은 이미 알려진 것도 있지만 34장의 사진이 하나의 인쇄물로 3.1운동의 실상을 일목요연하게 이해 할 수 있도록 편집, 제작돼 있어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홍선표 책임연구위원은 "일제의 불법적인 식민통치의 실상과 한국인의 독립 열망을 함께 게재해 전 세계에 호소하는 선전홍보 자료로 상해 대한적십자회가 영문으로 발간한 희귀자료로 그 가치와 의미는 매우 높다"고 말했다.
상해 대한적십자회는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 내무부 총장 안창호를 비롯해 79명의 이름으로 1919년 7월 1일 발기했으며, 일제 강압으로 참상을 겪고 있는 한국인을 외면하는 일본적십자사를 전 세계에 고발하고 한국인의 독립을 호소하며 한인 동포들을 구호하기 위해 설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