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통 서남아협의회, '통일기원 등반대회' 열어
평통 서남아협의회, '통일기원 등반대회' 열어
  • 콜롬보=이종환 기자
  • 승인 2018.12.07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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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의 마추픽추'로 통하는 '시기리야' 찾아...담불라의 황금사원과 캔디의 불치사도 방문
시기리야에서
시기리야에서

시기리야는 ‘스리랑카의 마추픽추’로 통하는 곳이다. 사면이 깎아지른 절벽인 바위산 정상에 궁전을 지어서 요새로 사용한 곳이다. 민주평통 서남아협의회(협의회장 엄경호)가 이곳을 찾아 ‘통일기원 등반대회’를 개최한 것은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초청 통일강연회 개최 이튿날인 12월1일이었다.

시기리야는 콜롬보에서 동북방향을 따라 버스로 5시간을 가는 거리에 있었다. 아침 8시 콜롬보호텔을 출발한 민주평통 서남아협의회 일행은 엄경호 협의회장의 안내로 먼저 콜롬보항과 대통령궁, 콜롬보의 동대문시장 같은 주요지역을 차창 밖으로 견학했다.

콜롬보 해변에는 바다를 매립한 지역에 신도시 건설공사가 한창이었다. 중국이 투자해서 건설하는 이 신도시의 공사현장 펜스에는 새로 들어서는 신도시 모습이 조감도로 그려져 있었다.

‘인도양의 진주’로 불리는 스리랑카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관문이자 물류 거점이다.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재건이라는 명분아래 ‘일대일로’ 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은 유럽으로 가는 길목의 나라들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스리랑카에도 엄청난 투자를 했다.

스리랑카 남쪽의 항구를 99년간 사용하는 권한을 받는가 하면, 콜롬보의 컨테이너항만도 운용하고 있고, 나아가 신도시 투자까지 나선 것이다. 이때문에 스리랑카 안에서는 ‘과잉중국화’에 대한 우려로, 시위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버스는 일시 고속도로를 타는가 했더니 다시 일반도로를 달렸다. 차창 옆으로는 야자나무 숲들과 벼가 자라는 논들이 이어졌다. 벼들이 어른 손 한뼘 크기로 자라는 논에는 백로들이 검은색 물소들 사이에 끼어서 한가로운 전원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두시간을 달린 후 잠시 내려서 ‘밀크티’를 한잔씩 하고는 다시 목적지로 향했다. 한국은 겨울 초입이었지만, 스리랑카는 낮온도가 영상 30도를 오르내리는 한여름 날씨였다.

다시 두시간을 달려 도착한 호텔에서 일행은 잘차려진 뷔페로 점심을 들었다. 스리랑카 대통령궁도 설계한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호텔이라고 했다. 호텔 앞으로는 커다란 호수도 펼쳐져 있어서, “며칠 쉬면서 힐링하기에 좋은 곳”이라는 얘기들이 사람들 입에서 저절로 나왔다.

호텔에서는 이날 등반대회의 목적지인 시기리야도 보였다. 시기리야는 007영화에서 제임스 본드가 쓰는 모자처럼 각진 모양이었다.

식사후에 다시 버스에 올라, 호수를 끼고 한시간 가량 달리자 시기리야에 도착했다. 버스로 한시간 달릴 거리가 아니었으나, 야생코끼리들이 출몰하는 지역이어서 차가 속도를 높일 수 없다고 엄경호 회장이 마이크를 잡고 소개를 했다. 차가 달리다가 코끼리와 부딪치면 대형사고로 이어진다는 설명이었다.

시기리야는 1천6백년 전인 AD 5세기에 건설된 고대도시다. 당시 평민출신 어머니한테서 태어난 큰 왕자가 왕족 출신의 어머니를 가진 동생을 시기한 나머지, 아버지를 살해하고 서둘러 왕위에 올랐다.

그는 도망간 동생이 군사를 끌고 올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시기리야로 천도해 바위산 꼭대기에 궁궐을 짓고, 요새로 삼았다. 하지만 결국 군대를 이끌고 온 동생한테 포위된 나머지 스스로 목을 찔러 자결했다는 애사가 전해오는 곳이다. 그릇된 욕망은 스스로를 해칠 뿐이라는 교훈이 새겨진 곳이라고 할까.

산 아래 조성된 정원을 가로질러 산정상을 향해 갈 때 가이드가 원숭이를 조심하라고 우리 일행에게 경고를 줬다. 카메라나 음식을 갑자기 낚아채 간다는 것이다.

도중에 원숭이들이 여럿 보여서 주변을 맴돌았으나 다행히 왕복하는 길에 원숭이한테 ‘강도’ 당한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원숭이를 괜히 ‘강도’로 모는 것도 ‘정치적으로 바르지 않은’ (politically uncorrect)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위산꼭대기로 오르는 길은 나사처럼 돌면서 올라야 했다. 빙글빙글 도는 철제 계단을 따라 수십길 아래의 허공을 내려다 보면서 올라야 하는 길이었다.

철제 난간으로 돼 있지만, 1천6백년전에 무엇으로 건축재료들을 올려 산꼭대기에 대형 궁궐을 만들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이때문에 이곳은 세계 8대 불가사의에 속한다고 한다.

방글라데시 윤희 지회장은 ‘고소공포증이 있다’며 발을 빼려 했고, 인도 첸나이에서 온 심상만 상임위원은 ‘건강상 중간까지만 올라가겠다’고 했으나, 모두들 꼭대기까지 무난히 올랐다.

개(Dog)들까지 난간을 겁내지 않고 무리 지어 씩씩하게 올라가는 모습에 용기를 냈을지도 모를 일이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무릅쓰고 위로 올라, 정상에 도착했을 때의 느낌을 어떻게 형용하면 좋을까? 햇빛은 따갑고 바람은 상쾌했다. 땀에 젖은 목덜미와 얼굴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정상에 오른 느낌을 실감시켰다.

탁 트인 사방으로는 스리랑카의 열대 원시림과 호수들이 보였다. 원시림은 멀리 지평선까지 조망됐다. 우리가 점심을 든 호텔도 큼지막한 호수를 배경으로 성냥갑 만하게 보였다.

일행은 정상에서 준비해온 플래카드를 펴고 통일을 기원하며, 기념촬영을 했다. 정상에는 1천6백년의 세월이 유적으로 남아 있었다. 특히 왕이 사용했다는 수영장은 지금도 푸른 물을 가득 담고 있어 언제든 뛰어들어 수영을 즐겨도 될 정도였다.

일행은 시기리야 왕에 얽힌 슬픈 역사를 반추하며, 폐허로 변한 궁궐터를 둘러본 뒤 하산길에 올랐다. 하산길 역시 난간 아래로 까마득한 바닥이 보여 다리가 후들거리기도 했으나, 곧 상행선과 달리 돌길을 타고 내려가도록 돼 있어서 두려움이 덜했다.

시기리야를 둘러보고는 담불라에 들러 황금사원을 참관했다. 시기리야 인근에 있는 담불라의 황금사원은 스리랑카 최대의 석굴사원이다. 경주 석굴암처럼 큰 굴속에 대형 와불과 크고 작은 규모의 좌불이 무려 157개나 있어서 사람들을 감탄하게 만드는 곳이다.

일행은 이곳을 참관하고는 내려가 대형 황금불상이 있는 입구 건물 앞에서 삼삼오오 사진을 찍었다. 이날 숙소는 스리랑카 2대 도시인 캔디였다.

이튿날은 캔디 시내를 참관했다. 캔디는 산중에 있는 호수를 끼고 발전한 해발 465m의 고산도시다. 부처님의 치아를 모시고 있다는 불치사 절이 유명하며, 영국 식민지시대 만들어진 식물원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엄경호 회장은 “캔디는 제2의 고향”이라면서 “1985년 이곳 캔디에 파견돼 유엔식량기구(FAO)에서 일하면서 스리랑카 생활을 시작했다”고 자신이 경험을 소개했다. 김포공항에서 식물검역원으로 근무한 그는 UN직원으로 스리랑카에 파견돼 3년을 근무하고는 다시 아프가니스탄으로 발령이 나자, 사직서를 내고 스리랑카에 남았다고 했다.

이날 엄회장이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을 했다는 식물원을 돌아본 뒤, 이어 불치사를 참관했다. 불치사는 휴일이어서인지 사람들로 붐볐다. 특히 입구는 한때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움직이지 못할 정도였다. 남녀노소가 꽃들을 들고 부처님한테 올리는 것이 불교국가다운 모습으로 비쳤다.

불치사 참관을 끝으로 일행은 콜롬보로 향해 1박2일에 걸친 ‘통일기원 등반대회’를 마쳤다.

불치사 앞에서
불치사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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