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보다 러시아 연해주에 임시정부 먼저 생겼다는 점 주목해야”
“상해보다 러시아 연해주에 임시정부 먼저 생겼다는 점 주목해야”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04.1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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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1일 러시아 모스크바서 ‘대한민국 임정 수립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상해임시정부보다도 한 달 먼저 연해주에 임시정부가 형성됐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인 4월11일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고등경제대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알렉산드르 보론쵸프 러시아과학아카데미 동방학연구소 한국-몽골과장이 이같이 역설했다.

3.1운동·임시정부100주년모스크바기념사업회(회장 김원일)가 주관하고, 러시아독립유공자협회(회장 최 발렌틴), 러시아과학아카데미 동방학연구소, 러시아고등경제대 동양학부, 전(全)러시아고려인연합회 모스크바지역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이날 학술회의에는 알렉산드르 보론쵸프 과장 외에도 김영웅 러시아과학아카데미 극동연구소 선임연구원(전소련 연방의회 의원), 김 나탈리아 러시아고등경제대 한국학과장 등 러시아를 대표하는 한국학 연구자들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현지 한인언론 모스크바프레스에 따르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이날 학술회의에서 패널들은 “3.1운동과 임시정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3.1운동과 임시정부는 윌슨의 민족자결주의뿐만 아니라, 러시아 사회주의혁명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행사가 진행된 곳은 러시아고등경제대. 러시아의 명문대 중 하나이자, 특히 한국학과가 유명한 대학으로, 알렉산드르 보론쵸프 과장은 이번 학술회의에서 “1919년 당시 연해주에서는 러시아와 한국민 사이에 강한 반일본제국주의 투쟁연대가 있었다”면서 “상해임시정부보다도 한 달 먼저 연해주에 임시정부가 형성됐다는 역사적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웅 선임연구원은 “신생 소비에트정부는 임시정부와의 반일공동투쟁에 매우 큰 관심이 있었고 이것이 소비에트정부의 임시정부에 대한 막대한 지원금 지원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소비에트정부가 임시정부 파견자(한형권)를 처음에는 대한민국의 대사로까지 표기하고 대접했을 정도로 임시정부에 대한 관심이 컸지만, 안타깝게도 내분이 있어 임시정부에 대한 지원이 중단되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나탈리아 러시아고등경제대 한국학과장은 “100년 전 당시 한국어에 대한 러시아어 표기법이 통일돼 있지 않았다. 같은 독립운동가를 각기 다른 방법으로 표기했으며, 가명을 쓰는 독립 운동가들도 많아 정확한 역사적 행적을 규명하기가 쉽지 않다”고 근현대독립운동사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로서의 어려움을 전했다.

모스크바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김원일 박사는 ‘대한민국과 임시정부의 법통’이란 주제의 발표를 했다. 그는 “임시정부가 표방하고 지향한 민주주의와 공화국이란 두 이념은 한국이 해방 후 정치발전을 이루는 데 주춧돌과 나침반이 됐다. 해방 후 한국의 정치경제 발전은 임시정부의 지향점을 구현해 나가는 과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학술회의에는 주러시아한국대사관 이진현 정무공사, 최재형 선생의 손자인 최발렌틴 러시아독립유공자후손협회장, 김 에두아르트 전러시아고려인연합회 모스크바지역위원회장 등 현지 인사들도 참석했다.

1부 학술회의 후에는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함께’라는 제목의 공연이 진행됐다. 발레리 수히닌 전 북한주재러시아대사의 기념사로 시작된 행사에서는 러시아명문 그네신 음대 박사인 소프라노 임안나씨의 무대가 마련됐다.

행사를 주관한 3.1운동·임시정부100주년모스크바기념사업회 김원일 회장은 “일제강점기 한국독립운동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던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학술회의가 개최되어 뜻깊다. 한러관계의 역사성을 밝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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