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중국을 달리며 배우는 茶事
[해외기고] 중국을 달리며 배우는 茶事
  • 권영대 칭다오 인연의집(因緣茶商) 대표
  • 승인 2018.02.24 0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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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중국을 더 배우려 달리기 시작 했다. 중국에서 茶 장사를 시작한지도 어언 11년이 넘어간다. 이번 설 연휴에 흑차와 대홍포, 철관음생산지를 돌아보려고 마음먹고 2년 만에 그 실행을 한다.

지난해에는 갑자기 허리가 안 좋아서 포기했었다. 이제 언제까지 대륙을 달리며 광야의 신비함을 맛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나이라는 거 건강이라는 거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가 없다.

2018년 설날 떡국을 먹고 청도에서 8시 반 쯤 출발해 일조(산동성)와 연운강(강소성)을 거쳐 700여 km를 달려 합비(合肥, 안휘성 성소재지)에 오후4시경 도착했다. 가까스로 차 도매시장을 둘러보고 시내 구경을 했다. 그리고 다시 무한(武漢, 호북성 성소재지)으로 밤길을 4시간 반을 달려 저녁10시 넘어 도착 했다.

이튿날 2월17일에 무한 차 도매시장을 보고 보이차 가격이 엄청 비싸다는 것을 느꼈다. 자사호같은 다구도 고가인걸 보니 주민들의 소득수준이 좀 높아 보였다. 그리고 흑차의 고장인 안화(安化, 호북성)로 500Km 6시간을 달려 오후 4시경에 도착했다.

여기는 도로 위에 ‘천하흑차’ ‘신운안화(神韻安化)’라는 아치를 크게 설치해 놓았다. 드넓은 강이 우측으로 펼쳐져 있고 그 산악에 차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다. 특히 안화지역 중에는 백사계라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차가 더 좋아 유명하고 값도 비싸다고 한다.

여기서 차밭을 둘러보니 다른 지역의 차나무와 별 다른 것은 아니나 다만 차 생산 공정기술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유명한 차생산업체 백사계 공장(1939년 설립)과 중소업체를 둘러보았다.

백사계 흑차 생산공장 앞에서 백사계흑차도 기념으로 구입하여 차에 싣고 소중한 인연으로 삼고자 차상주인과 웨이신도 연결하고 사진도 찍었다. 그 50대 사장은 나보고 배가 안 나왔다고 칭찬을 하여 그냥 웃었다.

다음을 기약하고 해는 지도록 던져놓고 반대방향인 장사(長沙, 호남성의 성 소재지)를 향해 200여 킬로미터를 3시간 달려 밤에 도착 했다. 2월18일에는 장사의 차도매시장을 보고 바로 무이산으로 향했다.

달리는 고속도로를 바라보며 인사하는 봄소식의 대명사인 유채꽃이 너무나 화사하고 좋아서 봄이 왔는가 하는 착각에 빠질 지경이었다. 그 노오란 망울들이 지금도 눈앞에 가 득차 떠오른다.

600이상의 킬로미터를 7시간 달려 해질 무렵 오후 4시경에 무이산(武夷山)에 도착했다. 무이산풍경구 관광단지 안에 뗏목 타는 구곡계(九曲溪) 강나루와 차밭, 차 판매점이 가득 있었다. 뗏목(대나무로 만든 의자를 고정시켜 놓은 유람선이었다) 타는데 가니 예약 받은 사람도 넘쳐서 탈수가 없었다. 그래서 빈 대나무로 엮어 만든 뗏목위에 올라서서 행여 차여 올라오는 물에 발이라도 적실까봐 조마조마하며 기념사진을 남겼다.

그리고 주변의 새파란 남녘의 20도가 넘는 온화한 차밭에서 연신 포즈를 취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차상에 들려 대홍포를 마시면서 무이암차중 대홍포가 주는 발효차의 맛을 느끼면서 다향에 젖었다.

이 무이산 암(바위)곁에서 난다고 붙여진 이름이지만 지금은 찾기가 어렵고 그 양도 적을 것 같았다. 재배 밭이 야산 산등성이 까지 온천지에 가득했다. 짙푸른 차밭의 녹색 빛이 봄이 옴을 알려주는 싱그러운 대지의 신호로 와 닿아서 참 좋았다.

그리고 저녁에 복주(福州, 복건성 성소재지)로 300여 킬로를 달려 밤중에 도착했다. 2월19일에는 복주의 큰 도매시장을 두 군 데 둘러보았다. 차산지 답게 철관음, 보이차, 대홍포, 무이암차등 다양한 茶들이 가득했다.

여기서 다섯 살 쯤 아래 되는 부부(국가1등차자격증 소지자) 岩馨차상과 인연이 되어 4~5가지 종류의 보이차 차두와 산차, 대홍포차등 시음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자사호의 고장인 이싱(강소성)으로 700여 킬로미터를 달려 밤 11시경인 늦게 현지에 도착했다.

출발 후 비가 와서 애를 먹었다. 그러나 중간이후 달릴 때 비가 그쳐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2월20일에는 이싱시의 자사호 다구시장을 둘러보았다. 여기는 오늘이 재물신이 오는 날이라고 어제 밤부터 오전까지 폭죽 터지는 소리가 온천지를 진동하고 거리는 온통 화약연기로 뒤덮일 지경이었다.

여러 번 다닌 시장이지만 아직까지도 상품가격의 기복이 심하다. 차상인도 이런데 소비자들은 얼마나 힘들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쁜 하이얀 찻잔도 사고 기이한 자석달린 찻잔에 자동으로 찻물을 따르게 하는 등잔모양 자사도구도 사고 멋진 수공예품 자사호도 몇 개 골라서 샀다.

그리고 몇 번을 망설이다가 전시용인 대형 자사호도 사서 차 뒷좌석에 올렸다. 이러한 쇼핑의 기쁨을 만끽하고서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청도로 가는 귀갓길에 올랐다. 힘든 빗길로 힘들게 운전해 가다가 중간을 넘어 회안(淮安)까지 가니 비가 그쳐 좀 편하게 달릴 수 있었다.

청도에 도착하니 밤 10시다. 총 닷새간에 4,261km를 달렸다. 당초예상보다 하루 먼저 왔다. 다음날은 연휴 마지막 날이라 차가 많이 밀릴까봐 귀갓길을 재촉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고마운 도구는 핸드폰으로 네비게이션을 차량에 연결하여 안내 받아 가게 하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한국어로 안내 받아 달릴 수 있는 도구였다.

고속도로도 신설된 곳을 잘 선택하여 가게 해 주어 참으로 다행이었다.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의 나라, 넓은 중국, 풍부한 수자원과 토지들이 즐비한 게 가득한 게 국가 동력인 것 같다. 또한 내륙으로 들어가니 터널이 굉장히 많다. 긴 것은 몇 십 km씩이나 된다.

그런 공법(工法) 기술도 이제 대단한 것 같다. 간간이 달리는 고속열차가 눈앞을 스쳐가며 향수에 젖게 했다. 2월21일 오전에는 일찍 출근하여 이것저것 사온 물건들을 정리하고 가게 청소하고 가게 앞 로비 쉼터 청소 깨끗이 하고 나니 점심때가 다 되어 갔다.

이렇게 또 2018년의 설날 춘절연휴는 한 페이지를 남기고 추억 속으로 저장되어 자리하게 된다. 참으로 기쁘다.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꿈을 향한 허망함은 늘 속는 줄 알면서도 허망함이 사실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진실된 메아리로 듣고 자각하면서 오늘도 중국을 배우고 있다는 보람된 길에 서서 그냥 웃으며 즐긴다.

필자소개
인연의 집(因緣茶商) 사장
칭다오저널신문사 주필
사단법인 나눔과 보람복지회 중국지회장
사단법인 박약회(博約會) 중국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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