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서울 남산 안중근기념관을 찾아··· “나라가 위급하면 목숨을 던져라”
[탐방] 서울 남산 안중근기념관을 찾아··· “나라가 위급하면 목숨을 던져라”
  • 김창도 기자
  • 승인 2019.04.09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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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의 안중근 기념관공원에 돌비석이 눈에 띈다.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

눈앞의 이익을 보거든 대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거든 목숨을 던져라. 안중근 의사가 옥중에서 사형을 당하기 직전에 써 놓았다는 글귀로 논어(論語) 헌문편에 나오는 말이다.

휴일을 맞아 민주평통 자문위원들과 함께 서울 남산에 있는 안중근기념관을 찾았다. 남산은 언제 봐도 편안하고 정겹다. 개나리, 진달래와 목련 등 봄꽃이 예쁘게 피어나는 주변 경관이 아름다운 곳에 기념관이 자리 잡고 있었다. 기념관은 1970년 최초 개관했다. 2010년 10월26일 의거 101주년에 맞추어 남산 중턱에 동상도 세우고 건물도 새로 건립했다.

기념관 내부로 들어서자 3개의 상설전시실에 안중근 의사의 일생이 소개돼 있었다. 안 의사의 의거 과정을 자료와 사진으로 상세히 설명해 놓았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안 의사의 하얼빈 의거 장면과 뤼순 법정에서의 재판과정을 묘사한 밀랍인형들이었다. 마치 살아있는 장면처럼 생생하게 재연돼 있었다.

뤼순감옥을 재연한 전시실에는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 탄생과정도 상세히 소개돼 있었다. ‘구국의 대의를 이어간 가문’이라는 제목과 함께 안 의사의 가계도도 전시돼 있었다. 가계도 안의 인물들 가운데 총 15명이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전시실에는 안 의사의 옥중 유서와 육필원고, 휘호, 안 의사 가족들이 받은 훈장이 전시돼 있었다. 안 의사가 옥중에서 마지막으로 쓴 글은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고 한다.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는 면회를 간 안중근의 동생들한테 안중근이 목숨을 구걸하지 말고 떳떳하게 죽도록 당부했다고 한다.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인 셈이다.

‘하얼빈역 찻집에서 걸려온 전화’라는 모형도 전시돼 있었다.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하얼빈역 찻집. 안중근 의사의 현재심경과 각오를 들어 보세요”라는 글을 보고 전화기를 들어보니 남자의 목소리가 녹음돼 있었다.

전시실 벽 내부에는 1894년 청일전쟁에서부터 1897년 대한제국 성립, 1904년 러일전쟁과 일본의 침략, 1905년 일제의 을사늑약 등 시대별로 상세히 설명돼 있었다.

100년 전 당시 세계는 제국주의 시대였다. 강한 나라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약한 나라를 식민지로 삼는 일이 만연하던 시기였다. ‘약육강식’의 논리가 당연시되던 시절이었다. 당시 당파싸움과 탁상공론에 침몰된 조선은 세계사적 조류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일본의 야욕 앞에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았다. 힘없고 허약한 나라의 백성이었지만, 안중근은 분연히 일어나 대의를 실천했다.

안중근 의사는 옥중에서 <동양평화론>을 집필했다. 그 요지는 뤼순항의 개방, 한중일 3개국 평화회의 구성, 한중일 3국이 공동출자한 공동은행의 설립, 공동군대의 설립과 교육, 상공업의 발전, 로마교황으로부터 3국의 독립을 보장받는 방법 등이다. <동양평화론>은 미완성 내용이지만 20세기 초 당시의 세계적인 흐름에 맞추어 아시아 평화에 대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韓中日이 각기 독립을 견지하고 서로 협력하여 서구 제국주의의 침략에 공동 대처하자는 내용이 핵심이다. 오늘날 한국을 둘러싸고 실타래처럼 얽힌 국제정세에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뜻과 희생을 기린 기념관에서 청춘을 바쳐 살신성인(殺身成仁)한 열혈정신의 소중함을 느끼며 남산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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