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대한민국을 경제대국으로 이끈 도시입니다"
울산시는 30일 자전거로 세계를 여행하며 한국과 울산을 홍보한 김구호(28.국민은행 일산지점)씨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자전거를 타고 1년6개월 동안 28개국을 여행하며 대한민국의 산업수도이면서 생태환경도시 울산을 크게 알린 공로를 특별히 인정한 것이다.
김씨가 세계여행에 나선 것은 대학 4학년이던 지난 2008년 10월이다.
"대학에서 기회비용의 가치에 관해 공부하다 문득 청춘의 가치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전거를 타고 남미 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자아실현을 위해 시작한 여행이었다.
6개월쯤 지나 코스타리카에 도착했을 때의 일이다.
자전거 펑크 수리를 하고 있는데 주민들이 몰려와 "중국인이냐"고 물었다.
"아닙니다. 한국에서 왔습니다. 한국에서도 여러분이 잘 아는 현대자동차가 있는 울산이 고향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에서 15년∼20년 전에 만든 차를 타고 다니던 그 사람들은 "현대자동차가 엉망"이라고 얘기했다.
오기가 발동한 그는 "지금 현대자동차는 도요타 등 세계 최고의 자동차에 뒤지지 않는다. 울산은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산업수도이다. 산업뿐만 아니라 생태환경도 우수하다"고 열심히 강조했다.
이를 계기로 김씨는 해외 각국의 주민이 자신을 중국인이나 일본인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 싶어 가는 곳마다 한국인이라는 점과 울산이 고향이라는 것을 설명했다.
여행도중 과테말라에서 1달 동안 어린이에게 태권도와 수학을 가르칠 때도, 영국에서 3개월 동안 시각장애인 복지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할 때도 한국과 울산을 위한 홍보는 빠트리지 않았다.
여행을 마치고 연세대에 복학해서는 환경경제학에 관심을 두고 자전거 이용이 저탄소 녹색성장에 미치는 영향과 경제적 이익에 관해 리포터를 작성하기도 했다.
"울산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라며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김씨는 "한 때 '죽음의 강'으로 인식됐던 태화강에 연어가 올라온다는 소식을 듣고부터 산업과 환경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이날 김씨에게 준 표창패에 "자전거로 세계를 여행하면서 울산이 산업수도와 친환경 도시임을 홍보하고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정책에도 기여했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