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18일 미국 버지니아 타이슨스코너에 있는 한식당 우래옥에서 열린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워싱턴동포와의 대화’에서 소동이 벌어졌다.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회장 이재수)와 통일교육원 워싱턴협의회(회장 이승배)가 공동 주최한 이 행사에서 한국에서 온 박상학 북한자유연대 대표가 김연철 장관에게 “나도 탈북 이후 3개월 동안 국정원에서 조사를 받았고, 100명 이상이 희생된 대한항공 폭파범 김현희도 그렇게 되지 않았는데 왜 최근에 탈북한 북한 청년 선원 2명을 5일 만에 강제송환했는가”라는 질문을 하다가 주최 측 일부에 의해 제지되자 ‘탈북청년 강제 북송시킨 살인마’라는 피켓을 꺼내 들고 항의했다.
‘남북관계 추진 방향과 주요쟁점’이란 제목의 강연을 한 김 장관이 플로어로부터 질문을 받는 과정에서 생긴 소동이었다. 박 대표는 한국에서 뉴욕으로 갔다가 다시 워싱턴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약 5분 동안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 회의장에서 쫓겨났고, 입구 쪽에서 주최 측으로 보이는 관계자들과 몸싸움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욕설과 삿대질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이날 동포와의 대화에는 이재수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장, 이승배 통일교육위원 워싱턴협의회장, 주미한국대사관 김득환 총영사를 비롯해 100여명이 참석했다.
질의응답에서 송재성 전 워싱턴사격협회장 겸 미주대한체육회 부회장도 “한국 정부가 지난 7일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탈북 선원 두 명을 송환한 결정은 민주주의의 핵심인 인권과 법치주의에 따른 것이 아니다”며 강제북송의 최종 결정권자가 누구인지를 따져 물었다. 고대현 동중부한인회연합회 이사장 겸 전 호남향우회장은 ‘지소미아’와 ‘주한미군 주둔비’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물었다.
이 같은 질문에 대해 김 장관은 “동포사회가 한국의 축소판처럼 느껴진다”며, “북한 선원 북송에 관련해서는 이미 여러 언론에서 나온 자료를 참조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며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에 앞선 강연에서 김 장관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실무협상, 금강산 개발과 개성공단 문제, 동·하계 올림픽과 한반도 평화, 그리고 비무장지대 평화공원 조성 등 우리 정부의 통일정책에 관해 설명했다.