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신 새고려신문 사장 “올해 창간 70주년을 맞았어요”
배순신 새고려신문 사장 “올해 창간 70주년을 맞았어요”
  • 유즈노사할린스크=이종환 기자
  • 승인 2019.02.2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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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의 유일한 우리말 신문… 사할린 한인역사와 맥을 같이 해
배순신 새고려신문 사장
배순신 새고려신문 사장

“새고려신문이 올해 창간 70주년을 맞았습니다. 사할린은 물론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유일한 우리말 신문입니다.”

사할린 주도 유즈노사할린스크에 있는 새고려신문사를 찾았을 때 배순신 사장은 이렇게 소개를 했다. 올해 6월1일이 신문사 창간 70주년이 되는 날이라고 했다. 신문사는 사할린주 의회(두마)가 있는 건물 한쪽을 사용하고 있었다.

“오늘 의회에서 쿠릴열도 주민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있어서, 막 다녀왔어요. 일본이 북방영토라고 주장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일본으로 귀속되고 싶으냐는 설문조사를 한 겁니다. 주민 3분의 2한테 설문조사를 했는데, 98%가 일본 귀속에 반대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배 사장은 “새고려신문이 사할린 동포사회 소식도 게재하지만, 현지 주요 뉴스들도 소개한다”면서, 최근호 신문을 펼쳐 보였다. 타블로이드판형인 이 신문은 주간으로 매주 8면을 발행된다고 했다. 이중 5개면은 우리말로 된 뉴스이고, 3개면은 러시아어로 작성돼 있었다.

“사할린 주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습니다. 주정부 뉴스를 러시아어판으로 게재하고 재정지원을 받아, 신문 운영에 보탭니다.”

이렇게 소개하는 배 사장은 “하지만 연 초가 가장 어렵다. 3월이 지나야 지원금이 책정돼 교부된다”고 덧붙였다. 인쇄신문을 운영하기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인쇄비가 많이 밀려 있다. 하지만, 오래 거래한 인쇄소여서 재촉을 심하게 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새고려신문은 1949년 하바로프스크에서 당 기관지로 창간됐다고 한다. 창간 당시의 제호는 ‘조선노동자’였다. 당시만 해도 사할린은 하바로프스크와 주가 분리되지 않았을 때였고, 하바로프스크에는 북한에서 파견된 노무자들이 많았다. 이 북한 노무자들과 사할린한인이 주된 독자였다.

창간 이듬해인 1950년 9월 신문사가 사할린 당 기관지로 바뀌면서, 발행처도 유즈노사할린스크로 이전했다. 1961년에는 신문 제호가‘레닌의 길’로 바뀌었고, 1991년부터는 ‘새고려신문’으로 다시 바뀌었다.

“1964년 사할린에 있던 조선중학교가 마지막으로 폐교됐습니다. 북한에서 사할린 등 극동지역에 파견됐던 학교 선생들도 모두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신문사도 일시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당의 방침이었습니다. 당시 신문사가 문을 닫으면서 창간호부터 발행해온 신문 보관본도 모두 불태웠다고 합니다.”

새고려신문의 70년사는 이처럼 러시아 극동지역 한인사회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하고 있었다. 배순신 사장이 신문사에 입사한 것은 1983년이었다. 블라디보스톡의 극동대학 기자학부에 ‘통신과 학생’으로 등록하면서 신문사에 입사해 사무직으로 일을 시작했다. ‘통신과’란 방송통신대와 같은 형식으로, 라디오를 통해 강의를 듣고 대학과정을 마치는 것을 말한다. 기자학부는 당시 6년과정이었다고 한다.

“사무도 보고, 타자도 치고, 신문도 배달했습니다. 신문은 활자로 인쇄할 때였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어로 해야 하는 취재에도 투입되면서 기사를 쓰는 훈련도 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한때는 신문사 대우가 좋았지만, 그는 그런 대우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정부가 직장을 배치하는 시대에, 신문사는 그나마 힘 있는 직장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배 사장이 사장직을 맡아 신문사를 이끌게 된 것은 2006년부터였다. 신문사는 지금도 사장을 투표 방식으로 선출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문사 창간 70년을 기념해 오는 6월 문예콩쿠르를 개최합니다. 글짓기와 체험수기를 공모합니다. 주제는 제한이 없으나 한국어나 한국문화, 전통풍습, 사할린한인 역사 등을 주로 응모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는 “우리말로 된 새고려신문이 있어서 사할린한인들이 우리말을 잊지 않고 있다”면서 이메일(skr@dakhalin.ru, vika131065@mail.ru)로 5월 중순까지 보내오면 된다고 말했다. 물론 응모 대상은 사할린과 연해주 등 러시아극동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로 제한된다.

대화를 하면서 최근호 신문을 펼쳐 신문사 수입이 되는 광고면을 훑어보니 러시아어로 된 작은 광고 2개 말고는, 한국어로 된 광고 한 개가 실려 있었다. 한국어 광고 문구는 이랬다.

“한국 인천에 거주하시는 구길순 님께 보내는 축하문. 사랑하는 우리 큰어머니!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 드리며, 건강과 번영, 평화와 부유함, 행운과 평안, 큰 복을 기원합니다… 2019년 2월20일에는 큰 어머님 마음에 노래가 흐르고 행복한 그림을 그리시는 날이 되세요. 사랑합니다. 김씨 가족의 작은 집 드림”

*새고려신문 후원계좌: 농협중앙회 계좌번호 190-01-021311(예금주 BYA VIKTORIYA, 배 윅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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