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144] 장진호 전투
[아! 대한민국-144] 장진호 전투
  • 김정남 본지 고문
  • 승인 2017.12.09 0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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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2017년 6월28일,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콴티코의 해병대 박물관 내에 있는 장진호 전투기념비를 방문해 헌화하면서 다음과 같은 연설을 했다.

“장진호 용사들의 놀라운 투혼 덕분에 10만여 명의 피난민을 구출한 흥남철수 작전도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 2년 후 저는 메러디스 빅토리호가 내려준 거제도에서 태어났습니다. … 흥남철수 작전의 성공이 없었다면 제 삶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입니다. …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고마움을 세상 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위한” 미군의 희생과 자신의 개인사를 연결지어 행한 이 연설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국민들을 크게 감동시켰다. 문재인 대통령의 오늘을 있게 한 역사적 사건으로서의 장진호 전투란 무엇인가.

장진호 전투는 1950년 11~12월, 한국전쟁 당시 개마고원 지역의 장진호 부근에서 미해병 1사단이 12만 명 규모의 중공군에 둘러싸였다가 2주 만에 극적으로 포위망을 뚫고 나온 전투다. 이 과정에서 미해병 대원 수 천명이 사망해 미국의 전쟁사에서도 ‘가장 고전했던 전투’로 평가되고 있다. 이 전투는 중공군의 함흥지역 진입을 2주일 정도 늦추게 하여 저 유명한 흥남철수 작전의 여건을 만들어 문대통령 부모를 포함한 피난민을 남한으로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전기가 됐다.

병력 1만2천명 정도의 미해병 1사단(사단장은 올리버 스미스 소장)은 원산으로 상륙한 뒤 황초령과 부전령을 지나 개마고원에 오른 뒤 장진호를 거쳐 북한군 지휘본부가 있는 강계로 진격할 참이었다. 그러나 걸어 들어오는 먹잇감을 기다리듯 중공군은 미해병 1사단의 이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제9병단 소속 7개 사단으로, 병력은 6만~7만 명에 달했다. 병력의 비율은 1대 8 내지 10에 달할 만큼 열세였다. 지표로부터 3.5cm까지 얼어붙어 참호마저 팔 수 없는 상황에서 11월 27일, 얼어붙은 눈판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부상자가 속출했고, 사망자도 급증한 가운데 스미스 소장은 후퇴를 결정했다.

그 뒤의 여정이 이른바 ‘장진호 전투’의 장면이다. 천시(天時)와 지리(地利)는 미해병 1사단에 절대 불리했지만, 그것을 넘어서려는 사람들의 합쳐진 노력, 인화(人和)는 미해병대의 몫이었다. 그들은 참담한 후퇴상황에서도 부상 동료를 챙기고, 사망한 전우의 시신을 거두었다. 시신은 트럭에 싣고,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포신에 줄로 매달아 이동했다.

중공군이 끊어버린 다리를 다시 이어 후퇴로를 확보했다. 대형수송기로 부상자를 실어 날랐고, 주요한 장비도 챙겼으며, 무엇보다 2주 만에 중공군의 포위망을 뚫고 나온 것은 기적 같은 일이었다. 이 전투로 중공군이 당초 동부전선을 밀고 내려와 유엔군을 전면에서 압박하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 뒤에 벌어진 것이 흥남철수 작전이다. 미해병 사단과 다른 아군, 그리고 10만 명의 난민을 무사히 남쪽으로 싣고 내려온, 아직도 우리에게 깊은 감동으로 남아있는 작전이 바로 그것이다. 그때 문재인 대통령의 부모도 그 피난민의 대열 속에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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