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칼럼] 재한동포문인협회와 재한조선족 문학의 성취-4
[대림칼럼] 재한동포문인협회와 재한조선족 문학의 성취-4
  • 이동렬<소설가, 동북아신문 대표>
  • 승인 2019.09.3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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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9일 구로구청 대강당에서 ‘제1회 한중시문학포럼’과 ‘동포문학 안민상’ ‘아시아시인상’, ‘아시아시번역상’ 등 시상식이 개최됐다.
2016년 7월 9일 구로구청 대강당에서 ‘제1회 한중시문학포럼’과 ‘동포문학 안민상’ ‘아시아시인상’, ‘아시아시번역상’ 등 시상식이 개최됐다.

재한동포문인협회는 초창기부터 문학의 꿈을 갖는 작가 양성을 목표로 해왔다. 7년간 이들은 빠르게 성장을 했다. 최근에는 해마다 한국문단에 7~8명씩 등단을 하고 있고 연변작가협회를 비롯해 한국문인협회에 가입을 하는 회원들이 부쩍 느는 추세다.

2018년에 우리 협회에서 한국문단에 등단한 작가가 9명이고 연변작가협회에 가입한 작가가 3명이며, 또 회원들이 국내외 여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적지 않은 회원들이 바쁜 일상에도 한국방송통신대 국어국문과나 문예창작과에 입학해서 공부를 하거나 수필, 시, 소설 강좌를 수강하면서 자질 제고에 힘쓰고 있다.

따라서 우리 협회의 힘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의 몇 사람한테서 오는 것이 아니고 군계(群鷄)가 일학(一鶴)이 되는 힘에서 오고 있다. 물론, 이제는 이런 일학(一鶴)들을 많이 자생하도록 협회가 적극 도와 나서야 한다.

‘동포문학’ 1~8호까지 보면, 매번 작품을 내고 있는 작가들이 100여명이 넘는다. 그중 일부 한국문인 외에도, 미국이나 일본 등지의 조선족 작가들도 있으며, 한국에서 석‧박사 공부를 끝내고 중국에서 사업하고 있는 조선족 작가들도 있다. 또 적지 않은 한국문인들이 우리 조선족문학단체에 합류하여 함께 활동하고 있고, ‘동포문학’에 글을 발표하면서 문학교류를 한다. 심지어 중국 현지 한족 작가들도 작품을 보내오고 있다. 이렇게 한국문단과 한국과 교류를 희망하는 중국 문단이 중시하고 있다. 이는 동포문학이 해외 저변을 확대해서 디아스포라 조선족문학의 한 축을 만들어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서울시 서남권글로벌센터(센터장 김동훈)와 재한동포문인협회는 지난 9월7일부터 10일 까지  제5회 '한중국제문화예술교류대전'을 개최했다.
서울시 서남권글로벌센터(센터장 김동훈)와 재한동포문인협회는 지난 9월7일부터 10일 까지 제5회 '한중국제문화예술교류대전'을 개최했다.

이렇게 '동포문학'은 소외된 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희로애락을 담아서 주류 문학의 저변에서 힘찬 북소리를 울리고 있다. 우상렬 교수는 ‘재한조선족 시의 재한성’이란 제하의 논문 머리글에서 ‘조선족은 시공간적 실존성 속에서 새로운 문학영역을 개척해왔다…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조선족이 한국에서 새로운 디아스포라로서 느끼게 되는 희로애락의 감정 표현이 되겠다’라고 썼다. 우리는, ‘조선족이 한국에 가서 타의에 의한 새로운 타자로서 디아스포라가 된 것(우상렬)’, 그리고 그런 경계를 넘어서 ‘내국인들과 민족적 동질성을 회복하고 인간적인 유대감을 추구(우상렬)’하며 인생의 행복과 자유를 찾아 매진하는, 디아스포라의 아픔을 승화시켜 새로운 타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내야 할 것이다.

동포문학 2호는 부제를 ‘집 떠난 사람들’로, 3호는 ‘뿌리 바다로 흐르다’로 달아 디아스포라 문학의 주제를 도드라지게 보여주고자 했다. 말 그대로 한국에 이주한 조선족들은 고향을 떠나온, ‘집 떠나 온 사람들’이다. 집을 떠나왔기에 그들의 의식에는 항상 안주와 회귀의 방황과 갈등이 있게 되며, 마음속에는 풀지 못할 한과 그리움이 응결되어 있다. ‘집 떠난 사람들’은 고향에 안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느낄 수 없는 세계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디아스포라의 삶을 문학에 담아내야 하고 우리만의 문학영역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2017년 8월, 영화 ‘청년경찰’이 상영되면서 재한조선족사회가 ‘폭팔’ 한 적이 있다. 대림동을 범죄의 소굴로, 중국동포들을 난자 강제 척출 범죄자로 묘사한 것이다. ‘청년경찰’을 본 관람객들은 중국 조선족을 평소 범죄와 연계된 아주 무서운 존재로 여기고 비난하고 기피했었다. 이에 재한조선족단체들은 뭉쳐서 즉각 ‘청년경찰’ 상영중단을 촉구하며 법률 소송까지 냈다. 이때 많은 조선족들은 ‘우리도 각본을 쓰고 영화를 찍자’라고 외쳤다. 한편의 영화가 얼마나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는가 보여주는 실례이다.

소수자가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게 되면 반드시 내국인 다수자의 공격의 타깃이 되는 것은 어쩜 생활의 법칙인지 모른다. 그런데 소수자가 다수자와 믿음을 갖고 소통을 하고 정을 쌓으며 손잡고 나가자면 영혼의 교감이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데서 바로 문학의 힘이 생기는 것이다.

재한조선족 문학은 우선 이런 편견에 맞서 재한조선족의 바른 정신과 희생, 정착과정에서 겪는 애환의 스토리로 다수자들의 심금을 흔들어줘야 한다. 그러자면 보다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신디아스포라문학’이 되어야 한다. 즉 ‘디아스포라 문학’이라고 무조건 외롭고, 고독하고, 처절한 인생만을 그려야 하는 것이 아니고, 그런 것들을 스스로 이겨내며 보람찬 삶을 개척해 나가면서, 그 속에서 고통과 동시에 삶의 희열을 느끼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앞을 향해 나가는, 능동적인 모습을 그려야 할 것이다.

그래서, 재한조선족 디아스포라 문학의 내용 구조적 특성은 ‘단일적이고 평면적인 스토리 엮기 거부, 굴곡적인 구조 속에서 치열한 의식의 전환 과정에서의 감동 만들기, 서술 면에서 한국의 현대적 기법과 중국의 전통적인 기법의 이중성 적절히 기용하기, 그래서 치밀한 기법으로 쌓아 올린 정교한 탑 만들기’, 이런 것이어야 할 것이다.

재한조선족 작가들의 삶의 반경은 ‘중국, 한국, 조선, 일본, 미국’ 등이고, 정치 환경은 ‘남북대립, 한·중·미·일간의 끊임없는 대립과 협력’이며, 생활 의식의 반경은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사회와, 사회주의 사회’이다. 그 외에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한국이란 특수한 나라의 문화, 종교, 풍속, 습성 등과, 사물에 대한 인식, 의식 등의 차이에서 생기는 새로운 시각 및 관념 등은 작품 구성에서 중국 조선족문학의 새로운 지평선을 열어갈 수 있는 토대와 기반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재한조선족 문학의 사회적 의미는 바로 ‘사회 참여 의식속의 문학되기, 사회 구조 배경 속에서의 문학되기, 이중정체성 확립 속에서의 문학되기, 고국과 고향 유대관계속의 문학되기,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체재서 형성되는 이질적인 이념을 극복하는 과정속의 문학되기, 또 바로 그런 속에서 개개인의 ‘신디아스포라’ 삶을 보여주는 문학되기…’ 등으로 귀납할 수가 있다. 이 또한 재한조선족 문학의 존재의 이유이고,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며, 새롭게 존재해 나가야할 이유이다.

재한조선족 문인들의 어깨에 지워진 사명은 무겁다. 그런데 우리는 이제 겨우 기초를 쌓아 놓고 재한조선족 문학이란 울타리를 조금 쳐 놓았을 뿐이다. 성곽을 쌓고 고층건물을 올리는 작업은 아직도 좀 더 긴 시간과 개개인들의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도 우리는, 우리가 바라는 재한조선족 문학의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최근 재한조선족 문학 재건에 힘을 실어준 연변대학교 우상렬 교수와 연변작가협회 정봉숙 상무부주석을 비롯한 학계, 문학계, 언론계 등 지도들의 도움에 감사를 드린다.

필자소개
중국 서란시 출생. 소설가, 언론인. 동북아신문 사장/대표, 재한동포문인협회 초대회장/現대표. 중국 작가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월간잡지 中國新聞 차이나위크(한국어판) 편집주간, 도서출판 바닷바람 발행인. 장편소설집 ‘고요한도시’, ‘낙화유수’ 중단편소설집 ‘눈꽃서정’, ‘토양대’ 등 4부. 연변조선족자치주문학상 등 10여 차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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