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익 전 남아공한인회장, “염소 사주면 학교 다닐 수 있어”
김종익 전 남아공한인회장, “염소 사주면 학교 다닐 수 있어”
  • 요하네스버그=이종환 기자
  • 승인 2018.08.3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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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위 개수식에도 참여해··· 신발 못 신는 아이 보고 눈물 나
김종익 전 남아공한인회장
김종익 전 남아공한인회장

“덜컹거리는 비포장길이었어요. 차를 나눠타고 한참을 들어가니, 갑자기 전방에서 아이들이 몰려오더라고요. 우루루 뛰어오는데, 뒤로 먼지가 훅 밀어닥쳤어요.”

말라위 개수식 현장에 도착할 때의 상황을 김종익 회장은 이렇게 묘사했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을 지낸 그는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회장 임도재)와 아프리카중동한상총연합회(회장 김점배)가 벌이고 있는 ‘평화의 샘물’ 말라위 개수식 행사에 부인과 함께 참여했다.

“말라위에서 평화의 샘물 파기 사업을 진행한 조용덕 전 말라위한인회장이 개수식 참여를 여러군데 요청했는데 못가는 분이 많았어요. 그래서 가까운 남아공에서라도 누가 가야 하겠다고 생각해서....”

김종익 회장이 말라위 방문 경위를 소개한다. 그에 따르면 말라위는 ‘리얼 아프리카’다. 면적 11만8천평방km에 인구가 1천9백만명인 말라위는 국민의 9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며, 잎담배, 땅콩, 홍차, 목화 같은 작물을 재배한다.

인구 절반이 절대빈곤층이며, 1992년과 1994년 대가뭄 이래 재정적자도 크게 늘어 세계 최빈국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신발을 신고 있는 않은 아이들이 많았어요. 정말 이럴수도 있는가 할 정도로 안타까웠어요.”

이렇게 소개하면 카톡에 올린 사진을 보여준다. 아프리카중동 총연 단체 카톡방에는 김 회장이 개수식 참여했을 때 방문한 마을 사람들과 어린이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가득 올라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몰려 나와 수백명이나 됐어요. 노래하고 춤을 추는데 우리를 끌여들어서 결국 함께 했지요. 긴 시간이었는데, 힘들기도 하지만 그들의 환대와 인정을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남아공 솔로보마을 개수식
남아공 솔로보마을 개수식

말라위에는 평화의 샘물을 다섯 개 마을에서 팠다고 한다. 그중 먼저 판 두 개의 마을을 방문해 평화의 샘물 개수식을 가졌는데, 이들 마을을 모두 방문했다.

김종익회장 부부, 김점배회장 부부, 조용덕 회장이 이 두군데를 찾아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며, 민간외교관 역할을 다했다는 것이다.

“마을을 가니 과부들이 많은데다 학교를 보내지 못하고 있더라고요. 그때 누구라 할 것없이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염소를 길러 학비를 대도록 하자고 한 것이지요. 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라고 하는 것처럼 염소를 길러 학비를 대도록 하자고, 염소를 사주기로 한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함께 돈을 털어서 26마리의 염소를 마을에 사주었다고 한다. 염소 한마리 가격이 40-50불. 안타까운 마음에 이처럼 ‘돈을 쓰는 일’을 함께 저질렀지만 “가난한 아이들의 학비조달을 위해 염소를 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김 회장은 소개한다.

김종익 회장은 지난해 탄자니아에서 열린 개수식현장에도 참여했다. 모든 비용을 자부담해서 참여하지만, 또 그런 곳을 방문하면, 추가지출이 있기 마련이다. 어려운 현지 주민들 돕자고 주머니에 있는 돈을 다 털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이번 말라위 개수식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한다.

남아공에서 기자를 만나 “지갑이 다 비었다”면서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보이는 시늉을 하는 그에게 “잘 하시는 골프라도 해서 채워보시면 어떠냐”니까, “말라위에서 뻥튀기를 나르다 허리를 삐긋해 바로 걷기도 힘들다”고 우는 소리를 했다. 말라위 방문때 뭣을 잘못 들었는지 담이 걸렸다는 것이다.

남아공에서 자동차 부품 유통업을 경영하는 김 회장은 월드옥타 요하네스버그지회장과 남아공한인회장을 역임하고,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말라위 개수식에 참석한 아이들
말라위 개수식에 참석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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